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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 올 뉴 레인지로버 이보크(2019) D180 First Edition

기사입력 : 2019년 08월 07일 00시 30분
ACROFAN=권용만 | yongman.kwon@acrofan.com | SNS
전 세계적으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SUV 시장에서, 랜드로버와 ‘레인지로버’는 특별한 상징성을 가진 브랜드로 꼽힌다. 다양한 이유로 군사적 용도 등에서 험로 주행 성능이 강조되던 초기 SUV의 개념 정립에서부터 랜드로버는 특별한 존재감을 보여 오고 있으며, 이에 모노코크 보디를 기반으로 하는 현재의 레인지로버 라인업에서도 절대 포기할 수 없을 가치로 ‘오프로드 능력’이 꼽히기도 한다. 또한 초기의 ‘레인지로버’는 랜드로버 브랜드의 최상위 모델로 ‘럭셔리 SUV’의 기준을 제시하는 존재이기도 했다.

랜드로버와 레인지로버 브랜드에 있어 ‘이보크(Evoque)’의 등장은 여러 모로 큰 변화의 계기가 되었다. 2008년 선보인 컨셉트카의 독특한 디자인이 그대로 반영되어 2011년 등장한 초대 이보크는, 레인지로버 브랜드의 새로운 포지셔닝 전략과 함께, 새로운 디자인으로의 변화를 이끈 계기를 만들기도 했다. 그리고 여러 모로 신선한 변화를 몰고 온 초대 이보크는, 레인지로버 브랜드의 엔트리 모델로 좀 더 역동적인 브랜드 이미지와 함께 상업적으로도 출시 이후 전 세계에서 75만여 대, 국내에서도 1만 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는 등 성공적인 성과를 거둔 바 있다.

이렇게 레인지로버 브랜드의 변화를 이끌었던 이보크가 8년 만에 풀체인지 된 2세대 모델로 등장했다. 새로운 2세대 ‘올 뉴 레인지로버 이보크’는 기존 이보크의 성공적인 디자인을 기조로, 레인지로버 패밀리의 최신 디자인 언어가 적용되어, 익숙함과 신선함을 함께 갖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인상적이다. 그리고 랜드로버의 프리미엄 브랜드로 자리잡고 있는 ‘레인지로버’ 브랜드의 엔트리급 모델이라는 위치에서, 브랜드의 위상에 걸맞는 ‘프리미엄’ 측면과 다양한 최신 기술들이 대거 적용되어, 이전 세대보다 더욱 높은 완성도를 보이는 것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 이보크 특유의 디자인이 레인지로버 패밀리의 최신 디자인 언어로 다듬어졌다

▲ 레인지로버 벨라에서도 소개된 전개식 도어핸들이 이보크에도 적용되었다

‘올 뉴 레인지로버 이보크’의 디자인은 전 세대 이보크 특유의 디자인적 특징을 기조로, 레인지로버 패밀리의 최신 디자인 언어가 적용된 모습이다. 여기서, 1세대 이보크의 등장이 레인지로버 패밀리의 디자인 전반을 바꾸는 계기가 되었다면, 현재 레인지로버 패밀리의 최신 디자인 언어를 상징하는 차량은 가장 최근에 등장한 ‘레인지로버 벨라’를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이에, ‘올 뉴 레인지로버 이보크’는 이보크 특유의 공격적인 비율을 갖춘 쿠페형 SUV의 라인에, 레인지로버 벨라에서 선보인 최신 디자인 언어의 디테일이 녹아들어, ‘리틀 벨라’ 같은 느낌도 준다.

올 뉴 레인지로버 이보크는 1세대 이보크의 쿠페 스타일 디자인을 기조로, 이보크의 상징적인 캐릭터 라인인 상승 벨트 라인과 경사진 보디 라인, 날렵한 루프라인을 더해 보다 스포티하며 세련된 보디라인을 갖추었다. 또한 ‘레인지로버 벨라’에서부터 적용된 브랜드의 헤드램프 디자인 언어를 계승해 고급스러움을 갖췄다. 헤드램프는 LED를 기본으로 더 슬림한 디자인을 갖췄으며, 리어 램프 또한 레인지로버 벨라와 유사한 느낌의 올 라운드 슬림 리어램프를 사용해, 이전 세대보다 좀 더 날렵한 인상을 준다.

