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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공연계를 뒤흔들고 있는 최고의 화제작, 세종문화회관에서 아시아 초연으로 관객 만난다

기사입력 : 2024년 06월 17일 20시 25분
ACROFAN=Newswire | newswire@acrofan.com SNS
세종문화회관(사장 안호상)은 컨템퍼러리 시즌 '싱크 넥스트 24(Sync Next 24)'의 해외초청작으로 7월 18일부터 21일까지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연극 <블라인드 러너(Blind Runner)>를 선보인다. 수많은 경계를 넘나들며 동시대 예술의 최전선에서 활동하는 예술가들과 함께 해온 '싱크 넥스트(Sync Next)'가 시즌 3년차를 맞아 처음으로 선보이는 해외초청작으로, 이란을 비롯한 유럽의 현안을 작품에 담아내는 극작가 및 연출가 아미르 레자 쿠헤스타니(Amir Reza Koohestani)의 첫 내한 공연이다.

<블라인드 러너>의 연출과 극본을 맡은 아미르 레자 쿠헤스타니는 <유리잔 위에서 춤추다(Dance on Glasses)>(2001)로 국제적인 명성을 얻었고, 시간과 기억에 관한 3부작 - <타임로스(Timeloss)>, <청각(Hearing)>, <써머리스(Summerless)>를 통해 작품세계를 더욱 견고히 했다. ‘다큐멘터리 연극’임과 동시에 ‘연극화된 다큐멘터리 필름’으로도 일컬어지는 그의 작품은 주로 실화를 바탕으로 창작되어 텍스트 중심의 서사를 가지고, 간결한 무대에서 카메라를 통해 무대 위 실황이 스크린에 투영되는 특유의 연출방식으로 잘 알려져 있다.

<블라인드 러너>는 아미르 레자 쿠헤스타니가 이끄는 메르 시어터 그룹(Mehr Theatre Group)이 2023년 선보인 신작으로, 2023년 5월 ‘세계에서 가장 전위적이고 실험적인 예술 축제’로 독보적 명성을 얻고 있는 벨기에 쿤스텐 페스티벌(Kunstenfestivaldesarts)에서 초연되었다. 이후 베를린 페스티벌(독일), 누더존 공연예술 축제(네덜란드) 등에서 초청받아 공연되었으며, 특히 2024 베니스 비엔날레(이탈리아)에서는 전시 주제인 ‘Foreigners Everywhere’에 맞춰 진행되는 특별 기획공연 ‘Biennale Teatro 2024’ 의 프로그램으로 6월 20일, 21일 선보인다. 전 예술계가 주목하는 공연 프로그램을 서울에서 동시간대 만나볼 수 있는 기회인 셈이다.

이 작품은 2022년 9월, 이른바 ‘히잡 시위’라 불리우는 ‘마흐사 아미니 시위(Mahsa Amini protests)’의 시발점이 되었던 마흐사 아미니의 사망사건을 다룬 기자 닐루파 하메디(Niloofar Hamedi)와 남편의 실화를 모티프로 창작되었다. '여성, 삶, 자유'를 외치는 여성인권 운동으로 이어지며 당시 국내에서도 크게 주목받은 바 있다. 작품은 또한 영국-프랑스 해저 터널(채널 터널, Channel Tunnel)을 소재로 하여 유럽으로 집단 망명을 시도하는 이민자 행렬에 주목한다. 아미르 레자 쿠헤스타니는 “이란의 여성 인권 운동, 그리고 유럽 이민자들에 대한 이해가 있다면 작품 감상에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블라인드 러너>는 페르시아어로 공연되며 한국어 자막이 제공된다. 7월 19일(금) 공연 종료 후에는 연출가 아미르 레자 쿠헤스타니와 작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관객과의 대화’가, 7월 20일(토) 공연 종료 후에는 구기연 교수(서울대 아시아연구소)와 알파고 시나씨(튀르키예 출신 언론인·코미디언)가 작품 속 중동, 유럽의 현안에 대해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이 작품의 사회 문화적 배경을 다각도로 살펴보는 ‘강연’ 프로그램이 기획된다.

아미르 레자 쿠헤스타니는 “저의 최신작을 세종문화회관에서 선보이게 되어 팀 전체가 들떠있고, 한국 관객들이 관람 후 어떤 상상력을 펼치게 될지 궁금하다”며 첫 한국공연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세종문화회관 안호상 사장은 “여성 인권 수호를 위한 노력, 유럽 난민 이슈 등 현재 전 세계가 당면한 사회적 메시지가 동시대 한국 관객과 호응하며 일으킬 공론의 장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7월 18일부터 21일까지, 4회 공연. 공연 시간은 60분. 관람료 일반석 5만 5천원, 사이드석 4만 5천원. 문의 세종문화티켓 02-399-1000.

