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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버투어리즘, 문제점으로는 ‘소음공해’와 ‘지역주민들의 삶의 질 저하’ 꼽혀

기사입력 : 2018년 09월 14일 18시 13분
ACROFAN=권용만 | yongman.kwon@acrofan.com SNS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9세~5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오버투어리즘’과 ‘젠트리피케이션’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여행지와 관광지, 핫플레이스 등 사람들이 많이 찾는 장소들은 필연적으로 ‘지역경제 활성화’와 ‘지역의 획일화’ 및 ‘지역주민의 삶의 질 저하’라는 딜레마에 빠지게 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먼저 인기 여행지의 경우 사람들의 발길이 많아지게 되면서, 관광객이 도시를 점령하고 주민들의 삶을 침범하는 ‘오버투어리즘’ 현상이 발생하기 마련이데, 최근 ‘여행의 대중화’ 분위기 속에 오버투어리즘 현상이 사회문제로 부각되는 모습이 뚜렷해지는 것으로 보여졌다.

먼저 오버투어리즘 문제가 자주 부각된다고 생각하는 지역으로는 ‘북촌 한옥마을’(58.7%, 중복응답)을 단연 가장 많이 꼽았다. 이와 함께 전주 한옥마을(33.8%)과 제주도(31.4%), 서촌 한옥마을(27.9%), 경리단길(21%), 이화벽화마을(18.1%), 부산 감천문화마을(17.2%), 인사동(17%) 등도 오버투어리즘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지역으로 많이 인식되고 있었다.

이들 지역 중에서 문제 해결이 시급한 지역으로도 북촌 한옥마을(58.3%, 중복응답)을 가장 많이 꼽았으며, 제주도(24.4%)와 전주 한옥마을(24.2%), 서촌 한옥마을(20.5%), 경리단길(11.2%) 역시 문제 해결이 시급하다는 평가를 많이 받고 있었다.

오버투어리즘으로 야기되는 문제점으로는 관광객으로 인한 소음 공해(45.4%, 중복응답)와 지역주민들의 ‘삶의 질’ 저하(43.7%)를 꼽는 사람들이 가장 많았다. 이와 함께 관광객들의 주거지 무단 침입(35.7%)이 문제라는 시각도 상당한 수준으로, 너무 많은 숫자의 관광객들 때문에 지역주민들의 삶이 침범을 당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데 대부분이 공감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또한 관광지/공공장소에서의 쓰레기 무단 투기(29.3%)와 지나치게 많은 관광객으로 인한 ‘관광의 질’ 저하(23.6%), 교통혼잡(22.9%)도 오버투어리즘으로 인해 초래되는 문제점으로 많이 꼽혔다.

오버투어리즘과 관련한 다양한 인식을 살펴본 결과, ‘시민의식’의 부재에서 오버투어리즘의 원인을 찾는 시각이 강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전체 응답자의 76.3%가 오버투어리즘의 가장 큰 원인은 낮은 시민의식 때문이라는데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성별(남성 74%, 여성 78.6%)과 연령(20대 75.6%, 30대 77.2%, 40대 76.8%, 50대 75.6%)에 관계 없이 시민의식의 부재를 지적하는 목소리는 비슷했다. 10명 중 6명(58.1%)이 공감하는 것처럼 오버투어리즘의 해결은 기본적으로 정책보다는 시민의식과 에티켓의 개선을 통해서 풀어나가야만 한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정부의 개입’도 당연히 필요하다는 인식이었다. 전체 83.2%가 정부가 오버투어리즘 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가령 주거지는 관광지로부터 따로 분리시킬 필요가 있다(67.4%)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어 보인다. 전체 응답자의 58.7%가 만약 자신이 살고 있는 동네가 오버투어리즘을 겪고 있는 지역이라면 그 동네를 떠날 것 같다고 말하고 있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실제 오버투어리즘으로 인한 문제를 겪고 있는 지역주민들의 피해는 훨씬 심각할 것이라는 예상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다만 오버투어리즘이 지역경제 및 국가경제에는 나쁘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존재했다. 전체 59.3%가 오버투어리즘이라는 이슈가 있다고 해도 지역경제에는 분명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인식을 드러냈으며, 오버투어리즘 이슈가 있어도 관광사업은 국가전략사업으로 육성될 필요가 있다는데 10명 중 7명(68.8%)이 공감을 했다.

