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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럼 - 2020년을 맞아, 이제는 작별해야 할 2010년의 유산들

기사입력 : 2020년 01월 13일 21시 41분
ACROFAN=권용만 | yongman.kwon@acrofan.com SNS
지난 한 해를 보내고 새로운 해를 맞는 것은 매년 반복해서 일어나는 일이고, 사실 새 해라는 것은 하루하루가 쌓여서 만들어지는 결과이자, 단지 새로운 아침의 반복 중 하나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는 것일 뿐일런지도 모른다. 덕분에, 희망찬 새 해의 아침은 그 전 해의 마지막날과 다르게 천지개벽이 일어나는 일도 없고, 올해는 10년만에 연도 표기의 십 단위 숫자가 하나 바뀌는 해이지만, 달라지는 건 그 뿐일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여러 가지 의미로 먼 미래의 상징이었던 ‘2020년’의 도래는, 여러 가지로 지난 10년과, 앞으로의 10년을 생각하게 되는 계기를 만드는 상징적인 의미도 있다.

이제는 생활의 기반이 된 PC의 IT 환경에서도, 새로운 2020년은 특별한 ‘세대교체’의 계기다. 당장 며칠 뒤면 큰 아쉬움 없이 10년을 이어져 온 ‘윈도우 7’의 연장 지원이 종료되는 것이 가장 큰 변화일 것이며, 이와 함께 마이크로소프트와 한글과컴퓨터 모두 자사의 2010년식 오피스의 연장 지원을 2020년을 계기로 종료 예정이거나 종료한다. 특히 윈도우 7의 연장 지원 종료는 지난 2014년의 윈도우 XP 지원 종료 이후 6년 만에 다가온 큰 변화의 계기인데, 그래도 한 번 겪은 일이라 그런지 그 때보다는 좀 더 차분한 분위기로 전환의 시기를 마주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시기가 올 때마다, 디지털 자산의 ‘영속성’ 측면을 다시금 의심하는 계기가 된다. 디지털 환경 또한 꾸준하게 변하고, 많은 디지털 자산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그 가치가 사라지는 것을 보고는 한다. 또한 디지털 데이터 또한 일정 시기마다 변화에 맞춰서 확인하지 않으면, 어느 순간에는 데이터는 있지만 이를 사용할 수 없는 상황에 빠지기도 한다. 바야흐로, 디지털 시대의 보존이란 단지 쌓아두는 것이 능사가 아닌 것이며, 우리 모두가 이러한 부분들에 대해 지난 10년간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10년을 준비하기 위한 특별한 시기를 마주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 이제 출시 10년을 맞은 윈도우 7은 공식 연장 지원의 종료를 앞두고 있다

2020년을 맞아 이별을 준비해야 할(?) 2010년대의 유산 중 가장 먼저 이별의 시기를 마주하는 것은,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 익숙한 ‘윈도우 7’이다. 2009년 10월 일반 사용자들에 처음 선보인 윈도우 7은 이제 출시 이후 10년을 맞아, 서비스팩 1 버전의 연장 지원이 2020년 1월 14일로 종료된다. 이와 함께, 윈도우 서버 2008, 2008 R2, 이들 운영체제에 포함된 인터넷 익스플로러 9, 11 버전의 지원도 함께 종료된다. 이에, 아직 이들 운영체제를 사용하고 있다면 최대한 서둘러 새로운 운영체제로의 이전 계획을 세우는 것이 추천된다.

물론, 이 지원 종료가 당장의 ‘사용 불가능’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지원 종료일인 1월 14일 이후에도 기존의 윈도우 7은 대부분 큰 문제없이 당분간 사용할 수 있을 것이고, 기존의 안티바이러스와 방화벽 소프트웨어들로 취약점을 막으면서 사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미 윈도우 7을 사용하는 낡은 PC를 계속 사용하는 것을 고집하는 것은 여러 가지로 의미 없는 일이 되어 가고 있으며, 향후 지속 가능한 방법도 아니다. 이미 7세대 코어 프로세서 이후의 PC들에서는 윈도우 7을 공식적으로 지원하지 않아, 새로운 PC를 구입하면 이 윈도우 7은 더 이상 사용이 어렵다. 이에 지금 윈도우 7을 사용하는 구형 PC들은 아예 새로운 PC 구매를 생각해야 할 시점이기도 하다.

