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서밋의 대표 메시지처럼, 오픈스택은 이제 클라우드 인프라를 위한 표준 규격의 위치에서 세상을 움직이는 기반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미 IT 이외에도 제조업과 금융, 통신과 전력 등 기간산업 등에까지 인프라의 기반에 오픈스택이 있으며, 하이퍼커넥티드 시대를 뒷받침하는 클라우드 인프라 또한 오픈스택을 기반으로 한다. 이에 이번 서밋에서 강조된, 멀티 클라우드 시대의 상호운용성 측면 또한 이번 서밋에서의 중요한 키워드로 주저 없이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오픈스택 프로젝트 전반의 움직임 또한 긴 호흡에서 보면 매 서밋과 릴리즈마다 조금씩 방향을 바꾸어 가는 모습이다. 알파벳 순으로 붙는 메이저 릴리즈는 이제 14번째, N에 다다랐고, 별 상관은 없을 수 있지만 알파벳 배열을 생각해 보면 이제는 초기의 치열함을 넘어 안정화와 내실을 다져나갈 시기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 시점에서 현재 오픈스택이 내세운 ‘상호호환성’과 ‘사용자경험 향상’이란 과제는, 눈에 잘 보이지는 않지만 다음 단계로 가기 위해 반드시 필요했던 부분이다.
▲ 현재의 위치는 오픈스택이 세계를 움직이고, 세계가 오픈스택을 움직이는 상호작용의 결과다
최근 오픈스택 사용자들 대상의 조사 결과에서는 여러 가지 긍정적인 요소들이 나오고 있다. 실제 업무 환경에 오픈스택 기반 환경을 사용한다는 응답은 이전보다 늘어, 이제 70%를 넘긴 것으로 알려지고 있고, 통신 사업자들도 NFV 환경으로의 전환에 있어 오픈스택을 중요한 기술로 주목하고 있다. 특히 이번 서밋에서는 오픈스택 기반에서 고가용성 모바일 인프라를 구현, 시연하면서 이 부분에 대한 오픈스택의 가능성과 발전상을 소개하기도 했다.
최근 조사 결과에서 보인 실무 환경에서 오픈스택 기반 환경의 채택이 70%가 넘었다는 것은, 사실 기능적인 구성 측면에서는 이미 충분히 완성되었다는 것을 반영하기도 한다. 가장 최근의 조사 결과에서 가장 많이 활용되는 버전은 1년 전의 Kilo, Liberty 정도로, 이를 기반으로 개발과 테스트를 거쳐 점진적으로 도입되는 과정을 고려할 때,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이 시점부터 이미 현재의 요구사항들은 대부분 만족시킬 수 있었다고 생각해도 될 것이다.
물론 6개월이라는 짧은 사이클을 가진 판올림에 피로감을 느끼는 사용자들 또한 분명히 존재하고, 어느 정도 안정화된 프로젝트라면 필연적으로 사용자들이 현실에 안주하면서 생기는 파편화 측면의 대비와 함께 지속적인 업그레이드 동력을 만들어 나가는 것도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런 측면에서 걱정되는 움직임은 안정화된 버전 기반의 롱 텀 릴리즈 지원 모델을 세운 업체들이 있겠고, 희망적인 부분은 최신 버전에서의 ‘상호운용성’ 측면을 꼽을 수 있겠다.
개인적으로는 이번 오픈스택 서밋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메시지로 이 ‘상호운용성’을 꼽고 싶다. 오픈스택에서의 상호운용성은 프로젝트 내부적으로 타 구성요소들과의 의존성, 과거 버전과의 호환성 측면과 함께 외부적으로는 오픈스택 기반의 타 환경과의 호환이나, 이종 환경들과의 호환 등을 모두 포함하고 있고, 이 중 외부적인 측면은 기조연설에서도 ‘멀티 클라우드’란 표현으로 강조된 바 있다. 그리고 이 메시지는 지금까지를 돌아보면 그 의미가 남다르게 느껴진다.
▲ VMware도 이제 이 움직임을 무시할 수 없었을 것이고, 사실 다른 업체들도 마찬가지다
이 ‘멀티 클라우드’의 메시지는 처음 들으면 ‘새삼스럽게’ 라고 느낄 수도 있지만, 지금까지를 되새겨보면 꽤나 큰 그림이자, 긴 여정임이 분명하다. 지금까지의 클라우드 구축 솔루션과 서비스들 중, 프라이빗과 퍼블릭 영역을 하나로 묶어 깔끔하게 워크로드를 이동, 관리할 수 있는 조합이 과연 얼마나 되었는지만 생각해도, 그 무게감은 무시할 수 없을 정도다. 이에, 이제서라도(?) 재단과 커뮤니티가 내, 외부 교통정리에 나선 부분은 꽤 중요한 의미를 둘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움직임과 관련, 2일차 기조연설의 퍼포먼스 ‘인터롭 챌린지’와 마켓플레이스 부스에서 눈을 끄는 참가업체로는 개인적으로는 VMware와 오라클을 꼽고 싶다. 이 두 업체는 오픈스택 이전부터 이런 아쉬운 부분들에 대해 나름대로 자체적인 해결책을 내 놓고, 독특한 자체 생태계를 형성해 온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오픈스택은 애플리케이션 레벨이고, 그들의 인프라 솔루션 위에서 돌아가는 게 놀랄 정도가 아닐 수도 있겠지만, 이들의 오픈스택 생태계를 향한 적극적인 손짓은 여러 가지로 격세지감을 느끼게도 한다.
