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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작가의 맛집멋집] 1920년대부터 2020년대까지... 그야말로 세기적 ‘카페 행원’

기사입력 : 2022년 12월 31일 13시 19분
ACROFAN=류재용 | jaeyong.ryu@acrofan.com SNS
“풍남문을 등에 지고 복원된 전라감영 방향으로 스무 발자국 걷다 오른쪽으로 꺽어들면 ‘행원’이 있다. 1920년대 전주에 일본인들의 상권이 형성되면서 1928년 조선요리전문점 ‘식도원’이 문을 연다. 이후 ‘낙원’으로 상호를 변경했고, 남전 허산옥이 인수하면서 ‘행원’이라는 이름으로 운영(1961~1978년)했다. 이 곳은 당대의 국악인이나 문화예술인들이 예능을 전수하여 이어오던 문화예술의 산실 역할을 하였다” ... 라고 정부에서 직접 세운 사적지 안내문이 있는 카페가 전주에 존재한다.

입구부터가 범상찮다. 박물관에서도 특별히 회고전 쯤 가야 볼 법한 흑백사진 속 풍경은 조부모 이전 세대의 그런 풍경이다. 건물 옆으로 몇 층짜리 신식 건물이 감아돌고 있어 과거 풍광은 그 흔적도 없다지만, 사진 속 행원은 대동소이하게 여전히 손님을 맞이하고 있다.

행원이 특별한 것은 그냥 건물만 오래되어서가 아니다. 이곳이 남도 국악인들의 모토와도 같기 때문이다. 지금이야 무형문화재나 기능인 등등의 명칭으로 정부 차원에서 보조하고 그러고 있지만, 과거에는 예인들이 지금과 같은 대우를 받는 게 아니라 기호나 취향의 영역에서 제약이 많았었다. 배우는 것과 더불어 생업을 영위한다는 측면에서 ‘요리집’은 별개의 위상이 예능계에 있어 왔기에, 그런 전통이 ‘행원’에서 여전히 기능한다는 점은 지금 현 세대에게 고마울 일이다.

전통을 내세운 곳이어서 판매되는 간식과 음료 역시 신식카페와는 궤가 다르다. 조선시대 때부터 이어져 온 음식들이고, 워낙 수요가 높은 커피 등도 다기 또는 주변 환경에서 고풍스러움을 전해주는 형태로 이어진다. 차만 마시고 가는 손님들이 발 들이는 곳 말고도, 안 쪽에는 과거 잔치가 주연이 펼쳐졌던 공간이 따로 있다. 여기에서는 단체예약객들을 대상으로 연주회와 체험교실 프로그램들이 진행되고 있어서, 여러 명이 모여 방문한다면 이러한 프로그램을 문의, 예약하고 방문하는 걸 추천한다.

[찾아가는 길]
주소 : 전북 전주시 완산구 풍남문3길 12 (우)55043
전화 : 063-284-6566

[영업시간]
월,수,목,금,토,일 10:00 ~ 22:00

▲ 풍남문으로 쉬엄쉬엄 걷다 옆을 돌아보면 무슨 박물관 입구와 같은 카페가 하나 보인다. 실제로 역사적인 공간이 맞다.

▲ 맨 처음 지어진 일본식 정원 조경과 이후 지어진 조선식 가옥 형태가 한 공간에 오롯히 담겨져 있다. 만만찮은 세월이 살짝 자신의 존재를 엿보이는 부분.

▲ 국악인들이 직접 가야금과 대금 등 연주를 선보인다. 대표번호로 전화해 일정 확인 후 예약을 한다면 직접 배워보는 마스터 클래스도 체험할 수 있으니 단체로 방문할 계획이라면 체크 필수.

▲ 차인지 탕인지... 진한 맛이 일품인 전통차와 간식이 행원만의 특별함을 더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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