올 뉴 레인지로버 이보크의 외관 디자인에서 빼놓을 수 없는 특징으로는 ‘차체 일체형 전개식 도어 핸들’이 있다. 레인지로버 벨라에서도 선보인 바 있는 이 도어 핸들은 도어의 잠금이 해제되어 있을 때만 도어 핸들이 전개되어, 디자인적인 측면과 공기역학적인 측면에서 장점을 가진다. 랜드로버는 이 전개식 도어 핸들이 모래, 오물, 불순물 등에 노출되는 상황이나 4mm 정도의 표면 얼음에 대한 대비 등을 갖추고 있으며, 사고 발생시에는 외부에서 쉽게 도어를 개방할 수 있도록 도어 핸들이 자동 전개되는 기능도 제공하고 있다고 소개하고 있다.

▲ 실내는 절제된 라인의 고급감과 최신 디지털 기술의 조화가 눈에 띈다

▲ 레인지로버 벨라와 유사한, 두 개의 터치스크린으로 구성되는 ‘터치 프로 듀오’

인테리어에서는 레인지로버 브랜드 특유의 절제된 라인으로 표현하는 고급감과 최신 디지털 기술의 조화가 눈에 띈다. 소재의 고급감 측면에서는 실내 공간의 우아함과 안락함을 위해 가죽 페시아 미드롤, 정밀한 스티치, 메탈 또는 우드 트림 피니시, 가죽 스티어링 휠 등 고급 소재의 마감재가 대거 적용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디자인과 조화를 이루는 최신 디지털 기술의 중심에는 새롭게 적용된 ‘터치 프로 듀오(Touch Pro Duo)’와 풀 디지털 계기판이 있다. 이 ‘터치 프로 듀오’ 또한 레인지로버 벨라에서 보였던 것과 유사한 구성으로, 이보크에서는 10인치 상, 하부 스크린으로 분리된 구성이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터치 프로 듀오’는 사용자가 동시에 여러 기능을 확인하고 상호 작용할 수 있는 새로운 표준의 10인치 듀얼 뷰 터치 스크린을 제공하며, 하단 세 개의 다이얼 스위치를 제외한 대부분의 물리적 스위치를 제거해 미니멀 인테리어를 완성하고, 거의 모든 차량 조작 기능을 터치스크린을 통해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 그리고 ‘인컨트롤 앱(InControl App)’ 을 통해 스마트폰과의 강력한 연결성을 제공하고, SK 텔레콤과 협업을 통해 제공되는 T 맵 x 누구(T map x NUGU) 인공지능 음성비서(Virtual Personal Assistant) 서비스 등도 탑재되어 있어 편의성을 높였다.

한편, 실내 공간 측면에서는 4,371mm의 길이 안에서도 기존보다 21mm 더 길어진 2,681mm의 휠베이스를 확보하고, 1,904mm의 폭으로 좀 더 편안한 실내 공간을 확보했다. 뒷좌석 레그룸은 11mm 더 확보되어, 이전 세대보다는 좀 더 편안한 느낌을 준다. 또한 효율적인 내부 설계를 통해 총 26리터의 수납 공간도 마련되어 있으며, 트렁크 공간도 기존보다 더 커진 591리터의 공간을 제공한다. 2열 시트를 접음으로써 최대 1,383리터의 적재 공간을 확보할 수 있으며, 기존 모델이 6:4로 분할 폴딩되던 것에 비해 신형에서는 4:2:4로 개별 폴딩이 가능해 공간 활용의 유연성도 더 좋아졌다.

