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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작가의 누리마실] 시대의 흔적 위에서, 그럼에도 삶이 계속되는 공간 ‘군산말랭이마을’

기사입력 : 2022년 05월 08일 21시 20분
ACROFAN=류재용 | jaeyong.ryu@acrofan.com SNS
옛 군산세관에서 월명터널 쪽으로 가다보면 ‘군산말랭이마을’라는 곳이 관광지로 개발되는 중이다. 브랜딩도 어느 정도 되어서, 핸드폰 지도 앱으로 보면 마을 이름이 기본으로 뜨고 있다. 이름이 그렇다 보니, 서울사람이 보기엔 말랭이 반찬 특화단지인가 싶기도 하지만. 그게 그 뜻이 아니라고 한다. 현지 사투리 ‘말랭이’는 표준어로 치면 ‘언덕 끄트머리’. 쉽사리 알아볼 뜻이라면 ‘군산 언덕 끄트머리에 있는 마을’ 정도로 풀어볼 수 있겠다.

언덕 끄트머리에 마을이 생긴 건, 구한말 개항 때로 그 연원이 거슬러 올라간다고 한다. 지금도 신흥동에 여행오면 ‘적산가옥’이라고 해서, 일제시대 일본인들 주택 건물들 흔적이 여전한 형편. 바로 거기에서 도보로 1~2분 거리에서부터 시작되는 군산말랭이마을은 그런 일본에서 이주온 이들과 부대끼며 살던 우리네 민초들이 터를 잡은 곳이다.

신흥동 마을 터는 한국전쟁 이후 피난민들로 급속히 팽창되어 한 때에는 저 언덕배기 한 곳에만 8000명 넘게 모여 살았다고 전해진다. 지금 야트막한 주택들만 있는 가운데에 100여명이 거주 중인 걸 빗대 보면 미루어 상상이 가지 않는 정도. 역사 속 기록을 더듬어 보면, 서울 달동네가 딱 이 마을의 전형적인 경우라고 할 수 있겠다.

젊은 사람들은 서울로 가고, 그나마 군산시에서 아파트 쭉쭉 올리던 재개발을 중단하고 향토역사를 살리는 재생사업 쪽으로 틀어버린 덕분에 지금의 모양새가 그나마 남은 형편이다. 고무적인 부분은 올해부터는 7팀의 작가들이 현지활동가로 참여해 지역재생사업의 모범적인 모습을 보여준다는 점이다. 추억전시관, 소리공간, 팔각정, 봄날의 산책, 자유극장, 이야기마당, 김수미길, 마을공방 등이 그렇게 속속 탄생되었고, 군산을 찾는 이들에게 또 하나 기억을 추억을 가슴에 아로새겨주고 있다.

▲ 군산말랭이마을. 이를 수도권 사람 감성에 빗대자면, 불도저로 싹 다 밀어내는 통에 기억 저 넘어에만 남겨져 있는 ‘달동네’의 추억을 현재 시점에 찾아가 볼 수 있는 그런 공간으로 정의할 수 있겠다.

▲ 추억전시관은 60년대 풍경으로 꾸며진 공간에서 그 당시 교복을 입고 인증샷을 남기는데 맞춰진 공간이다. 안타까운 점이 하나 있다면, 옷이 L 사이즈가 가장 크다는 점. 빅사이즈 입는 사람에겐 그림의 떡이다.

▲ 자유극장에서는 군산에서 촬영된 방화들에 대한 기록들을 영상으로 상영하고 있다. 만약 공복 중에 방문한다면, 식사 장소가 정해지는 인연을 만날 수도 있겠다.

▲ ‘봄날의 산책’은 현지활동가로 나선 작가들이 연 작은 서점이다. 낭독 등 책을 중심으로 한 이벤트도 종종 열린다고 하니, 방문할 때 인연이 닿는다면 특별한 추억을 남길 수도 있는 곳이다.

▲ 원로배우 김수미 씨 생가가 인근에 있었다고 해서 조성된 ‘김수미길’은 생전 살았던 집을 복원한 곳을 중간 지점 정도로 두고, 언덕 밑에서 전망대(註: 현재 공사 중)로 올라가는 길이다. 본래 생가는 월명터널 개통에 따라 사라졌고, 지금의 모양새는 옛 기억을 되살려 복원한 것이라고 한다.

▲ 소리공간, 소설여행, 철길마을, 남강 하구둑 등 말래이마을 동서남북으로 살펴볼 공간이 한 둘이 아니다. 더 멀리 나아가 군산 근대화거리나 우체통거리까지도 다 도보거리여서, 며칠 숙박하며 구경다니기에도 부족함이 없다. 경제적으로 여러 날 체류할 계획이라면, 현지활동가가 운영하는 게스트하우스 다락 예약을 추천할 수 있겠다. 그 곳은 정부 및 지자체 선정 마을기업 겸 펀빌리지다.

▲ 마을공방은 원주민과 함께 하는 체험 프로그램이 운영되는 곳이다. 1인 기본 12000원, 5인 이상 시에는 인당 1만원에 운영되며, 체험은 전화(010-8413-4375)로 예약이 가능하다. 구슬 공예가 주된 프로그램인데, 말랭이마을에서 나고 자란 어르신의 입담을 들으며 자신만의 기념품을 만들 수 있는 공간이다.

▲ 군산의 명물인 철길마을을 본 따 인증샷 스팟으로 만들어진 곳이 언덕배기에 자리잡고 있다. 바로 위 현지 주민의 집에서 사람들에게 관심 많은 견공 백구와 눈 마주치는 건 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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