윈도우 7의 공식적인 지원 종료 이후 현실적으로 완전한 ‘퇴출’에 이르는 길은 이미 앞서 지원이 종료된 윈도우 XP, 비스타의 길을 그대로 따를 것으로 보인다. 당장 몇 달에서 1년 정도까지는 별 문제가 없다고 느낄 수 있겠지만, 조만간 웹브라우저를 비롯해 많은 상용, 오픈 소프트웨어들이 윈도우 7의 지원을 끊을 것이다. 이 중 가장 크게 다가올 변화가 최신 웹브라우저의 지원 종료일 것인데, 이에 따라 윈도우 7 기반 PC에서는 현실적으로 웹에 접속하기 어렵게 될 것이다. 이 와중에 대응할 수 없는 제로데이 취약점 공격이나 랜섬웨어 같은 것이 한 번 더 유행하면, 윈도우 7의 남은 수명은 더욱 짧아질 것이고, 결국에는 폐쇄망의 특수 장비 등에서만 제한적으로 사용되면서 대중의 관심에서는 완전히 멀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최신 PC에서 여러 가지 ‘트릭’으로 윈도우 7을 고집하는 것보다는, 윈도우 10을 사용하는 것이 제 성능을 모두 발휘하는 데 유리하다. 현재 최신 PC에서는 10년도 더 전의 환경을 기준으로 만들어진 윈도우 7에 비해, 최신 하드웨어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윈도우 10 기반 환경에서 성능이 훨씬 잘 나온다. 또한 최신 그래픽카드에서 지원되고, 게임들에서 활용되는 DirectX 12도 윈도우 10 이후부터 사용할 수 있는 만큼, 게이밍 환경에서도 윈도우 10은 이제 반드시 가야 할 플랫폼이다. 무엇보다, 윈도우 7의 지원 종료 이후에는 그래픽카드들의 최신 드라이버 지원에서도 조만간 윈도우 7이 제외될 확률이 높고, 앞으로 나올 그래픽카드들도 윈도우 7 지원은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렵다.

▲ 현재 가장 현실적인 업그레이드 행선지는 ‘윈도우 10’이다 (자료제공: Microsoft.com)

현실적으로 윈도우 7의 업그레이드 행선지는 윈도우 10이 될 것이다. 그리고 윈도우 10은 공식적으로 출시 이후 1년간 윈도우 7, 8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무료 업그레이드 프로모션을 진행한 바 있고, 이 때 업그레이드한 사용자들은 향후에도 윈도우 10을 사용할 수 있다. 이 당시의 업그레이드 정책으로는, 업그레이드한 해당 PC에서만 업그레이드된 윈도우 10 라이선스가 유효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향후 윈도우 10의 라이선스 관리가 마이크로소프트 계정에 통합되면서, 윈도우 7의 ‘처음 사용자’ 버전을 업그레이드한 경우에는 향후 하드웨어 교체에서도 마이크로소프트 계정에 로그인해 해당 라이선스를 교체된 하드웨어에 연결할 수 있게 되었다.

한편, 이 윈도우 10의 업그레이드 프로모션은 공식적으로 2016년 7월까지 한시적으로 진행되었지만, 개인적인 사용에서는 그 이후에도 다양한 경로에서 최근까지 업그레이드가 가능한 모습이다. 방법은 크게 두 가지인데, 기존의 윈도우 7 라이선스 키를 윈도우 10 설치나 인증시에 그대로 입력하는 방법이나, 혹은 기존 윈도우 7 설치 상태 위에서 윈도우 10의 업그레이드를 진행하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두 가지 방법 모두 최근까지 동작함을 확인했는데, 덕분에 윈도우 7 출시 시절 구입했던 1세대 코어 프로세서 기반 노트북은 윈도우 10으로 업데이트해 약간의 생명 연장을 얻기도 했다.