▲ 최대출력 180마력의 디젤 엔진과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브랜드 최초의 조합이다

국내에 선보이는 ‘올 뉴 레인지로버 이보크’는 두 종류의 2L 4기통 터보 디젤 엔진과 2L 4기통 터보 가솔린 엔진 등 총 세 가지의 파워트레인과 9단 자동변속기가 조합되며, AWD 구동을 기본으로 한다. 디젤 엔진 라인업은 D150이 최대출력 150마력과 38.8kg.m 최대토크를, D180이 최고출력 180마력과 최대토크 43.9kg.m의 성능을 제공하며, 2L 4기통 터보 가솔린 엔진 P250은 최고출력 249마력, 37.2kg.m 최대토크를 제공한다. 이와 함께, 재규어 랜드로버 브랜드 최초의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적용되어, 도심 주행 환경 등에서 약간의 연료 효율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올 뉴 레인지로버 이보크에 탑재된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차량에 장착되어 있는 BiSG(Belt Integrated Starter Generator) 및 리튬이온 배터리로 차량 운행시 에너지를 저장하며 엔진 구동을 보조하는 역할을 한다. 시속 17km 이하로 주행할 경우 엔진을 멈추며, 저장된 에너지는 주행 재개 시 가속에 사용할 수 있다. 올 뉴 레인지로버 이보크는 이를 통해 연료효율을 약 5%가량 개선시켰으며, 정체가 심한 도로 주행시에 보다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한, 제동시에는 엔진이 가동을 멈추기 때문에 연비와 함께 배출가스 저감에서도 효과적이다.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차량 하부에 탑재되어 있으며, 진보된 진보된 스톱/스타트 시스템과 함께 더 높은 효율을 기대할 수 있다.

또한 도심형 컴팩트 SUV의 외형이지만 전자동 지형 반응 시스템 2(Terrain Response 2)와 전지형 프로그레스 컨트롤(ATPC)은 운전자를 오프로드에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돕는다. 올 뉴 레인지로버 이보크에 적용된 전자동 지형반응 시스템 2는 정교한 ‘인텔리전트’ 시스템을 사용해 현재 주행 조건을 분석하고 가장 적합한 지형 프로그램을 자동으로 선택한다. 다이내믹, 에코, 컴포트, 잔디밭/자갈길/눈길, 진흙 및 요철, 모래, 암반 저속주행 등 7가지 모드 중 선택할 수 있으며 자동 설정도 가능하다. 이외에도 서스펜션의 높이, 엔진반응, 트랙션 컨트롤 개입 등을 조정해 어떤 환경에서도 최상의 드라이빙 환경을 조성한다.

또한, 30km/h 이하로 일정한 속도를 유지할 수 있는 전지형 프로그레스 컨트롤(ATPC)을 통해 험로 주행 시 운전자는 조향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해준다. 얼음, 눈 또는 젖은 풀과 같은 마찰력이 낮은 노면에서도 부드럽고 안정적으로 벗어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올 뉴 레인지로버 이보크에는 휠의 토크 분배를 모니터링 하고 브레이킹 시스템을 통해 접지력과 스티어링 조향 능력을 향상시키는 토크 벡터링 기능이 적용되어 있어 민첩하고 안정적인 코너링도 가능하다. 도강 능력은 기존보다 100mm가 높아진 최대 600mm까지 가능하게 됐다.

▲ 다양한 최신 주행 보조 기능들은 더욱 안전한 주행을 돕는다

올 뉴 레인지로버 이보크에는 다양한 최신 주행 및 주차 보조와 안전 사양들이 적용되어 있다. 주행 보조 측면에서는 주행 시 의도치 않게 차선을 이탈할 경우 조향 간섭을 통해 차량을 다시 차선 안쪽으로 유지시켜주는 차선 유지 어시스트가 적용됐으며, 첨단 레이더 기술을 바탕으로 전방 주행 차량의 속도를 파악하고 속도를 맞춰 주행할 수 있다. 또한 정체로 인해 멈춰 서는 경우에도 스톱앤고 기능을 통해 안전한 정차를 돕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운전자의 시야가 제한되는 사각지대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주행 중인 차량이 감지되는 경우 해당 방향의 사이드 미러에 경고 아이콘을 표시해 운전자에게 알려주는 사각지대 어시스트 기능도 적용되어 있다.

