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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정원전 ‘소쇄원, 낯설게 산책하기’ 기자간담회

기사입력 : 2019년 04월 17일 19시 31분
ACROFAN=김보라 | bora.kim@acrofan.com | SNS
4월 17일 오후, 서울시 서초구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에서 SBS A&T가 주최하고 크리에이티브 팀 올댓가든(ALL THAT GARDEN)이 주관하는 한국의 정원전 ‘소쇄원, 낯설게 산책하기’의 기자간담회가 개최됐다.

한국의 정원전은 실용성과 시각적 즐거움을 중시하는 서영의 정원과는 달리 자연스럽고 여백과 격이 충만한 철학적 사유의 공간인 한국의 정원이 우리 생활과 멀어지고 관심권 밖으로 이탈하는 현실에 대한 자각에서 시작되었다. 다양한 분야의 활동가들이 모여 구성된 크리에이트 팀 올댓가든은 우리의 정원문화가 가진 독자성과 아름다움, 철학적 의미를 수면 위로 끌어올리기 위해 조선 중기 대표적 정원인 ‘소쇄원’을 각자의 방식으로 해석하고 표현했다.

‘소쇄원’은 조광조의 제자 양산보가 스승의 유배에 세상에 뜻을 버리고 고향 전남 담양으로 와서 만든 원림이다. ‘소쇄’는 깨끗하고 시원하다는 뜻이며,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지 않고 하나가 되는 모습을 보여주는 한국의 대표적인 정원이다.

본 전시에서는 유니트폼, 오디너리 피플, 산림청 국립수목원 등을 포함한 16개 팀이 참여해 완성한 비디오 아트, 북아트, 그래픽디자인 등 총 18세트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프롤로그 ‘소쇄원, 낯설게 산책하기’부터 시작되는 전시는 섹션 1 ‘일상으로부터 달아나기’, 섹션 2 ‘따뜻한 기억에 더 가까워지는 순간’, 섹션 3 ‘조금 특별한 상상을 허락한다면’, 섹션 4 ‘같이 산책할까요?’로 전개되며, 에필로그 ‘낯설게 산책한 정원’으로 마무리된다.

섹션 1은 신선우의 ‘그곳에 피우다(The Garden Inside)’는 '한 마리의 나비로 시작하여 꽃과 나무들이 자라나고 그 자리에 살며시 소쇄원이 피어난다.’라는 콘셉트로 모션 그래픽을 통해 고요하고 맑은 소쇄원의 여러 요소를 극대화하였다. 산림청 국립수목원의 ‘소쇄원의 풀과 나무’는 가장 대중적인 전통정원인 소쇄원을 과거와 현재의 식물을 통해 새롭게 재조명하고 ‘소쇄원’ 역사를 관통해 그 안에 담긴 식물의 역할을 다룬다.

섹션 2 ‘따뜻한 기억에 더 가까워지는 순간’에서는 ‘소쇄원’의 풍경을 기록한 꿈정 활동가의 사진으로 ‘소쇄원’의 빛을 기록하고 관찰한다. 또한 상상의 정원 ‘소쇄원’을 그래픽으로 재현한 오디너리 피플의 작품 ‘몽타주’를 통해서는 ‘소쇄원’을 현실 공간 이상인, 하나의 이상향으로 그려보는 기회를 가져볼 수 있다.

‘소쇄원’ 내 정자 중 제월당을 테마로 어둠의 시공간을 상상해볼 수 있는 섹션 3에서는 박한샘의 ‘소쇄원, 해와 달의 時’를 통해 500년이라는 소쇄원의 겹쳐진 시공간에서 관람객이 쉽게 접하지 못한 것들에 관한 내용을 비주얼 아트로 나타냈다. 작가는 장기간 소쇄원 머물면서 소쇄원의 일출과 일몰, 그리고 달빛에 비쳐지는 원림을 경험하고, 이를 통해 선조들이 느꼈을 법한 감각들과 눈부시게 빛났던 몇몇 순간들을 관람객에게 펼쳐 보이고자 한다.

‘소쇄원’에서 만남의 공간이라 할 수 있는 광풍각을 모티브로 한 섹션 4는 500년 시간의 기억을 주름으로 표현한 송계영 활동가의 종이 설치 작품 ‘환영의 소쇄원’을 비롯해 ‘소쇄원’의 나비와 조우할 수도 있다. 이와 함께 조경디자이너 스무스 유의 실내 조경 풍경 속에서 바람소리와 물소리를 체험할 수도 있다.

올댓가든이 꾸민 ‘한국의 정원’ 산책로는 시각, 촉각, 청각, 후각 등 모든 감각을 동원해서 이제껏 시도한 적 없는 방법으로 소쇄원을 여행하게 한다. 소쇄원의 동선을 세심하게 재해석한 섹션 별 공간을 걷다 보면, 정원을 외관으로 펼쳐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소쇄원의 땅, 물, 바람, 달, 별, 풀, 담장, 정자, 꽃 등을 만난 크리에이터 20여 명의 시간과 경험을 표현한 영상, 향기, 질감과 익숙한 듯 낯선 소리들이 모이고 중첩되어 소쇄원의 거칠고 원시적인 기억을 환기시키면서 관객에게 한 편의 영화 같은 경험을 제공한다.

한국의 정원전은 이번 전시를 통해 도시 생활자의 증가, 아파트 위주의 거주 형태에 따라 어느 새 익숙한 듯 생경한 곳이 되어버린 한국의 정원을 새로운 시각과 표현 방법으로 보여주며, 일회성이 아니라 지속적인 기획을 통해 한국 정원에 대한 관심을 유도하고 우리 것을 정확히 이해함으로써 문화적 자부심을 고취하는 데 큰 몫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윤규상 총감독은 “한국의 정원전은 소쇄원에 대한 서로 다른 시각을 각각의 방법으로 표현한 장르별 활동가들의 기록이다.”라며, “정원이라는 단어를 접하면 다소 인공적으로 구획되고 정돈된 장소만 머릿속으로 그려왔던 관객들은 소쇄원을 낯설게 산책함으로써 정원과 자연을 즐기는 또 다른 방법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이라고 말했다.

▲ ‘소쇄원’을 북아트로 나타낸 작품 ‘서원’

▲ 꿈정 활동가의 ‘소쇄원 눈으로 찍기’

▲ 조경디자이너 스무스 유의 ‘격물치지’

▲ 송계영 활동가의 종이 설치 작품 ‘환영의 소쇄원’

▲ 윤규상 총감독은 “관객들은 소쇄원을 낯설게 산책함으로써 정원과 자연을 즐기는 또 다른 방법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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