물론 현재 논의되고 있는 강화된 상호운용성에 대응하는 릴리즈는 현재 시점에서 최대한 최신 버전이어야 할 것이고, 많이 돌아가 봐야 직전 버전 ‘미타카(Mitaka)’ 정도가 될 것이라는 소식도 있다. 그리고 이런 부분과 함께, 향후 점점 확장되어 갈 기능들에서 호환성 측면을 고려하면, 이 상호운용성 관련이 전체 생태계의 최신 버전 사용 흐름을 이끌어갈지, 아니면 반대로 생태계의 움직임이 오픈스택 버전업의 발목을 잡을지도 기대되는 부분이 있다.
▲ 저 GUI가 제대로 돌아가고 있다는 것에서(?) 첫 키노트부터 탄성이 나왔다
사용자 경험 측면에서는, 오픈스택 인프라를 관리하는 다양한 도구들의 완성도들이 분명히 보일 정도로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 눈에 들어온다. 웹 기반 그래픽 환경의 대시보드와 제어 기능들은 멀리 갈 것도 없이 딱 작년 이맘때만 생각해 봐도, 웹 기반 GUI로는 막상 할 게 별로 없었고 GUI에 CLI 콘솔을 넣어주지 않은 것이 불만사항이 될 정도였지만, 이제는 직접 손보지 않더라도 CLI 사용을 줄이고 나름 쓸 만한 수준을 보여준 것이 인상적이었다.
또한 이번 서밋에서는 그리 강조하지 않았지만, 이번 최신 릴리즈에서의 기능 향상도 여느 릴리즈에 못지 않게 컸고, 아쉬운 부분들을 빠르게 채워 나가고 있는 모습이다. 그리고 이번 서밋에서 강조된 ‘상호운용성’ 또한 일단 단일 도메인 레벨에서부터 쓸 만해져야 논할 가치가 생긴다는 것을 생각해 보면, 이제 오픈스택은 질풍노도의 도입기를 지나 어느 정도 숙성된, 안정화의 시기에 들어가고 있지 않나 하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이런 분위기들 덕분에, 이번 서밋에서 오픈스택은 새로운 비전보다는 현재까지의 ‘위치’를 더욱 강조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프로젝트가 어느 정도 단계에 올라서면 기술적인 측면에서의 선택보다는, 주위 환경과 지금까지의 ‘레퍼런스’를 보고 선택하는 경우가 크게 늘어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번 서밋에서 지나가는 소식처럼 언급했던 몇 가지 변화를 고려하면, 이번 서밋이 한 번쯤 지금까지의 숨가쁜 여정을 정리하고 가는 좋은 기회였을 수도 있다고 생각된다.
▲ 이번 서밋은 여러 가지로 한 시대를 마무리하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한편 새로운 로고와 함께 이번 서밋에서 예고된 변화로는, 앞으로는 전체 서밋에서 PTG(Project Teams Gathering)가 분리되어 개최된다는 점이 있겠다. 디자인 서밋에서 PTG가 분리됨으로써 다음 서밋에서는 디자인 서밋의 메인이 PTG에서 전략 수립으로 바뀌게 되고, 서밋은 향후 방향보다는 새 릴리즈 이후의 성과 소개 등에 집중하는 식으로 나누어질 것으로 예상되며, 오픈스택의 최신 버전 기반 상용 제품의 신제품 발표가 서밋 기간에 진행될 수도 있을 것 같다.
또한 향후 변화의 기조에 관리성과 사용자 경험 측면이 강조됨과 함께, 프로젝트 자체적으로도 사용자 경험과 보안 측면에서의 개발 테마 설정이 새롭게 추가되고, 사용자 경험의 관리를 위한 조직 변화와 보안 관련의 인증 획득 등의 움직임을 보인 것은, 이번 서밋을 통해 한 시대를 마무리하고 내년부터 새로운 단계로 들어가겠다는 의지가 엿보이는 부분이기도 하다. 어찌 보면 이번 서밋을 단순히 ‘되돌아보기’ 라고 하기에는 앞날을 위한 메시지들 또한 많았다.
이 외에도 이번 오픈스택 서밋에서 눈에 들어오는 부분이라면, 이 부분에서의 중국의 약진이다. 이번 서밋에서도 차이나 모바일과 99 클라우드가 새로운 골드멤버로 들어갔고, 오픈스택 기반의 통신망과 전략망 운영 성과 등의 성과를 내고 있으며, 유럽에서 열린 서밋에서 홈 어드밴티지(?) 를 극복하고 차이나 모바일이 어워드를 가지고 가기까지 했다. 이제 이 부분에서도 여러 모로 중국의 영향력은 아무리 고개를 돌리려 해도 보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은 느낌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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