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관객과 동인들의 생각은 달랐다. 전국적인 청원과 민원 열기로, 학전소극장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산하 아르코(ARKO, ARts council KOrea) 브랜드로 되살아났다. 어린이, 청소년 대상 극을 전문으로 하는 ‘아크로꿈밭극장’이 2024년 7월 17일 제헌절을 기해 학전 터에 새로 움트는 새싹이 되었다.
▲ 개관식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이하 위원회) 정병국 위원장(왼쪽)과 (사)국제아동청소년연극협회 한국본부(이하 아시테지 코리아) 방지영 이사장(오른쪽)이 공동으로 주관하였다.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정병국 위원장은 “많은 국민들이 걱정했습니다. 김민기 선생님이 건립한 학전이 계속 전해졌으면 좋겠다는 뜻이 많은 국민들로부터 연락이 왔습니다”라며, “다행스럽게도, 소극장을 보유해 극장 공간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차원에서 작은 극장을 장기임차하고자 하는 생각, 계획, 진행 등을 하던 차였습니다. 마침 학전이 유지 못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를 이어받아 김민기 선생님의 뜻도 기리고, 학전이 문예계에 끼친 영향, 그런 부분들이 계속되도록 해보자는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며 아르코꿈밭극장의 개관 배경을 설명했다.
빗발치는 민원이 공연계과 관객층을 두루 걸쳐 일어나자, 문화체육관광부 유인촌 장관 역시 위원회 구상에 힘을 실어주면서 오늘의 개관이 현실화되었다. 긴급히 진행된 일이어서 완전 리모델링 이후의 개관은 아니나, 본연의 역사성이 단절되지 않고 공연 기능을 수복하였다는데 주된 의미가 부여된 현장이었다. 운영 역시, 당장은 별도의 운영주체를 별도 설립한 것이 아니라 아시테지 코리아가 올해부터 당분간 맡아 지원 프로그램과 학전의 역사성을 이어가는 일련의 구상들을 실현시킬 예정이다.
위원회에서는 김민기 학전 창업자의 뜻을 기리고 발전시키면서, 동시에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하면서 더 나아가 연극계 전반에 기여한다는 관점을 지향하고 있다. 또한 김민기 창업자가 겸임하고 있는 김광석추모사업회에서 주관해 온 사업들 역시 학전 터에서 향후에도 명맥을 잇게한다는 복안이다. 관련해 당장 오는 1월에 정례적으로 개최되어 온 김광석 노래상 경연대회가 개최를 확정했다.
▲ 1년여 동안 아시테지 코리아가 운영하며 학전의 역사성과 사업성 등을 확립한 뒤, 위원회 규약에 의거된 공식적인 운영주체가 차후 설립 또는 선정될 예정이다. |
“나는 뒷 것이고, 너희는 앞 것이야”라는 김민기 선생의 지론대로, 학전소극장이라는 이름과 어린이극 ‘고추장 떡볶이’, 뮤지컬 ‘지하철’ 등이 당장은 역사 속으로 흘러가게 된다. 창업자 본인 스스로, 자신이 일군 것은 자신의 손으로 안고 가겠다는 의지가 뚜렷해, 미래에 헤리티지 차원으로 남을 공산이 큰 게 현실이다.
위원회 측에서는 이에 대한 설득과 병행해, 현재 세계과자전문점이 임차하고 있는 1층 공간을 현 계약이 종료된 직후 확보해 전시공간과 방문자 휴게공간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위원회 측은 김광석 부조물과 학전 간판 등을 전시하려는 의지인데, 이 역시 당장은 허락받은 사안이 아니어서 논의 중이다. 국민들의 민원과 총의에 따라, 학전의 흔적들을 지우지 않을 것이 위원회의 최우선사항이다.
한편, 어린이와 청소년 대상 극의 개발과 발전을 위한 청사진도 제시되었다. 가장 대표적으로 대관료는 1회차 당 104,000원으로 책정되어, 대학로 내는 물론 전국구 급 염가로 공급된다. 또 내후년부터 예산과 펀딩이 확정되면 공연장 공간 전체에 대한 조사와 재배치가 이뤄진다. 동숭아트센터가 ‘대학로극장 쿼드’로 변모되었듯, 현행 공연사업에 부응하는 현대적 시설로 학전이 ‘아르코꿈밭극장’으로 재정립될 날 역시 머지 않았다.
아시테지 코리아 방지영 이사장은 “다음 주 중에 기본대관에 대한 공고가 나갑니다. 업계에도 굵직한 어린이축제들이 있는데, 이를 가급적 여기 대관 일정으로 들여오게 될 듯 합니다. 영유아, 어린이, 청소년 등을 대상으로 한 공연이 우선대관되며, 그외에 청소년이 볼만한 공연까지 해서 그렇게 대관 중심으로 갑니다”라며, “내년도 프로그램들은 위원회와 함께 재미있게 운영하는 방법과 창작자들에게 도움되는 방법을 중점적으로 고민하고 있습니다. 특히 위원회에 창작지원 프로그램이 있는데 이와 연계할 계획입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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