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공대(학장 차국헌)는 기계항공공학부 신용대 교수가 프린스턴대 클리프 브랭윈 교수와 공동 연구로 세포 내 상분리 제어를 통해 형성된 액체 방울을 이용해 유전체의 구조를 변환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7일 밝혔다.
상분리(phase separation)는 물과 기름이 섞이지 않는 것과 같이 일상생활에서 자주 접할 수 있는 현상이다. 최근 연구에서 상분리 현상이 세포 내부에서도 일어나며, 상분리를 통해 액체 방울과 같은 응집체들이 만들어진다는 것이 밝혀졌다.
100나노미터에서 수 마이크로미터 정도의 크기의 이 응집체들을 특정 생체분자들이 다른 분자들과 분리 및 응집해 생성되며 다양한 세포 활동에 관여한다. 신용대 교수는 2017년 발표한 셀(Cell)지 논문에서 분자 간 상호작용을 조절함으로써 세포 내 상분리를 제어할 수 있다는 것을 세계 최초로 입증했다.
이번 연구에서 공동 연구팀은 단백질 분자의 특성을 빛을 이용해 조절할 수 있는 광유전학(optogenetics) 기술과 특정 유전자를 표지할 수 있는 유전자 가위(CRISPR/Cas9)를 융합했다. 이를 통해 살아 있는 세포 내의 타겟 유전자에 유전자 발현과 관련된 단백질로 이뤄진 액체 방울을 응결시킬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CasDrop’이라고 명명한 이 기술을 이용해서 유전체와 액체 방울 사이의 역학적 상호 작용을 관찰했다. 또 세포핵 속에 존재하는 액체 방울의 응집체가 유전체를 선택적으로 변형하는 필터 역할을 한다는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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