하지만, 여러 모로 윈도우 10으로의 업그레이드를 위한 가장 확실하고 편리한 길은, 윈도우 10 환경을 위한 새로운 PC를 장만하는 것이다. 특히 절전 모드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노트북 같은 경우에는, 시스템 구성부터 윈도우 10에 최적화된 최신 노트북이 제공하는 사용자 경험은 그 이전의 노트북들과 사뭇 다르게 느껴질 것이다. 또한 윈도우 10에 맞게 구성된 PC들은 이전의 윈도우 PC들보다도 문제를 덜 일으킨다. 바이러스나 보안 취약점에 대한 대비도 운영체제에 포함된 ‘윈도우 디펜더’ 덕분에, 기본적으로는 아무 대비도 없는 윈도우 7보다는 더 나은 모습이다.

물론 기업 환경에서는 ‘윈도우 10’ 환경으로의 전환에 고려해야 될 점이 더 많아질 것이다. 당장 운영체제의 라이선스 전환에 대한 비용은 물론, 업무 환경 전반에서의 호환성에 대한 검증과 필요에 따른 업그레이드가 필요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 운영체제의 라이선스 전환에 대한 비용을 가장 편리하게 해결하는 방법 중 하나가, 새로운 운영체제를 기본 탑재한 새로운 PC를 구입하는 것이고, 최근 PC 프로세서 수급 문제의 원인 중 하나도 이러한 기업용 PC의 전환 수요 증가이기도 하다. 물론 자체 인트라넷 시스템을 갖춘 대규모 조직에서는 단지 PC 교체만으로 끝나지 않을 것인데, 그래도 6년 전보다는 지금의 상황이 여러 모로 더 낙관적인 모습이다.

▲ 윈도우 서버 2008도 지원 종료를 앞두고 있고, SQL Server 2008은 이미 종료가 끝났다 (자료제공: Microsoft.com)

아무래도 당장 많은 사람들이 직접 쓰고, 써 본 윈도우 7의 지원 종료가 많은 주목을 끌지만, 그 이상으로 진지하게 바라봐야 될 것이 윈도우 서버 2008 제품군의 지원 종료다. 아무래도 클라이언트 단의 보안 관련 대비와, 서버 단의 보안 관련 대비는 그 무게감이 다르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리고 이 시절의 운영체제와 환경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면 또 다른 큰 과제는, 이미 2019년 7월 9일자로 기술 지원이 종료된 ‘SQL Server 2008’ 시리즈들의 마이그레이션일 것이다. 잘 돌아가는 시스템은 건들지 않는 것이라고 하지만, 잘 돌아가는 것처럼 보이다가도 막을 수도 있었을 사건 사고가 터지면 되돌릴 수 없는 결과가 될 수도 있다.

물론 기업의 경우에는 이러한 당장의 어려움을 ‘비용’으로 해결하는 연장 지원 옵션이 존재하긴 한다. 하지만 기간이 지날수록 추가 비용이 붙고, 사용할 수 있는 기간도 한계가 있기 때문에 시간을 벌기 위한 방법 정도로 접근해야 할 것이다. 또한 오래된 서버와 애플리케이션을 유지하는 것은 운영 비용과 효율 측면에서도 최신 환경에 비해 크게 떨어지며, 오래된 소프트웨어 환경을 최신 서버에서 운영하는 것도 그리 높은 효율을 기대할 수 없다. 예를 들면, 5년 된 서버를 단순히 서버 교체만 할 경우에는 성능 향상이 몇 배 정도지만, OS와 SQL Server까지 모두 바꾸면 성능 향상은 수십 배에 이르게 된다. 이에 아무리 늦어도 10년에 한 번 정도는 완전히 새로운 환경으로 이전하는 것이, 운영 비용과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이다.

