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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작가의 맛집멋집] 네이버맵, 카카오맵에 안 나오는 멋드러진 집 ‘군산말랭이마을 소리공간’

기사입력 : 2022년 05월 08일 13시 27분
ACROFAN=류재용 | jaeyong.ryu@acrofan.com SNS
(2022년 5월 8일 현재 기준으로) 정말 뜬금없달까? 지도에도 안나오는 박물관 같은 곳이 하나 군산에 숨어 있다. 군산말랭이마을에서 가장 좋은 목에 있는 주택 한 동을 통채로 소리와 관련된 각종 기기와 콘텐츠로 채운 ‘소리공간’이 바로 그 곳. 가려면, 여기 주소를 네비게이션으로 찍어 놓고 가야지 명칭 찾아서는 안 나온다. 요즘같은 때에, 그 정도다.

과거 군산으로 온 피난민들이 정착하면서 한 때 8천명 넘는 인구가 살았다고 전해지는 군산말랭이마을은 이제 전원주택가처럼 한적한 시골마을로 바뀌며 지금은 100여명 남짓이 거주하는 곳으로 변모했다. 그 과정에서 다른 도시들과 달리 옛 모습을 보존하려는 지자체와 현지 활동가들의 노력으로 특색을 지닌 곳들이 속속 생겨나는 와중인데, 지역주민들의 기증과 수집으로 생긴 곳이 ‘소리공간’이다.

‘소리공간’처럼 옛 음향기기들과 LP, SP, 에디슨 축음기 원통 등등을 한 자리에서 보는 곳이야 전국 각지에 여럿 있다지만, 여기에서처럼 프리하게 음악을 듣기 좋은데는 드물다. 자원봉사자 분들도 ‘여기 있는 동안에 자신이 선곡한 LP 원없이 돌려 듣는 곳이라 좋다’고 할 정도로 항상 음악이 충만해 있다. 게다가 오르골이고 축음기고 다 작동되는 현역기들이라, 그 시절 그 음감을 느끼기에도 이만한 곳이 드물다.

또 한가지 특색이라면, 소리공간의 위치 그 자체다. 무슨 별장터다 싶을 정도로, 앞으로는 말랭이마을과 적산가옥 골목이 내려다보이고, 뒷동산으로는 전망대 공사가 한창 중이긴 한데 기본적으로 정원처럼 조경이 가꿔져 있다. 자차 있으면 살기 정말 좋아보이는 곳이어서, 방문객들 모두 이런 집이 매물로 나왔을 때 잡았다면 하는 안타까움(?)을 나타낼 정도. 도보로 신흥도시숲공원, 군산월명공원, 장계산이 금새 닿을 정도로 녹지 한 가운데라, 소리 플러스 알파가 가능한 그런 곳이다.

[찾아가는 길]
주소 : 전라북도 군산시 절골1길 21

▲ 일명 ‘김수미길’을 따라 오르다 보면, 제일 위에 위치한 곳에 간판이 걸려 있는 걸 보게 된다. 민가가 아니라, 지역사회 협력으로 가꿔진 음향기기 소박물관이다.

▲ 입구에서부터, 간판이 아니라면 그냥 가정집. 본래 주민이 살던 곳을 매입해 지금과 같은 소박물관으로 꾸몄다고 한다.

▲ 전시된 LP, SP, 에디슨 축음기 원통 모두가 진품이다. 레플리카가 아니어서, 현장 스탭이 바로 기기에 얹어 소리를 들려주기도 한다.

▲ 다양한 음향기기들을 현재 제품부터 골동품까지 두루 근거리에서 접해볼 수 있다. 자원봉사자 마다 다룰 줄 아는 기기가 달라서, 안내 받아 소리 듣기가 약간은 랜덤이긴 하다. LP는 다 다루는데, 오르골, SP, 에디슨축음기 등은 작동방법이 제각각이라 들어보는 건 그날 운에 걸린 일 같다.

▲ 전시된 기기들 모두 과거 누군가의 애장품이었던 것들이어서 보존상태가 양호하다. 관람객들이 이들의 안녕을 배려해준다면 더 많은 이들에게 기억을 만들어 줄 듯 하다.

▲ 2층, 동선의 제일 끝에는 노모의, 또는 떨어져 사는 자식의 안부인사 녹음이 쭉 돌아가고 있다. 사람마다 기억이 겹치는 게 있다면 감정 좀 살아날지도 모를 방이, 소리공간의 마지막을 장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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