오버투어리즘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고성방가와 노상방뇨, 쓰레기 무단 투기 등의 적발 시 적절한 벌금을 부과해야 하고(54.3%, 중복응답), 특정요일 및 시간에는 관광객의 출입을 제한하는 ‘관광허용시간제’의 도입이 필요하다(53.3%)는 주장이 주로 많이 제기되었다.

쾌적한 관광을 방해하는 여행자의 행동을 규제하고, 여행지 지역거주민의 최소한의 삶을 보장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아 보인다. 또한 관광객 쏠림 현상을 분산시킬 수 있도록 사전에 관광객의 동선을 파악하거나(35.4%), 환경오염 이슈지역은 관광지를 폐지하는 조치를 취하는(31.3%)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많았으며, 유명관광지 이외에 새로운 명소를 찾게끔 만드는 여행프로그램의 개발(23.8%)을 제안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오버투어리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을 마련할 때 가장 고려해야 할 대상은 관광객(24.3%)도 지역 상인(23.2%)도 아닌 지역주민(52.4%)이라는 의견이 단연 가장 많았다. 지역거주자의 입장을 고려해서 오버투어리즘 해결을 위한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한 것으로, 지역주민을 가장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의 비중은 모든 연령대(20대 51.5%, 30대 51.4%, 40대 54.6%, 50대 52.1%)에서 비슷했다.

유명 여행지가 ‘오버투어리즘’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면, 사람들로 많이 붐비는 핫플레이스나 도심 지역에서는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모습이었다. ‘젠트리피케이션’은 본래 낙후 지역에 외부인이 들어와 지역이 다시 활성화되는 현상을 의미했으나, 최근에는 외부인이 유입되면서 본래 거주하던 원주민이 밀려나는 현상을 뜻하는 의미로 좀 더 많이 많이 사용되는 추세로, 실제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에서도 이런 태도를 느낄 수 있었다.

기본적으로는 지역의 발전과정에서 일어나는 어쩔 수 없는 변화라는 의견(46.8%)이 가장 많았으나, 낙후지역의 상권을 활성화시키는 긍정적인 변화라는 인식(8.7%)보다는 기존 거주자 및 상인이 밀려날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막아야만 하는 현상이라는 주장(34.6%)이 훨씬 많은 비중을 차지한 것이다.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을 꼭 막아야 한다는 인식은 다른 연령에 비해 40대(20대 33.6%, 30대 33.6%, 40대 40.8%, 50대 30.4%)가 상대적으로 많이 가지고 있는 특징을 보였다.

최근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것을 실제 피부로 체감하는 사람들도 많았는데, 긍정적인 측면보다는 부정적인 측면이 도드라지고 있었다. 우선 2명 중 1명(49.2%)이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 많이 발생한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으며, 성별(남성 47%, 여성 51.4%)과 연령(20대 45.6%, 30대 46.8%, 40대 50.8%, 50대 53.6%), 그리고 거주 지역(서울 51.9%, 인천/경기 50.9%, 기타 지방 45%)에 관계 없이 체감 수준은 비슷했다.

반면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것을 잘 느끼지 못하겠다는 응답은 전체 17.6%에 그쳐, 젠트리피케이션이 이미 중요한 사회문제로 부각되고 있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 특히 최근 나타나는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은 주로 부정적인 측면에서의 변화가 크다는 인식이 강했다.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으로 인한 긍정적인 변화를 체감한다는 사람들(11%)보다는 다소 부정적인 변화를 체감한다는 사람들(53.7%)이 훨씬 많은 것으로, 부정적인 변화의 경우 40대(57.2%) 및 서울 거주자(59.7%)가 좀 더 많이 느끼는 모습이었다.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으로 인한 긍정적인 변화를 느끼는 사람들은 무엇보다도 낙후지역을 발달시키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는 것 같다(62.7%, 중복응답)는 생각을 많이 밝히고 있었다. 또한 지역별 균형 발전이 되고 있는 것 같고(42.7%), 상권 확장으로 다양한 편의시설과 매장들이 많아졌으며(40.9%), 많은 방문객들이 찾아오면서 지역과 도시에 활력이 생기는 것 같다(34.5%)는 시각도 존재했다.

반면 젠트리피케이션이 야기하는 부정적인 변화에 집중하는 사람들은 집값/임대료 상승이 결국 기존 지역의 거주자/상인들을 떠나게 만드는 원인이 되고 있다(73.9%, 중복응답)는 지적을 가장 많이 했다. 조금만 유명해지면 집값/임대료가 지나치게 높아지면서(65%) 기존 거주자들이 떠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에 대한 우려가 큰 것으로 보인다.

