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소속 기업인 모빌아이는 자동화 기술의 선두주자로 세계에서 가장 큰 ADAS(advanced driver assistance systems)용 카메라 공급업체다. 자동차 자동화 분야에서의 수년간의 성공 경험과 ADAS에서 완전자율주행 기술로 진화시킨 경험을 바탕으로, 샤슈아 교수와 그의 동료인 샤이 샬리스워츠(Shai Shalev-Shwartz)는 무인자율주행차량에서 사고가 발생했을 때 책임과 비난에 대한 질문들에 확실성을 가져올 수 있는 수학공식을 개발, 공개했다. 이 수학공식은 서울에서 열린 세계지식 포럼(World Knowledge Forum)에서도 발표된 바 있다.
이들이 개발한 책임 민감성 안전 모델(Responsibility Sensitive Safety model: 이하 RSS모델)은 책임과 주의에 대한 인간적 개념에 대한 구체적이고 측정 가능한 매개 변수를 제공한다. 또한 다른 차량의 움직임에 관계없이 자율주행차량이 사고의 원인이 될 수 없는 ‘안전상태(Safe State)’ 를 정의한다. 그리고 자율주행차량의 안전성을 검증하는 데 있어, 자율주행 차량에 요구되는 높은 수준의 안전 요구를 증명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경험과 통계 기반으로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며, 이를 해결하는 방법으로는 모델 기반의 증명 방법을 도입,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암논 샤슈아 모빌아이 CEO
인텔의 부사장이자 모빌아이의 CEO인 암논 샤슈아(Amnon Shashua)는 자율주행 차량을 개발하는 프로젝트에서 대량 생산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겪게 되는 어려움에 대한 근본적 문제로, 안전성 보장과 경제적 확장성 측면을 지적했다. 그리고 대량 생산 단계로 가기 위해서는 사회에 ‘안정성’의 정의를 명확히 하고, 이 안정성의 보장을 위한 방안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하며, 경제적 확장성 측면에서는 자율주행차를 세계 어디에서나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하고, 이를 위한 경제적 확장성이나 정부의 인센티브 등의 정책도 고려해야 하고, 이는 자율주행차를 하나의 산업계로 만드는 데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자율주행 차량의 안전성에 대한 문제는 두 가지 요건이 상충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먼저, 자율주행 차량은 사람과 마찬가지로 주변 상황에 따라 주위와 ‘협상’ 하길 바라며, 너무 보수적인 원칙대로 운행되는 것은 원치 않는다는 점이 지적되었다. 예를 들면 다른 길과 합쳐지는 경우나 교통 체증이 심한 상황에서, 자율주행차로 인해 길이 막히는 것은 원치 않으며, 사람과 같은 수준으로 상황을 지나가기는 원하지만 사람처럼 사고를 내는 것은 원치 않는다는 것이다.
또한, 자율주행 차량이라고 해서 사고가 전혀 없을 수는 없고, 약간의 사고는 용인하는 정도로 기대 수준을 낮출 수는 있지만, 이 사고에 대한 책임 소재의 규명도 필요하다. 만약, 자율주행 차량의 사고시 자동차 업계가 책임져야 하는 상황이면, 자율주행 차량으로의 이동 동력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금까지 자동차의 안전성은 하드웨어와 시스템 무결성 수준에서 다루어졌지만, 자율주행차의 경우 다른 차원에서의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자율주행차는 높은 수준의 의사결정과 센싱이 필요하며, 의사결정 상황에서의 오류와 센싱 오류 등에 대해 검토가 필요해진다.
▲ 현재의 통계적 방법으로 자율주행차에 기대되는 안전성을 검증하기엔 대가가 너무 크다
현재 차량의 안전성에 대한 검증은 통계 기반에서 진행되며, 수백 만 킬로미터의 주행에서 사고가 없다면 신뢰성을 인정하는 경험적 방법으로 시스템의 성숙성을 검증하고 있다. 하지만 자율주행차에 있어 이러한 방법은 잘못된 것이며, 이를 계속 활용할 경우 자율주행차는 사회에 받아들여지지 않고 향후 사라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기존의 방법으로 자율주행차를 검증할 때 오는 가장 큰 모순으로는, 사람이 기존의 차량과 자율주행차에 기대하는 안전에 대한 기대 통계 수치를 꼽았다.
예를 들어, 현재 미국에서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자는 연간 35,000명 정도로 집계되고 있는데, 자율주행차의 도입에서도 연간 35,000명이 죽는 수준이라고 하면 자율주행차는 사회에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차량과 컴퓨터의 문제로 사람이 죽는다는 것은 사회적으로 용인되기 어렵고, 이에 자율주행차로 인한 사망자의 수가 사회에 용인될 수 있으려면, 아주 높은 수준의 성취가 필요한데, 이 자리에서는 1,000배 정도를 개선해서 연간 35명 정도, 항공기 수준에까지 이르면 용인될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개되었다.
