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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 구글플레이 인디 게임 페스티벌 Top 3 #1 반지하게임즈의 ‘서울2033: 후원자’

기사입력 : 2019년 09월 20일 22시 59분
ACROFAN=김보라 | bora.kim@acrofan.com | SNS
구글플레이는 2016년 구글플레이 인디 게임 페스티벌을 처음 한국에서 개최한 이후로 매년 관심을 집중시키며 올해 4회째 구글플레이 인디 게임 페스티벌 2019를 성료했다. 말 그대로 앞으로 대한민국 게임 산업의 차세대 주역이 될 인디 게임 개발사를 발굴하고 성공을 거둘 수 있도록 지원하는 행사로서 미국, 브라질, 영국, 일본 등으로 프로그램이 확산되고 있다.

올해에는 지난 6월 개최됐던 구글플레이 인디 게임 페스티벌 2019에서 반지하게임즈의 ‘서울2033: 후원자’, 스튜디오 냅의 ‘카툰 크래프트’, 핸드메이드 게임의 ‘룸즈: 장난감 장인의 저택’이 Top 3에 선정됐다.

먼저 소개할 게임은 로스쿨 학생이 기획한 텍스트 어드벤처 게임, 반지하게임즈의 ‘서울2033: 후원자’다. 반지하게임즈는 고등학교 친구 세 명이 기획, 개발, 디자인을 각각 맡고 있으며 매주 토요일마다 게임을 개발하고 있다. 독창적인 아이디어로 세상에 없는 게임을 선보이는 것을 목표로 삼고 ‘아류로 성공할 바에는 오리지날로 망하자’라는 모토로 반지하게임즈만의 게임 철학과 감성을 담은 작품을 만들고 있다. 이번에 Top 3에 선정된 ‘서울2033: 후원자’ 외에도 ‘허언증 소개팅’, ‘중고로운 평화나라’ 등 일상 생활에서 착안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반지하게임즈만의 독특한 감성을 가진 게임을 출시했다.

▲ 게임 시작 시 ‘이야기꾼’이 이야기를 들려주며 시작한다. 이 ‘이야기꾼은’ 계속해서 세계관과 상황, 정보 등을 서술해주며 게임이 진행된다.

‘서울2033: 후원자’는 ‘포스트 아포칼립스’를 테마로 핵전쟁으로 폐허가 된 서울에서 살아남는 생존 텍스트 어드벤처 게임이다. 보드게임과 텍스트 워드 게임에서 아이디어를 착안해 독특한 스토리 구조를 지닌 텍스트 형태의 게임으로, 실제로 책을 읽는 듯한 UI를 통해 누구나 게임을 켜자 마자 쉽고 간편하게 즐길 수 있다. 또한 시각장애인도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스크린리더와 보이스오버 접근성도 적용됐다.

게임을 시작하면 흰 바탕화면에 까만 글씨가 흐른다. 기본적으로 글씨에 타이핑 효과가 적용되어 있어 글이 물 흐르듯 하지만 효과를 없애면 터치 한 번으로 전체 글을 띄울 수 있다. 핵전쟁이 끝난 후에 태어나 현재 18살을 맞이한 주인공이 되어 세계관에 대한 설명을 통해 프롤로그를 마치면, 마을에서 서울로 향해 그 곳에서 벌어지는 스토리들을 잘 읽고 선택지를 택하는 방식이다.

화면 상단 왼쪽 메뉴바에는 타이핑 효과를 끄고 켤 수 있는 버튼과 일일 퀘스트를 통해 쿠키를 얻을 수 있는 안내창, 게임 개발자들의 소개가 간략하게 들어있다. 오른쪽 상단에는 별 모양의 버튼이 있는데, 게임 내에서 스토리를 통해 얻게 되는 칭호를 ‘업적’으로 분류하여 자신이 획득한 업적이 어떤 것인지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업적의 하단에 나와 있는 죽은 횟수와 최대 페이지, 누적 쿠키 등을 확인 가능하다.

▲ 화면 상단 왼쪽 메뉴 바(좌측), 오른쪽 상단 별 버튼 내 업적(우측)

주인공은 서울에 도착해 알 수 없는 식물을 먹거나 도적떼, 사이비 종교, 미군 등 여러 사람과 사건을 만나게 된다. 게임을 통해 물건이나 능력을 얻은 주인공은 가지고 있는 능력치에 따라 같은 상황에서도 다른 결과를 도출해내기 때문에 스토리형 게임임에도 같은 질문에 같은 답이 아니라는 재미를 선사한다. 예를 들어 사나운 개를 만난 상황에서 풀숲에 숨는 것을 택했을 경우, ‘은신술’ 능력이 있어 무사히 지나가기도 하고, 별다른 능력치가 없어 물리게 돼 체력을 잃기도 한다.

게임 화면 내 상단에는 체력, 멘탈, 돈이 자리잡고 있다. 모두 3단계로 나뉘어져 있으며 체력이나 멘탈이 바닥날 경우 주인공이 죽어 버리기 때문에 게임을 다시 시작해야 한다. 이 세 가지 또한 주인공이 게임을 통해 얻은 것으로 충족되거나 혹은 잃어버리기도 한다. 구조 자체는 굉장히 단순하지만 스토리가 탄탄하고 선택지에 따라 여러 방향으로 흘러가기 때문에 늘어지지 않는다.

정말 책을 읽는 듯한 느낌을 강조했다는 이유원 대표의 뜻대로 ‘서울2033: 후원자’라는 책을 읽는 듯하지만, 이 책이 살아 있어 스토리를 자꾸 바꿔버리고 끝맺음도 달라지는 마법의 책처럼 느껴진다. 핵전쟁 후 변해버린 환경들은 판타지 요소가 가미되어 있어 소재에 관심이 있다면 쉽게 흥미를 가지고 플레이할 수 있다. 보통 게임이라면 적군과 싸우고, 스테이지를 클리어하거나 레벨 업 하는 등 점점 진화하는 형태가 많아 순간적인 집중과 스트레스가 쌓이는 때가 있을 텐데 ‘서울2033: 후원자’는 쭉 책을 읽는 기분이기 때문에 편안하지만 오래도록 게임을 즐길 수 있다.

하지만 아쉬운 점은 다양한 연령대의 유저를 받아들이기 위해 글씨 크기를 조절하거나, 타이핑 효과의 속도를 조절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든다. 타이핑 효과의 속도가 빨라 저도 모르게 눈이 글자를 쫓아가 순간적인 피로감을 느끼기도 했기에 효과 없이 플레이하는 경우도 종종 있을 법했다. 또한 휴대폰으로 텍스트를 보기 힘들거나 긴 텍스트를 꺼리는 취향의 유저는 흥미를 가지기 어려워 보인다는 점도 있다. 글자나 문장 부호 등의 자잘한 오타와 맞춤법은 게임 몰입도에 있어서 큰 방해가 되지는 않았다.

한편, 구글플레이 인디 게임 페스티벌에서 Top 3에 선정된 반지하게임즈의 ‘서울2033: 후원자’는 구글플레이에서 1,100원에 구입할 수 있으며, 무료 버전 ‘서울2033’과 ‘서울2033’의 단편 프리퀄 ‘서울2033: 유시진’은 3,900원에 구입할 수 있다.

▲ 체력이나 멘탈이 바닥날 경우 주인공이 죽어 버리기 때문에 게임을 다시 시작해야 한다. 이 때 게임 내에서 ‘의료용 나노 머신’을 얻은 상태라면 한 번 부활할 수 있다.

만 3세 이상 이용가 / 평점 9점 (10점 만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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