차량 전체를 위에서 보는 듯한 시각을 제공하는 서라운드 카메라는 최대 30km/h의 속도 이하의 저속 운행 시 사용이 가능하며, 전면, 후면, 측면 총 네 대의 차량 카메라로 190° 시야를 확보해 차량 주변을 2D 형태로 구현한다. 또한, 이와 함께 작동되는 12개의 주차 센서가 차량의 안전한 주행을 보조해준다. 또한 필요에 따라 룸미러가 HD 비디오 스크린으로 전환되는 ‘클리어 사이트 룸 미러(ClearSight Rear View Mirror)’가 브랜드에서 최초로 적용되었으며, 외부 안테나에 장착된 1.1MP 화질의 카메라를 사용하여 영상을 전송, 차량의 후방 시야를 크게 개선한다.

올 뉴 레인지로버 이보크에 적용된 ‘클리어 사이트 그라운드 뷰(ClearSight Ground View)’ 기술은 보닛을 투과하여 바라보는 것처럼 차량 전방을 180 시야각으로 모두 보여주어 운전에 편의를 더한다. 이 기능은 차량 전면 하부의 카메라를 통해 차량의 하부와 바퀴에 접근하는 둔턱, 또는 장애물들을 인지할 수 있게 도와준다. 차량 보닛에 가려 실내에서는 확인할 수 없는 전면 휠 하단을 실내 디스플레이를 통해 보여주기 때문에 오프로드 환경이나 좁은 골목길 주행에서 활용도가 매우 높고, 주차가 까다로운 공간, 도로 연석이 높은 곳, 그리고 험한 지형 주행 시 특히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 운전석 주위의 느낌은 여러 모로 ‘리틀 벨라’의 느낌을 준다

시승 모델인 올 뉴 레인지로버 이보크 D180 퍼스트 에디션은 새로운 이보크 라인업의 최상위 모델로, 최고출력 180마력의 2L 디젤 엔진과 ZF제 9단 자동변속기,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 AWD를 기본으로 한다. 처음 차를 접하고 오를 때의 느낌은 아무래도 이전에 시승하기도 했던 레인지로버 벨라가 떠오르게 되는데, 디자인이나 기술적인 측면에서 여러 모로 새로운 이보크는 ‘리틀 벨라’의 느낌이 떠오른다. 그리고 짧은 전장에 비해 폭이 넓고, 높은 벨트라인에 20인치 급의 대형 휠을 쓰는 덕분에 디자인적으로 존재감은 체급 대비 더 커 보이는 느낌도 준다.

차에 오르면, 실내 디자인과 마감에서는 럭셔리 브랜드로써의 레인지로버의 역량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레인지로버 벨라와 유사한 구성의 새로운 ‘터치 프로 듀오’로 센터페시아의 조작부를 대부분 정리해, 디자인적인 매끄러움과 최신 기술 측면의 느낌이 강조된다. 변속기의 경우 기존의 다이얼식에서 전자식 스틱 형으로 다시금 돌아왔는데, 변속기 주위의 장식에 ‘First Edition’을 강조하는 약간의 사치도 찾아볼 수 있다. 시트의 촉감 등도 럭셔리 브랜드의 엔트리 모델에 기대하는 수준 이상은 충족해 주지만, 시트에 통풍 기능이 없는 것은 약간 아쉬운 부분이다.

이보크를 처음 타면, 벨트라인이 높고 창문 면적이 작은 디자인적 특징 덕분에, 차량 주위에 대한 시야 확보가 그리 좋지 못하다는 것이 느껴진다. 물론 이보크는 럭셔리 브랜드의 일원이고, 덕분에 다양한 최신 기술로 이러한 약점을 극복할 수 있다. 차량의 센서와 서라운드 뷰 카메라는 물론이고, ‘클리어사이트 그라운드 뷰’ 같은 기술은 최신 기술로 물리적인 시야 확보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게 한다. 물론 처음 쓰면 모니터 화면의 지연이나 이질감 등이 느껴지지만, 익숙해지면 편리함에 포기할 수 없는 기능이 된다.

