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이 원작인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는 제2의 러브 스토리’라는 찬사를 받으며 전 세계 40여 개국에 번역되어 5천만 부 이상이 팔렸다. 1995년에는 워너브라더스에서 같은 제목의 영화가 제작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이야기를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은 엇갈린다. 이 작품이 대회 출전을 위해 자녀와 남편이 잠시 여행을 간 사이 아내가 그 지역을 방문한 낯선 남자와 사랑에 빠지는 러브스토리를 다루었기 때문이다. 스토리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은 뮤지컬에도 그대로 이어져 ‘불륜 뮤지컬’이라는 오해를 낳고 있다.
하지만 그렇게만 평가되기에는 조금은 억울한 뮤지컬이다. 그러기에는 뮤지컬로서 작품의 완성도가 꽤나 높은 작품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억울한 누명을 조금 벗겨볼까 한다.
먼저, 스토리에 관한 부분이다. 아마도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의 스토리가 불편한 관객들은 여자주인공 프란체스카가 한 여성이나 개인보다는 누군가의 아내 또는 어머니였을 것이다. 물론 이들 단어가 모여 그 사람을 의미하지만 적어도 아내와 어머니는 부여된 ‘역할’일 뿐이지 사람 그 자체는 아니다. 극 중 프란체스카는 남자주인공 로버트를 만나면서 그동안 자신이 포기했던 자신의 인생과 꿈에 대해 찾아가게 된다. 즉,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는 프란체스카와 로버트가 사랑에 빠지는 러브스토리 속에 한 여성이 자신의 그동안 놓쳤던 자신이라는 존재를 깨닫고 되찾아가는 과정이 숨겨져 있다고 보는 것이 더 적합하다. 로버트는 뷸륜의 대상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프란체스카가 자신을 존재를 깨닫고 찾을 수 있도록 동기부여하고 도와주는 인물로 확장시켜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뮤지컬에서 선택한 차별화는 바로 ‘디테일’이다.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에서는 극중 프란체스카가 요리하는 장면이 유독 많은데, 로버트와 함께 요리를 할 때에는 요리하면서 발생하는 연기부터 디테일한 소리는 물론 심지어 빵 굽는 달콤한 냄새까지 공연장에 나도록 하였다. 즉, 지금껏 늘 해왔던 요리이지만 디테일에 변화를 줌으로써 그 순간만큼은 프란체스카가 로버트를 만나 자신의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이 얼마나 설레고 행복했을지를 표현하였고, 관객들로 하여금 더욱 몰입하고 감정이입하도록 한 것이다. 이를 통해 ‘보는 듣는’ 뮤지컬에서 ‘후각’까지 즐기는 뮤지컬로까지 확장시키는 무대 완성도를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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