기업이나 대규모 조직의 업무용 애플리케이션을 위한 기반 환경은 꼭 윈도우 서버로 가지 않을 수도 있고, 최근에는 기술 지원 옵션을 포함하는 엔터프라이즈 급 리눅스 환경도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또한 이런 환경 이전에 대한 고민 자체를 없애 버릴 수 있는 모델이 구독형 모델과 클라우드 환경이며, 이러한 모델들은 2020년이라는 특별한 전환기를 맞아, 이제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자리를 잡고 본격적으로 확산될 것으로도 기대된다. 무엇보다, 기업 등의 대규모 조직에 있어 2020년대는, IT 또한 한번 셋업하면 수십 년 쓰는 것이 아니라, 주기적으로 ‘지속적인 변화’를 고려해야 하는 소비형 모델이라는 것으로 인식이 변화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

기업과 대규모 조직에서의 클라이언트 업무 환경에서 사용되는 ‘오피스’ 또한 2010년대의 유산을 탈피할 시기가 왔다. 한컴오피스는 2010 시리즈의 공식 지원이 2019년까지였고, 마이크로소프트의 오피스 2010의 지원 종료는 2020년 10월 13일 예정이다. 그리고 이들 오피스 스위트 또한 현재의 주력 모델은 ‘구독형’으로, 향후 업그레이드 시의 라이선스 문제를 가장 깔끔하게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의 영구 사용형 설치 모델과 구독형 모델의 경제적 효과를 비교할 때, 한 사람이 여러 대의 디바이스를 쓰는 등 상황에 따라서는 구독형 모델이 장기간의 사용에서도 더 유리한 경우도 흔히 찾아볼 수 있다.

▲ 오랜 기간 함께 했지만, 이제는 추억 속으로 보내줄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윈도우 7에서 10으로의 업그레이드를 앞두고 또 다시금 들리는 목소리로 ‘익숙한 게 편하다’와 ‘지금도 괜찮은데 왜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하느냐’가 있다. 이는 스마트폰 등 모바일 사용자들이 ‘왜 최신 OS 업데이트가 늦느냐’는 것과는 정 반대의 성향으로 보이기도 한데, PC에는 좀 더 변함없는 보수적인 환경을, 모바일에는 더 큰 변화를 바라는 환경을 요구하는 양면성이 보이는 부분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그리고 이미 지나온 10년이라는 세월과 그 동안 보아 왔던 변화를 생각하면, 이제는 어떤 이유에서든 새로운 시대로의 변화를 더 이상 피할 수도 없고, 피해서도 안 될 것 같다.

물론, 새로운 10년을 위한 대전환기를 맞아 전혀 다른 ‘제 3의 길’로의 여정도 지난 10년 전보다는 훨씬 매력적인 모습을 갖췄다. 이제 리눅스 기반 데스크톱 환경도 일상에서의 대부분의 용도에서 대안으로 고려해볼 수 있을 정도가 되었고, 리눅스 기반 서버 환경은 클라우드와 컨테이너 시대에 완전한 ‘대세’로 확고히 자리잡고 있고, 오픈소스 커뮤니티 기반의 소프트웨어들도 주요 상용 소프트웨어의 대안으로 거론 가능할 수준까지 왔다. 물론 익숙한 길에서 벗어나는 데는 용기와 의지, 노력이 필요하지만, 앞으로의 10년은 이 새로운 길에 좀 더 희망적인 분위기가 생길 것으로도 기대된다.

그리고, 2010년대의 유산(?)인 윈도우 7과 오피스 2010 등의 지원 종료와 전환은, 향후의 IT 소비에 대한 인식에도 변화를 줄 계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 특히, 이제 소프트웨어는 한 번 사면 영원히 쓰는 게 아니고 적절한 시기에 업그레이드가 필요한 존재이며, 이 업그레이드 주기까지의 총소유비용을 따졌을 때 구독형 모델이 영구 사용 모델보다 더 경제적일 수도 있다는 것이 본격적으로 대두될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여러 모로 현대적인 작업에는 최신 하드웨어와 최신 플랫폼, 최신 소프트웨어의 조합이 유리하며, 오래된 환경을 계속 고집스럽게 유지하는 것은 오히려 더 비효율적인, 손해가 될 수도 있다는 점 또한 잊지 말아야 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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