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큰 혁신을 보여준 건 바로 이전 2016 버전. 2016 버전이 정말 인상 깊었던 점은, 드디어 플레이스테이션 4 콘솔의 잠재력을 무난히 이끌어내는 기술적인 개가를 이룬 점 때문이었다. 비주얼 적인 측면에서 전작들을 압도하는 면모를 보이면서, 동시에 카메라 앵글이나 오브젝트 모션 등에서 전에 없던 생동감을 이뤄냈다. 때문에, 2016 버전에서 이 이상이 가능할까 싶었던 것도 사실.
그런데 2016 버전은 그냥 비주얼적인 측면에서만 혁신을 완성한 게 아니었다. 마스터 리그가 재편성되면서, 그냥 매니지먼트 만으로도 몇 년은 갖고 놀 수 있는 그런 게임으로 게임 볼륨을 극대화시켰다. 전설의 '풋볼 매니저' 까지는 아니더라도, 유럽 리그를 선호하는 팬이라면 취향을 저격하는 제대로 된 게임 시스템이 뭔지를 보여준다. 아케이드 스타일의 게임 플레이만 아니라, 축구의 모든 것을 담아냈다.
▲ 시스템적인 측면은 2016 연식에서 거의 완성. 2017은 일종의 마이너 업데이트 수준의 보강.
2017 버전은 2016 버전의 개가를 계승하면서, 그 와중에 소소하게 완성도를 높이는데 주력한 모습이다. 여전히 빈약한 라이센스 확보로 리그에서 넘버원이거나 동아시아 인기팀 한 둘 정도 더해진 게 아니라면 제대로 나오는 걸 보기 힘든 건 여전. 특히 게임 표지를 장식하는 스페인 라 리가 기준으로 보면 MSN의 FC 바르셀로나와 같은 동네 팀은 어디랑 전속 상태인 더비 상대 AT 마드리드 정도만 보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예로부터 유저 에디트 데이터 컨버전이 꽤 중요한 형편인 게 언제부터인가 시리즈의 전통이 되어가고 있다. 그나마 2016 버전이 게임 외적으로 원성 받던 이 부분의 불편함이 2017 버전에서는 개선되긴 했는데. 어차피 로스터 보고 인고의 세월 보내야 되는 건 마찬가지. 특히 이적 시장이 묘하게 리얼리티를 강화하면서 대충 막할 것이 아니라면 손 갈 부분이 허다하다.
업계 1위작이 라이센스를 싹쓸이한 가운데, 그나마 UEFA 때에는 다 살아나는 게 신기할 지경이다. 다행스러운 점은, 유럽 각국 리그를 미세하게 섭렵하는 리그 팬이 아니라면, 대부분의 유저들은 UEFA 수준에서 멈춘다는 점 정도. 월드컵에 비견되는 축구의 정수는 제대로 즐길 수 있으니 다행이다. 특히, 2017 버전은 그래픽이나 시스템 측면에서 역대 최고의 완성도를 보이니 플레이 만족도도 상당하다.
▲ 특정 팀 외에, 팀과 선수 이름이 좀 이상해보이면... 근성으로 올바름을 실천해야 된다.
한국 유저들에게야 '위닝 일레븐'이든 '프로 에볼루션 사커'든 별 상관이 없겠지만, 2016과 2017 버전의 차이는 게임 플레이에 상관이 있다. 스타일 적인 측면에서 약간은 한국적이랄까, 한방 성향이 강해진 게 2017 버전. 티티카카까지는 아니어도, 찔러주는 건 2016 버전이라는 게 대체로 정리되는 의견이다. 2016 버전의 생명력 연장인지, 아니면 2017 버전으로 다른 스타일로 플레이하던지 약간의 선택지는 있달까.
단지 현재 이 게임은 '위닝 일레븐'을 부제로 달고 있긴 하지만, 현재로선 해설 더빙이 영어로만 지원되어서 '프로 에볼루션 사커'라고 봄이 타당한 상태. 어차피 메뉴만 달랑 한글 자막이고 주요한 건 다 영어로 나오는 게임에서 차라리 일관된 게 아니냐 싶지만, PS2 시절부터 특유의 발음에 친숙한 사람이라면 무언가 허전한 마음 금할 길이 없다. 그나마 일본어 해설이 DLC로 나온다고는 하니, 좀 기다려 볼 부분.
분명 2016 버전에 비해서 나아진 측면이 떡하니 보이나, 완성도 측면에서는 갸웃거릴 부분이 몇 있다. 언제부터인가 융합되어 온 '위닝 일레븐 X 프로 에볼루션 사커'라는 두 브랜드가 퓨전을 하다 만 그런 느낌? 언젠가는 합쳐지거나, 이도저도 아니면 둘 다 사라지는 거 아니냐 하는 게 걱정꺼리겠다. 일단 현재로선 이 부분이 과도기적으로 보이는 가운데, 결정은 내후년 이후로 넘어가는 듯 싶다.
▲ 업계 1위작의 라이센스 싹쓸이로 인해, 이젠 UEFA와 특정클럽 팬 디스크로 보일 지경.
전체이용가 / 평점 : 9점(10점 만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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