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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1970년대 멕시코시티 로마를 완벽하게 재연해낸 영화 ‘로마’

기사입력 : 2018년 12월 10일 22시 17분
ACROFAN=신승희 | seunghee.shin@acrofan.com SNS

넷플릭스는 10일 오전, 서울 삼성동에 위치한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곧 개봉될 알폰소 쿠아론(Alfonso Cuaron) 감독의 영화 <로마>의 언론 시사회를 가졌다. 본 영화의 극장 개봉일은 12월 12일, 넷플릭스 공개일은 12월 14일이다.

<로마>는 넷플릭스와 ‘해리포터’ 시리즈 중 <해리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를 연출하고 2013년 <그래비티>로 아카데미상을 받은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만남만으로도 큰 주목을 받은 작품이다. 베니스국제영화제의 황금사자상, 뉴욕 영화비평가회 작품상과 감독상을 받았으며 현재 가장 강력한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 중 하나로 거론되는 기대되는 작품이다.

흑백 영화 <로마>는 1970년대 초반 혼란의 시대를 지나며 여러 일을 겪어야 했던 멕시코시티 로마 지역에 사는 가정부 ‘클레오’의 삶을 따라가는 잔잔하면서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영화이다. 알폰소 쿠아론 감독은 <로마>에서 1970년대의 역사적 배경을 주인공을 통해 완벽한 세트장과 현장감 있는 입체적인 소리로 시각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청각적인 부분에서도 멕시코시티 로마를 완벽하게 소환해냈다.

여기에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완벽한 캐스팅 또한 흑백 영화인 <로마>를 더욱 다채롭게 해주었다. 실제 영화가 보여주는 배경의 현시대에 살고있는 ‘클레오’역 얄리차 아파리시오(Yalitza Aparicio), ‘소피아’역을 맡은 연기 부문 다수의 수상, 후보 선정 경력을 가진 멕시코의 베테랑 배우 마리나 데 타비라(Marina De Tavira), ‘아델라’역을 맡은 얄리차의 실제 친구 낸시 가르시아(Nancy Garcia)의 조합은 흠 잡을 데가 없었다.

▲ 영화 <로마>는 멕시코시티 로마에 사는 백인가정의 가정부 ‘클레오’를 따라가며 그녀의 삶과 그 속에서 일어나는 가슴 아픈 역사를 보여준다. (사진제공 : 넷플릭스)

등장하는 가족만큼이나 영화가 중요하게 그리는 것은 멕시코 역사 속 정치적 전환기다. 1970년부터 1971년까지 멕시코에서는 민주주의를 요구하는 학생시위가 줄을 이었고, 정부의 지원을 받은 우익무장단체 세력인 로스 알코네스가 120명을 잔혹하게 살해한 ‘성제 축일 대학살’도 있었다. 영화는 실제 대학살이 발생했던 멕시코-타쿠바의 거대한 교차로에서 촬영되었으며 수백 대의 차와 수백 명의 스턴트맨, 엑스트라가 투입되었다. 제작진은 자전거 도로를 없애고 차선을 없애기 위해 길거리에 페인팅 작업을 다시 하는 것은 물론 전신주까지 제거하는 등 남겨진 기록에 따라 꼼꼼하게 당시를 재현했다.

<로마>의 가장 핵심적인 세트 중 하나인 가족의 집은 실제 감독 가족의 물건으로 채워졌다. 세트장을 보다 정확하게 디자인하기 위해 알폰소 쿠아론 감독은 가족들에게 연락해 그 시절 집에서 사용했던 개인적 소지품이나 가구 등을 가져왔고, 극 중 ‘보라스’라는 반려견은 실제 감독이 기르던 강아지와 똑같을 만큼 섬세함을 더했다. 알폰소 쿠아론 감독은 완성된 세트장을 본 순간 울컥 솟아오르는 감정을 느꼈다고 한다. 또한, 의상팀은 감독의 오래된 가족사진들을 사용해 가족들이 입던 옷을 그대로 재현했을 뿐만 아니라 감독이 직접 메인 배우들의 피팅을 물론 수백 명에 달하는 엑스트라들을 위한 피팅에도 참여해 본인이 기억하는 당시 시대상이 제대로 반영되도록 노력했다.

<로마>는 1970년대 멕시코로 시간을 돌리는 것에 시각적인 부분에만 국한하지 않았다. 알폰소 쿠아론 감독이 영화 <그래비티>에서 처음으로 도입했던 돌비 애트모스를 사용해 <로마>의 밀도 있는 오디오 트랙을 완성해 비주얼뿐만 아니라 사운드 측면에서도 전경, 중경, 후경과 같은 층위를 직접 귀로 느낄 수 있도록 제작했다. 멕시코 가수들의 노래는 물론 젊은 중산층 멕시코인들에게 인기가 많았던 록 밴드들의 영어 노래 등 당시 분위기를 짐작할 수 있는 음악은 시의성을 더하며 영화를 한층 더 풍부하게 표현하기도 했다. 이는 사운드도 이미지와 동일하게 기억을 소환하는 힘이 있다고 믿는 알폰소 감독의 강한 신념이 <로마>에서 충실하게 빛을 발했음을 알려준다.

▲ 넷플릭스는 돌비 애트모스를 사용해 제작한 <로마>를 100% 보여주기 위해 코엑스 메가박스의 사운드 특별관인 MX관(MX™- THE TRUE SOUND)에서 시사회를 가졌다.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유년시절 가정부 ‘리보 로드리게즈’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캐릭터이자 <로마>의 주인공인 ‘클레오’ 역을 맡은 얄리차 아파라시오는 연기 경력이 전무한 일반인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만큼이나 가슴을 울리는 연기를 보여줬다. 실제 멕시코 시골마을에서 살고 있는 만 24세의 여성 얄리차는 영화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스토리와 배경을 세밀하게 보여주기에 최적의 인물이었다. 얄리차는 <로마>를 만나 타임지 선정 2018년 최고의 연기 TOP 10에 첫 번째로 이름을 올렸고, 다가오는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주연상 후보로 거론되기까지 할 정도로 올해 영화계를 뒤흔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비평가 및 언론 협회들로부터 연기 부문 다수의 수상, 후보 선정 경력을 가진 멕시코의 베테랑 배우인 마리나 데 타비라는 쿠아론 감독의 어머니를 바탕으로 한 캐릭터 ‘소피아’를 통해 노련미를 두드러지게 보여줬다. 일찍 돌아오라고 말하며 남편을 꼭 안아주지만 가슴 한켠에서 떠나가지 않는 두려움과 불안함, ‘클레오’와 아이들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마음, 엄마로서의 강한 모습 등의 말로는 표현하기 어려운 부분들을 너무나 자연스럽게 표현했다.

극 중 ‘클레오’의 절친한 친구 ‘아델라’ 역할을 맡은 낸시 가르시아 역시 연기 경험이 전무한 일반인이다. 알폰소 쿠아론 감독은 리얼리티를 위해 ‘클레오’ 역을 맡은 얄리차의 실제 친구를 섭외한 것이다. “믿을 수 없는 경험이다. 모험을 해보고 싶다는 바람에서 출발한 일이었지만 이 엄청난 프로젝트의 규모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었다”고 소감을 밝힌 낸시 가르시아는 친구 얄리차 아파리시오와 함께 <로마>의 개봉과 런칭에 앞서 수많은 영화제에 초청되며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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