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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홀로', 대학로 씨어터 쿰에서 11월 7일부터 17일까지 공연

기사입력 : 2024년 10월 21일 08시 48분
ACROFAN=Newswire | newswire@acrofan.com SNS
연극 <홀로>는 해외입양에 대한 우리의 인식에 새로운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해외입양은 새로운 가족을 찾고자 하는 아이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다고 일반적으로 생각되지만, 현실적으로는 그 과정에서 상상을 초월하는 문제들이 발생한다. 입양 후 가정과 사회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겪는 문화적 차이와 정체성의 혼란은 입양아들이 직면하는 대표적인 어려움이다. 아이들에게 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이 문제들은 입양 가정을 포함한 사회 전체가 함께 해결해야 할 중요한 과제다. <홀로>는 해외입양의 복잡한 이슈와 그로 인한 사회적 문제들을 드러낸다. 그러나 이 작품은 외적 사건 자체에 관심을 집중시키는 방식이 아니라 인물의 내면을 꿈과 환상을 통해 표현하는 비사실주의적인 방식을 택하고 있다. 해외입양이라는 심각한 사건의 당사자인 두 여자가 당하는 고통과 난관을 밖에서가 아닌 안에서 표현하려고 한 것이다. 엄마이자 동시에 딸인 두 여자의 내면의 상처와 아픔을 시적 언어로 형상화하면서 이들에게는 내면 들여다보기와 서로를 이해하는 일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 어려움을 이겨낸 후 두 여자가 사적인 자아에서 공적인 주체로, 고통받는 자아에서 실천적 주체로 변모하는 날을 기대해보는 것이다.

● 작품의도

전쟁 이후 약 20만 명의 아기를 해외로 입양 보낸 무책임한 국가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해외입양 중단을 외쳐야 할 시점이다. 늦어도 너무 늦었다. 꾸물거리는 동안 오늘도 어린 아기들이 영문도 모른 채 머나먼 외국으로 가는 비행기를 타고 있다.

해외입양인은 국가와 사회에 의해 폭력적으로 밀려난 자이며 이질적 문화 환경에서 차별받은 소수자이며, 그 모든 것을 이겨내고 정체성을 찾아가는 주체적이고 저항적인 인간이며 자신을 버린 부모를 용서하고 화해하는 인격자이며 고난을 이겨낸 성공자라는 다층적 위치를 한 몸에 담고 있는 매우 복잡한 인격체이다. 전자에서 후자로의 이행과정에서 이들은 깊은 상처와 고통과 두려움을 갖는다. 그럼에도 고통을 억압하며 참는 대신 외부로 객관화시켜 아픔의 원인을 초래한 세계에 대해 말하고 변화를 요구하며 실천으로 나아가야 한다. 입양은 개인에 국한된 사적인 영역이 아니라 사회 전체가 해결해야 할 공적인 차원의 문제인 것이다.

이렇게 복잡한 입양인의 문제를 작품화할 때 이들의 삶의 고통이 너무나 깊어서 내면에 쌓인 이야기들을 토로할 수 있는 과정이 필요하다. <홀로>의 두 여자는 힘든 과거를 홀로 겪어내고 있는데 기나긴 독백과 상호간 이해의 어려움, 문제 해결로 나아가지 못하는 답답함이야말로 이들의 만남의 과정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드러내는 것이다. 이 단계를 지나 각자 저항하는 주체로 다시 서고 거대한 폭력과 맞서 다시는 이런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막아야 한다. <홀로>는 오랫 동안 입양에 관심을 가져온 연구자로서 그러한 의지를 담은 두 번째 작품이다.

● 작품의 주제

성폭행과 임신과 출산, 그리고 해외입양으로 이어지는 현실적인 고통과 내적인 정체성의 혼란을 견디며 마침내 과거를 극복하고 자기치유에 도달하는 여정을 통해 진정한 엄마이자 딸로 거듭난 두 여자는 비로소 생의 주체가 되어 용감하게 홀로 서게 되고 서로를 진심으로 바라보게 된다.

● 작가의 글

<홀로>의 두 여자에게 있어서 해외입양이라는 사건은 오래 전의 일이지만 그들 내면의 상처는 아직도 낫지 않았다. 그들에게 내재한 치유의 힘을 믿으며 자아 찾기의 힘겨운 여정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이 작품을 썼다. 고통을 내면화하고 억압하며 참는 대신 외부로 객관화시켜 아픔의 원인을 초래한 세계에 대해 말하고 변화를 요구하며 실천으로 나아가야 한다. 현재 입양인 여성들의 활동은 그러한 과정으로 연결되고 있으며 그들을 응원하는 마음이다. 홀로 서 있으나 혼자가 아닌 두 여자가 엄마라는 이름으로 다시 하나가 되는 작은 기적에 관객 여러분들이 따뜻한 손 내밀어주실 것을 믿으며 막을 올린다.

● 연출의 글

작품이 다루는 소재의 리얼리티를 살리기.

작가는 이 작품에서 다루는 소재가 갖는 불편하고도 끔찍한 문제를 문학적 언어로 정제해 놓았다. 작가는 1998년에 쓴 ‘헬로우 마미’라는 작품을 통해 성폭력 생존자의 어머니가 아이를 해외입양시킬 수밖에 없었던 끔찍한 상황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었고, 또 <한국해외입양>과 <코리안 디아스포라, 경계에서 경계를 넘다>라는 책을 통해 한국해외입양 문제를 다룬 여러 연구 결과를 소개하는 등 오랫동안 해외입양 문제를 파고들었다. 이 작품은 얼핏 보면 깔끔하고 아름다워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소재가 갖는 끔찍함과 추악함이 도사리고 있다. 연출로서 작가의 시적 언어 안에 감춰져 있는 추악한 리얼리티 역시 최대한 부각시키고자 한다. 해외입양 문제는 여성을 억압해왔던 가부장적인 우리 사회의 위계적 구조, 그리고 부모를 가해자이자 희생자로 만든 우리 사회의 구조적 문제와 필연적으로 연관되어 있다. 해외입양인이나 그들의 부모 모두 트라우마를 가질 수 밖에 없고, 트라우마와 싸우는 힘겨운 삶을 살고 있다. 이렇게 고민하고 고통받고 투쟁하는 인물의 내면의 세계, 그 추악하고 끔찍한 세계를 본 공연을 통해 좀더 리얼하게 담아내고자 한다.

<공연정보>

● 장소 : 씨어터 쿰
● 기간 : 2024.11.07.(목)~11.17(일)
● 시간 : 평일 7:30, 토/일 3시 (월 휴관)
● 제작 : 극단 독립극장
● 출연 : 원영애, 강민지
● 극작 : 유진월 / 연출 : 이곤
● 예매처 : 인터파크, yes24, 네이버, 대학로티켓닷컴
● 문의처 : 02-742-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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