- <블라인드 러너>, 저항과 억압에 맞서는 이란 히잡 시위와 유럽 난민 행렬로 톺아보는 자유라는 가치의 무게감

쿠헤스타니의 작품에는 그가 나고 자란 이란의 국가적 특성이 강하게 반영되어 있는데, 영국으로 향하는 중동 난민의 여정을 그린 <구름 한 가운데>를 비롯해 작업 전반적으로 이란의 역사적 배경에서 저항과 억압에 맞서는 자유의 본질적인 의미를 다룬다.

<블라인드 러너>는 이란 정부가 2009년 대통령 부정선거 의혹에 항의하는 ‘녹색 운동’에 발포로 대응하며 이란 시민들의 시위를 향한 의지를 억누르는 상황에서 쿠헤스타니가 가지게 된 개인적 비관을 달리기라는 운동을 통해 맞닥뜨리는 과정에서 태동했다. 당시 쿠헤스타니는 갑작스럽게 달리기에 몰입하며 다리 근육을 크게 다쳤고, 의사로부터 달리기 영구 금지 조치를 받았다. 이후 이 공연의 드라마트루기 시마네 아마디안(Samaneh Ahmadian)이 건넨 도쿄 패럴림픽의 시각장애인 마라톤 선수 사진을 보고, 쿠헤스타니는 ‘개인으로서 투쟁하는 자유는 공동의 성격을 지닐 때 비로소 그 가치가 완성된다’는 개인적인 깨달음을 바탕으로 <블라인드 러너>의 초고를 완성했다.

작품은 1979년 이슬람 혁명, 2009년 이란 녹색 운동에 이어, 2022년 이란 히잡 시위(마흐사 아미니 시위)로 이어지는 이란 시민들의 공분 속에서 국가 부패, 경제 불안정, 억압적인 정권에 맞서 싸우는 이란인의 투쟁을 극 전반에 걸쳐 담고 있다. 동시에, 독재정권을 피해 망명하거나 불안정한 국가에서 비롯된 빈곤으로부터 도망쳐야만 하는 난민들의 현실과 그들의 곤경을 강조하며 국가의 도덕적 책임과 이상에 대해 대담하게 질문을 던진다. 이란 히잡 시위(마흐사 아미니 시위)는 히잡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도덕 경찰에게 체포된 후 의문사한 22세 쿠르드 여성 마흐사 아미니(Mahsa Amini)가 기폭제가 되어 이란 전역으로 확산된 시위이다.

감옥의 면회실에서 마주한 아내와 남편의 대화로 시작되는 이 작품은 마흐사 아미니의 사망사건을 다룬 기자 닐루파 하메디(Niloofar Hamedi)와 남편의 실화를 모티프로 하며, 달리기가 주는 자유와 억압된 현실, 사실과 허구, 연극과 영화 등을 혼합하여 전체주의 억압 속에서도 사랑의 연약함과 희망의 견고함을 그려내고, 특권의 양면으로부터 자유에 대한 격렬한 성찰을 선사한다.

- ‘가장 영향력 있는 이란 출신의 감독이자 극작가’, 아미르 레자 쿠헤스타니

동시대 ‘가장 영향력 있는 이란 출신의 극작가이자 연출가’ (The most influential Iranian playwrights and directors - 베네치아 뉴스)로 평가받는 아미르 레자 쿠헤스타니가 처음으로 한국을 찾는다. 한국에서는 그의 작품 중 <구름 한 가운데(Amid the Clouds)>(2005)를 손원정 번역·연출로 극단 코끼리만보가 2020년 공연한 바 있다. 아시아에서는 일본과 홍콩에서 전작 <1월 8일에 당신은 어디 있었는가?(Where were you on January 8th?)>(2009), <청각(Hearing)>(2015)을 선보인 적이 있다.

영화 연출과 촬영을 전공한 쿠헤스타니는 잠깐의 연기자 생활을 끝내고 메르 시어터 그룹에서 희곡 집필에 전념하였고, 그의 세 번째 희곡 <유리잔 위에서 춤추다(Dance on Glasses)>(2001)를 계기로 유럽으로부터 주목을 받았다. <제 4의 벽(The Fourth Wall)>(2012), <타임로스(Timeloss)> (2013) 등 활발히 연극을 창작하는 한편, 영화 작업도 꾸준히 진행해 온 쿠헤스타니는 배우이자 영화감독인 마니 하기기(Mani Haghighi)와 공동 집필한 영화 <온당한 수용(Modest Reception)>으로 베를린 국제영화제에서 아시아영화진흥기구상(넷팩상, Netpac Award)을 수상하는 등 연극과 영화의 경계에서 자신만의 색채를 견고히 다졌다. ‘연극화된 다큐멘터리 필름(Theatralised documentary film)’으로 정의되는, 공연과 영화를 절묘하게 교차시키는 쿠헤스타니 특유의 연극 연출법은 특정 장르에 국한되지 않는 그의 작업적 배경에서 기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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