▲ 온로드, 오프로드를 아우르는 다양한 주행 모드를 갖추고 있다

올 뉴 레인지로버 이보크 D180 모델의 엔진은 2,400rpm에서 최대출력 180PS, 1,750~2,500rpm 영역에서 최대토크 43.9kg.m의 성능을 내고, ZF제 9단 자동변속기와 AWD 시스템을 갖췄다. 또한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갖춰 11.9km/L의 복합연비를 제공한다. 발진 성능 측면에서, D180 엔진 기반 모델들의 0-100km 가속은 9.3초 정도로, 충분히 여유롭지만 자극적이지는 않은 수준이다. 처음 시동을 걸면 디젤 엔진의 존재감이 다소 느껴지지만, 엔트리 급일지라도 럭셔리 브랜드에 걸맞는 수준으로 잘 정제된 진동과 소음 수준을 보여 주며, 체감적으로는 이전 세대보다는 꽤 훌륭해진 느낌이다.

다양한 주행 모드 중 일반적인 온로드에서 사용해볼만 한 것은 컴포트와 에코 모드인데, 에코 모드는 연비를 위해 급가속 등에서 시스템이 꽤 많이 간섭한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주행 상황에 대응하는 컴포트 모드에서도, 초반 출발에서는 차량이 좀 무겁게 느껴진다. 이는 9단 자동변속기가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최대한 회전수를 낮게 잡기 때문으로, 최대토크가 나오는 영역까지도 회전수가 오르지 않아 조금은 움직임이 둔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물론 악셀을 조금 세게 밟거나, 변속기를 스포츠 모드에 놓으면 이 최대토크 영역을 활용해, 기대에 부합하는 수준의 성능을 느낄 수 있다.

일반적인 고속도로, 고속화도로의 진행 속도인 100km/h 전후에서 엔진 회전수는 1,500rpm 정도에 머무르며, 이 때 정숙성 측면은 무난하다. 전륜 맥퍼슨 스트럿과 후륜 인테그럴 멀티링크 구성의 서스펜션은 조금 단단한 느낌을 주면서도 노면의 큰 충격은 부드럽게 넘기고, 작은 충격들은 어느 정도 살려 올려서 주행 감성 측면도 어느 정도 살리는 모습이다. 코너링에서는 탄탄한 느낌의 서스펜션이 좌우 움직임도 잘 잡아주고, AWD와 토크 벡터링 시스템 덕분에 기대 이상의 코너링 실력이 나오기도 했다.

▲ 연비 향상은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보다는, 차량 제어 시스템 전반의 최적화가 만들어내는 느낌이다

올 뉴 레인지로버 이보크의 파워트레인에서 특징 중 하나로 꼽히는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기술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하이브리드 구동보다는 더 적은 배터리 부담으로 구현하는 소극적인 전동화 전략이다. 그리고 엔진의 스톱/스타트 시스템과 함께 서행이나 정차시 엔진 가동 시간을 줄여 연비와 배출가스 절감 등에 도움을 주는 방식이다. 사실, 시승 환경에서는 이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그리 인상적으로 와 닿지는 않았는데, 시속 17km 이하의 정차 직전에서부터 시동이 꺼지는 모습은 인상적이었지만, 이를 그리 오래 유지하는 편은 아니었다. 이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그 자체의 의미보다는 엔진 스톱/스타트 시스템의 보조 정도로 인식하는 편이 더 정확할 수도 있겠다.