이와 더불어 그 지역만의 특색이 사라지고(28.7%), 지역주민들을 위한 일상편의시설은 줄어드는 대신 방문객들을 위한 편의시설만 많아진다(27.6%)고 느끼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그밖에 유명브랜드 상점과 프랜차이즈가 많아지면서 각 지역들이 모두 비슷해지고(27.6%), 지역경제의 물가가 비싸지는(26.4%) 것 같다는 우려도 상당한 수준이었다.

실제 전체 10명 중 4명(40.8%)은 평소 즐겨 찾던 가게나 상점이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으로 인해 폐업한 것을 본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대적으로 서울 거주자의 경험(서울 46.5%, 인천/경기 41.3%, 기타 지방 34.9%)이 많은 편이었다.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 확대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상가임차인의 권리보호를 위한 제도개선이 필요하다(47.5%, 중복응답)는 목소리가 가장 많이 나왔다. 또한 지역 자산을 형성하여 기반시설 등을 지역주민들이 함께 공유하는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42.5%)이 중장년층(20대 32.4%, 30대 40%, 40대 46%, 50대 51.6%)을 중심으로 많이 나왔다.

그 다음으로는 도시의 발달과정에서 제도적으로 투기 자본의 유입을 막으려는 노력이 필요하고(39.6%), 정부차원에서 영세상공인들에 대한 행정적, 재정적 지원 마련이 필요하다(38%)는 의견과 함께 ‘프랜차이즈 입점 금지’와 같이 지역특색을 살리기 위한 지자체 차원의 제도 도입도 필요하다(37.5%)는 주장도 많은 편이었다.

이렇게 젠트리피케이션을 둘러싼 다양한 시각들이 존재하는 가운데, 무엇보다도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 발생하는 과정에서 그 지역만의 고유한 색깔이 사라지는 것에 대한 우려가 가장 큰 것으로 조사되었다. 전체 응답자의 65.5%가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으로 인해 웬만한 동네는 다 비슷해진 것 같다고 바라봤으며, 그 지역만의 특색이 없으면 아무리 상권이 발달해도 찾아오는 사람이 드물 것이라는 의견이 72.5%에 달한 것이다.

10명 중 7명(70.5%)은 유동인구가 너무 많은 지역은 오히려 찾고 싶은 생각이 줄어든다는 생각을 밝히기도 했다. 대부분의 사람들(87.6%)이 주장하는 것처럼 지역상권을 확대 및 성장시키더라도 그 지역의 고유한 특색은 잃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결과들이다.

지역상권이 확대 및 성장을 하더라도 지역의 고유한 특색은 잃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은 특히 연령이 높을수록(20대 82.4%, 30대 87.2%, 40대 88.4%, 50대 92.4%) 많이 하고 있었다. 젠트리피케이션은 한 동네에 오래 머물고자 하는 ‘정주의사’에도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보여졌다. 많은 사람들이 상권이 확대되는 것보다는 오래 살고, 머무르는 도시가 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83%)을 하고 있었는데,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으로 인해 오랫동안 한 동네에서 머물러 사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질 것 같다는 우려(73.9%)를 하게 된 것이다.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 환기시키는 또 다른 문제의식은 집과 건물을 ‘소유’의 대상으로 보는 한국사회의 풍토였다. 전체 10명 중 8명(79.2%)이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 발생하는 가장 큰 원인이 거주보다는 집과 건물의 소유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는 태도에 있다고 바라봤다. 성별(남성 77.2%, 여성 81.2%)과 연령(20대 75.2%, 30대 80%, 40대 81.2%, 50대 80.4%)에 관계 없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중요한 인식이었다. 전체 응답자의 78.5%가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을 막기 위해서는 임대료 상한제 등의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것도 이런 문제의식에서 비롯된 생각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젠트리피케이션이 마냥 부정적인 역할만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었다. 절반 이상(54.3%)은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 경제성장의 과정에서 일어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인식을 드러냈으며, 그만큼 지역경제가 활성화되었다는 것을 의미하기에 나쁘게만 바라볼 필요가 없다는 태도도 10명 중 4명(40.8%)이 가지고 있었다.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은 앞으로 더욱 빈번해질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전체 80.1%가 향후 한국사회에는 더 많은 지역에서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 일어날 것 같다고 전망하는 것으로, 모든 연령대(20대 77.2%, 30대 80.8%, 40대 83.2%, 50대 79.2%)에서 비슷한 예상을 했다. 또한 ‘슬로시티’ 역시도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 같다는 인식(73.5%)이 지배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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