그리고 이런 수치를 기존의 방법으로 증명하기 위해서는, 자율주행차가 시간당 30km 정도를 주행한다고 하면 300억 km를 주행해야 달성할 수 있게 된다. 이 주행 거리만으로도 비현실적이지만, 주행 중 데이터 수집과 분석 측면에서도 시간당 5TB의 데이터를 생성하는 자율주행차는 500만 PB의 저장 공간을 필요로 하게 되며, 300억 km의 주행거리를 위해 대당 10만 달러의 차를 400만대 규모로, 하루 20시간씩 1년간 주행할 경우 차량 비용과 테스트 드라이버에 대한 비용 등을 생각하면, 비용 측면에서도 비현실적인 방법이 된다고 지적했다.
▲ RSS 모델은 자율주행차의 책임 소재에 대한 좀 더 명확한 검증 방안을 제시한다
이처럼 자율주행 차량의 안전성 검증에 있어 데이터 기반의 기존 방법은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는데, 이를 극복하는 대안으로는 ‘모델’ 기반의 검증 방법이 꼽혔으며, 이를 통해 상황에 대해 해석하고 설명할 수 있게 된다고 소개되었다. 또한 이는 ‘완전한 안전성’은 보장할 수 없다는 점을 전제로 하는데, 사방이 차량에 둘러싸인 경우처럼, 통제할 수 없는 요인에 둘러싸인 상황에서는 사고를 피할 수 없기 때문이고, 사고 조사의 목적은 보통 책임 소재를 가리기 위함이라고 덧붙였다.
책임 민감성 안전 모델(Responsibility Sensitive Safety model)은 책임과 주의에 대한 인간적 개념에 대한 구체적이고 측정 가능한 매개 변수를 제공한다. 또한 다른 차량의 움직임에 관계없이 자율주행차량이 사고의 원인이 될 수 없는 ‘안전상태(Safe State)’ 를 정의한다. 그리고 이 모델의 개발시 책임소재가 될 만한 규칙에 대해 상식에 기반한 규칙을 사전 정의하게 되며, 이 부분에서 책임 소재에 대한 상세한 정의와 모델 구축에 대한 부분은 규제 당국과 협의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 RSS 모델 기반에서, 자동차는 안전 상태 안에서만 이동하도록 행동을 제어하며, 이를 통해 자율주행 차량의 사고 책임 없이 안전한 주행을 구현할 수 있게 된다.
이 ‘안전 상태’는 차량이 속도와 도로 상황, 주변 차량의 속도 등을 파악하고, 안전 유지 거리를 산출하며, 이에 앞 차량이 급정거하는 경우라도 이유와 상관없이 거리를 유지하며 사고 없이 주행을 가능하게 한다. 그리고 이 ‘안전 거리’를 현재는 꽤 보수적으로 설정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이보다 더 당길 수도 있는데, 자율주행차의 경우 주변 환경 변화에 빠른 반응이 가능하고, 안전 거리는 수백 미터가 아닌 5.5m 정도로도 앞 차의 급정거 상황에서도 사고를 피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 꽤 복잡한 상황에서, 사람과 비슷한 행동을 보이면서도 안전을 확보하는 게 특징이다
이 RSS 모델은 자율주행 시나리오를 더욱 복잡한 상황으로 확장하는 경우에도 적용이 가능하며, 규칙에 대해 당국과 협상 가능하고, 수학적인 방법으로 정확하게 책임소재를 규명하는 방법을 정립할 수 있다고 소개되었다. 또한 양방향 주행이나 신호 대기 등의 상황에도 모두 대응 가능하며, 포괄적인 관련 모델을 통해 도로에서 만날 수 있는 모든 상황에 대한 대응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안전 상태에 대한 정의와 자율주행차가 이를 유지하도록 하고, 가끔은 공격적인 성향 등으로 사람처럼 운행하는 등의 상황에서, 자율주행차가 사고의 원인이 되지 않도록 하는 파라미터에 대해서는 규제 당국과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결론적으로 RSS 모델은, 경험적 모델이나 시뮬레이터와는 다르게, 안전성 보장을 위한 모델로 소개되었다. 그리고 이 부분은 규제 당국과 논의할 필요가 있으며, 차량의 인증 부분도 논의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또한, RSS 모델의 도입은 특정 업체에만 혜택이 돌아가는 것이 아닌, 자율주행 차량과 관련된 업계의 모두에게 도움이 되고, 자율주행 차량의 대량 생산 단계로 나갈 수 있게 도울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 모델은 모두에게 공개된 모델이 될 것이고, 업계 전반과 규제 당국이 함께 참여해, 생태계의 모두에 도움이 되는 방법으로 가야 할 것이라는 점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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