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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작가의 맛집멋집] 어느덧 설국의 한 가운데에 있었다 ‘카페 한채’

기사입력 : 2022년 12월 31일 15시 19분
ACROFAN=류재용 | jaeyong.ryu@acrofan.com SNS
크리스마스 이브를 앞둔 23일, 밤새 온 폭설로 전주역도 그렇고 기찻길이 그리 녹록치 않은 하루였다. 점심 거하게 먹고 나서 가기로 했던 곳은 그냥 거기에 이르기에도 걱정. 일정들 두루 치우고 나서 어디서 시간 보낼까 고민하기엔 그 와중에도 오는 눈들이 너무 많아 겁이 났다. 그 바람에, 밥집 문 나서자 마자 바로 뛰어들 수 있는 카페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적당히 왔다면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기대할 수 있었겠지만, 당일 오는 것도 아니라 먼저 와 길을 다 막아버리는 상황이 와 버리니 허투르게 돌아다니기 어려웠다. 다행히 전주 원도심에는 골목길 어느 곳이나 앉아 쉴 공간 찾기는 수월한 편이었던 점. 게다가 밥집에서 딱 나오자마자 폭설 내리는 타이밍에 바로 옆집이 카페였다는 건 천우신조였다.

전주에는 가정집을 개조해 카페로 문을 연 곳들이 유독 많은 편이다. 산업화 시대에, 서울로 수도권으로 사람들 빠져나갔던 자리라 사는 사람의 흔적만이 남았다곤 해도. 이렇게라도 이제 젊은 사람들 발길을 전주로 이끌고 있다. 여전히 배우고 훈련된 이들이 만족하며 삶을 정착시킬 터전으로서는 수도권 밖이 만만치 않은 건 사실. 그래도 이렇게 생활수준이 서울 못지 않아진 걸 보면, 일자리와 사업여건 따라 전주는 다른 여느 도시와 달리 할 게 많아 보인다.

[찾아가는 길]
주소 : 전북 전주시 완산구 전주객사5길 43-10 (우)54999
전화 : 063-284-5566

[영업시간]
화~일 11:00 ~ 22:30

▲ 그 많은 눈이 치워지지 않고 소복히 쌓인 골목길 안으로 접어들 때에, 한가로운 대문이 활짝 양 어깨를 젖히고 있었다.

▲ 쌀쌀하기보단 추운 그런 바람새에 누런 고양이 한 마리가 쏜살같이 지나갔다. 눈이 미처 놓친 틈새에도, 창문 너머 따사로운 안채로 발길이 이어져 갔다.

▲ 따사로운 바람을 쏟아내는 기계 밑에 궁덩이를 붙이고 앉아 창 밖을 바라볼 적, 어느새 상 앞에 한 잔 한 잔 놓여지고 있었다. 여전히 눈발은 스치우며 내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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