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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감히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를 ‘불륜 뮤지컬’이라 부르는가

기사입력 : 2018년 10월 05일 12시 19분
ACROFAN=서희정 | press@acrofan.com SNS
뮤지컬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이 지난 8월 11일 공연을 시작하여 이제 막바지에 다다르고 있다. 그러나 이 뮤지컬에 대한 관객들의 반응을 보면 거의 극과 극이다. 대부분의 남성 관객들은 불편한 기색이 역력하다. 심지어 ‘아내 혼자 두고 여행가면 안 돼’라는 말까지 나온다. 뮤지컬 <매디슨 카운디의 다리>는 어쩌다 이런 평을 듣게 되었을까?

 
지난 7월 23일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의 프레스콜 행사가 열렸었다. 당시 가수 강타 씨가 첫 뮤지컬 도전 작품으로 뮤지컬 <매디슨카운티의 다리>를 선택했다는 점에서 이슈가 되었지만 무엇보다도 초연 당시 사실상 흥행에 실패했던 작품을 불과 1년만에 또다시 재연 결정을 내렸다는 점에서 더욱 취재의 관심이 쏠렸다. 2017년 4월부터 6월까지 약 3개월간 박은태, 옥주현의 원캐스팅으로 충무아트센터에서 공연했으나 흥행 성적은 사실상 그리 좋지 않았다. 특히 전석 매진을 자랑하는 두 톱 배우가 원캐스팅으로 출연했음에도 불구하고 저조한 성적을 보였다는 점에서 충격을 주었다.

소설이 원작인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는 제2의 러브 스토리’라는 찬사를 받으며 전 세계 40여 개국에 번역되어 5천만 부 이상이 팔렸다. 1995년에는 워너브라더스에서 같은 제목의 영화가 제작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이야기를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은 엇갈린다. 이 작품이 대회 출전을 위해 자녀와 남편이 잠시 여행을 간 사이 아내가 그 지역을 방문한 낯선 남자와 사랑에 빠지는 러브스토리를 다루었기 때문이다. 스토리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은 뮤지컬에도 그대로 이어져 ‘불륜 뮤지컬’이라는 오해를 낳고 있다.

하지만 그렇게만 평가되기에는 조금은 억울한 뮤지컬이다. 그러기에는 뮤지컬로서 작품의 완성도가 꽤나 높은 작품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억울한 누명을 조금 벗겨볼까 한다.

먼저, 스토리에 관한 부분이다. 아마도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의 스토리가 불편한 관객들은 여자주인공 프란체스카가 한 여성이나 개인보다는 누군가의 아내 또는 어머니였을 것이다. 물론 이들 단어가 모여 그 사람을 의미하지만 적어도 아내와 어머니는 부여된 ‘역할’일 뿐이지 사람 그 자체는 아니다. 극 중 프란체스카는 남자주인공 로버트를 만나면서 그동안 자신이 포기했던 자신의 인생과 꿈에 대해 찾아가게 된다. 즉,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는 프란체스카와 로버트가 사랑에 빠지는 러브스토리 속에 한 여성이 자신의 그동안 놓쳤던 자신이라는 존재를 깨닫고 되찾아가는 과정이 숨겨져 있다고 보는 것이 더 적합하다. 로버트는 뷸륜의 대상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프란체스카가 자신을 존재를 깨닫고 찾을 수 있도록 동기부여하고 도와주는 인물로 확장시켜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작품의 완성도 측면에서도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는 기존 뮤지컬과는 다른 구성을 시도하여 관객들의 몰입도를 높이고 있다.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는 극의 특성상 두 남녀 간의 조심스러우면서도 섬세한 사랑을 다루다 보니 가창력이 돋보이는 넘버(음악)나 무대를 장악하는 군무 같은 것들이 없다. 무대 장치도 최소한이다. 배우들 역시 절제된 섬세한 감정 표현에 대해 어려움을 토로한 바 있다.

그래서 이 뮤지컬에서 선택한 차별화는 바로 ‘디테일’이다.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에서는 극중 프란체스카가 요리하는 장면이 유독 많은데, 로버트와 함께 요리를 할 때에는 요리하면서 발생하는 연기부터 디테일한 소리는 물론 심지어 빵 굽는 달콤한 냄새까지 공연장에 나도록 하였다. 즉, 지금껏 늘 해왔던 요리이지만 디테일에 변화를 줌으로써 그 순간만큼은 프란체스카가 로버트를 만나 자신의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이 얼마나 설레고 행복했을지를 표현하였고, 관객들로 하여금 더욱 몰입하고 감정이입하도록 한 것이다. 이를 통해 ‘보는 듣는’ 뮤지컬에서 ‘후각’까지 즐기는 뮤지컬로까지 확장시키는 무대 완성도를 선보였다.

 
주변의 부정적인 평가와 선입견에 아직 뮤지컬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를 감상하지 못한 이들이 있다면 말해주고 싶다. 두 남녀 간의 금지된 사랑으로만 치부하여 이 뮤지컬을 안 보기에는 넘버나 연기, 무대 구성까지 꽤 잘 짜여진 뮤지컬이라고 말이다. 관전 포인트를 한 여성이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에 둔다면 아마 조금은 덜 불편하게 뮤지컬이란 장르에 집중하여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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