안전 사양에서는 능동적으로 개입하는 차선 유지 어시스트와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사각지대의 주행 중인 차량을 알려 주는 사각지대 어시스트 기능 등 다양한 기능들이 적용되었다. 그리고 올 뉴 레인지로버 이보크는 차선 유지 어시스트를 켜고 달릴 때, 단지 인식된 차선만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차량이 차선 한 쪽에 치우쳐 있을 때 측후방에서 빠르게 접근하는 차가 있으면 약간의 조향 간섭으로 차를 차선 중앙이나 반대편으로 옮겨 사고의 가능성을 줄이는 모습도 보였다. 물론 시승 환경의 특성상 지속적인 차선 유지 여부는 확신할 수 없었으니, 어느 정도 반자율주행이 가능한 수준의 시스템이지만 실제 환경에서는 이를 무리해서 확인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

차량의 다양한 기능을 제어하는 데 있어, 터치 프로 듀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적응 시간이 거의 필요 없이 대부분의 기능에 접근할 수 있는 편의성을 제공하며, 내비게이션과 차량 주행 정보, 오디오 등의 다양한 정보를 한 번에 확인하고 빠르게 전환할 수 있다. 하지만 다소 아쉬운 점이라면 아날로그 다이얼의 조작감이 명확하지 않고, 몇몇 기능들에서 시스템의 반응이 꽤 느리다는 점 정도를 꼽을 수 있겠다. 하지만 터치 프로 듀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국내 환경에서 강점을 가지는 SK텔레콤의 ‘T 맵’을 사용하고, 모바일 디바이스들과 강력한 연결성을 가지고 있어, 이를 통한 편의성 측면은 꽤 높게 평가할 만 하다.

▲ 새로운 이보크는 ‘개척자’의 깃발을 든 브랜드의 당찬 새 막내 같은 느낌이다

랜드로버와 레인지로버에 있어 ‘이보크’는 레인지로버 브랜드의 엔트리 모델이자 주요 볼륨 모델이지만, 단지 그 정도의 의미만을 가지지는 않는다. 이보크의 등장은 레인지로버가 ‘차종’에서 ‘브랜드’로 올라서는 계기를 만들었고, 이보크의 디자인은 이후 레인지로버를 넘어 랜드로버의 SUV들에도 다양한 형태로 적용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에 레인지로버에 있어 ‘이보크’는 단순한 엔트리 모델이 아니라, 가장 젊은 감성의 모델로 과감하게 새로운 기술과 변화를 수용할 수 있는 존재이기도 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의미에서, 새로운 ‘올 뉴 레인지로버 이보크’는 여러 가지로 기대 이상의 과감한 변화를 확인할 수 있었다. 디자인 측면에서는 기존의 강렬한 디자인적 특징을 이어받으면서 조금 앞서 선보인 ‘레인지로버 벨라’에서 선보인 브랜드의 새로운 디자인 코드들이 많이 반영되었지만, 기술적인 측면에서는 파워트레인이나 안전, 편의 사양 등에서 여러 가지 ‘브랜드 최신, 최초의 기술’들이 적용됨으로써 향후 레인지로버 브랜드의 차세대 신차들에 적용될 변화의 방향을 제시하는 모습이다. 여러 모로, 현재 새로운 이보크는 단지 ‘새로운 엔트리 모델’이 아닌, ‘가장 앞선 기술의 레인지로버 패밀리’라 할 만하다.

개인적으로는, 기존 이보크에 대해서 ‘파격적인 디자인을 가진 럭셔리 브랜드의 엔트리 모델’ 이었고, 럭셔리 브랜드와 엔트리 모델의 경합에서 엔트리 모델의 의미가 좀 더 강하게 풍기는, 썩 눈에 차지 않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새로운 ‘올 뉴 레인지로버 이보크’는 좀 더 럭셔리 브랜드에 걸맞는 모습으로 완성도를 높이고, 최신 기술을 통해 브랜드 안에서도 차별화된 위치를 찾아 가는 모습이다. 이제는 이보크가 정말 ‘럭셔리 브랜드의 입문’의 의미가 아니라, 개성과 고급스러움을 모두 갖춘 ‘럭셔리 브랜드의 일원’에 가까이 가지 않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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