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무심코 밟고 지나가고, 지천에 널리고 널린 것, 척박한 땅 길가에서도 꿋꿋이 살아남는 것, 농사꾼에게는 늘 천대받는 것, 짓밟힐수록 더 강해지는 것이 잡초다.
그러나 누구도 눈여겨보지 않는 잡초를 ‘보물’처럼 여기는 이들이 있다. 9년차 자연농 농부 정선웅, 이은순 부부. 900평 남짓 되는 부부의 밭에 가보면 그 누구라도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상추, 감자, 부추, 양배추, 오미자. 그 어떤 밭에도 발 디딜 틈 없이 잡초가 무성하다. 이게 부추인지, 잡초일지 헷갈릴 정도다. 잔뼈 굵은 농사꾼이 본다면, 필시 농사를 망쳤다고 한 소리 들을 만하다. 그러나 부부에겐 잡초가 고마운 존재다. 세상의 편견을 뒤로 하고, 부부는 잡초가 많을수록 작물에 도움을 준다고 여긴다.
그런가하면 사람들이 먹지 못하는 풀로 여기는 잡초를 밥상에 올리는 이들도 있다. 토끼풀 겉절이, 질경이 샐러드, 잡초 비빔밥, 명아주 된장국, 모두 잡초로 만든 요리다. 고진하, 권포근 부부에게 잡초는 재료비가 전혀 들지 않는 유기농 식재료다. 거기에 도시 잡초로 샴푸, 스킨, 로션, 발효액, 천연 염색까지 하는 도시 풀 학교까지. 쓸 데 없던 잡초의 놀라운 신분상승, 흔한 것이 귀한 것이 되는 그들만의 잡초 사용법을 들어본다.
* 방송일시 : 2016년 5월 27일(금) 저녁 8시 50분, EB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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