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7년 5월, 청송군 내에 산재한 기암괴석들이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정 받으면서 우리나라의 풍광이 세계적인 명소임을 공인 받은 바 있다. 이처럼 국제공인을 받았다는 게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는, 지난 2022년에 같은 격으로 선정된 곳들이 세리도(브라질), 남부 캐니언 패스웨이(브라질), 살파우셀카(핀란드), 리스(독일), 케팔로니아-이타카(그리스), 물레르탈(룩셈부르크), 부저우 랜드(루마니아), 플라토베르겐스(스웨덴) 등인 것만 봐도 보통이 아니란 걸 금새 알 수 있다. EBS 기행 프로보다 다큐멘터리에 나올 레벨이란 이야기다.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은 지질학적 가치를 지닌 명소와 경관을 보호하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도모하고 관리하기 위해 지난 2015년 유네스코 공식 프로그램이 되었다. 현재 전 세계 46개국 177곳이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되었으며, 국내에서는 4곳(제주도, 청송, 무등산권, 한탄강)이 소재해 있다. 이중 ‘청송세계지질공원’은 지질명소 24곳, 비지질명소 18곳을 품고 있다.
누군가 운전자로 봉사해야 한다는 게 있긴 하나, 이중 대표적인 곳 몇 곳만 동선을 짜서 순차적으로 돌아본다면 매우 기억에 남을 풍광을 추억으로 남길 수 있겠다. 만약 해설예약까지 받고 싶다면, 청송유네스코세계지질공원 홈페이지에서 지질관광 항목에서 예약할 수 있다. 이 때 전제는 5일 이전 4인 이상으로, 개별 차편을 이용해야 한다. 때문에 5인승 이상 차량이나 미니밴 또는 버스 예약을 한 단체관광객에 한하는 아쉬움이 있다. 개별적으로 제대로 여행하기 위해서는, 마찬가지로 홈페이지에서 제공하는 각종 정보들을 미리 학습할 필요가 있겠다.
그런데 ‘청송세계지질공원’이란 곳이 특별히 무슨 펜스가 쳐져 있고, 경비병이 주둔하고 있고 하는 그런 공간이 아니다. 우리네가 국도를 달리다보면 차창 밖으로 보이는 풍광 그 자체다. ‘공룡발자국화석’과 같이 특수성이 있어 주변이 개발된 경우가 아니라면, 길을 달리다 차선 한 켠에 주차하고 내려 둘러보는 것이 ‘청송세계지질공원’ 구경길이다. 이로 인해, 이곳을 둘러본다는 건 자연스레 영남권역을 대표하는 드라이빙 코스를 둘러본다는 것과 같은 말이 되었다. ‘기암괴석’, 여기에서 기운 받고자 한다면 국내에서도 참으로 으뜸가는 코스가 청송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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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호정 감입곡류천은 일찍이 경상북도 민속문화재 제51호로 지정된 ‘방호정’ 바로 앞 지질생태계를 뜻한다. 방호정은 광해군 11년에 조준도 선생이 돌아가신 어머니를 생각하는 마음에서 어머니의 묘가 보이는 절벽 위에 지은 정자인데, 참 절경이다. 풍화와 침식, 퇴적 등이 두루 진행된 풍광인데다, 뱀처럼 구불구불 휘어진 물줄기가 주는 특별한 경관이 예로부터 시인묵객들의 발걸음을 이끌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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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성리 공룡발자국은 2003년 태풍 매미로 산사태가 나면서 단층 하나가 벗겨져 나가자 그 밑에 깔려 있던 공룡발자국 화석들이 대거 빛을 보게 된 곳이다. 공룡시대에 습지였던 덕분에 용각류, 조각류, 수각류 3종의 발자국이 자취를 남겼다. 지금은 주변이 관람이 편하도록 개발되었으며, 특히 영유아 방문객들을 위한 안내판과 샌드박스 등이 마련되어 있다. 주의할 부분은, 바로 옆 과수원이 사유지여서 작물과 나무 손괴가 엄중히 감시되고 있다는 점. 매너관람이 필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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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안 자암 단애는 농로를 따라 가다보면 개펀 변으로 펼쳐진 절경으로 쉽사리 보고 지나칠 수 있다. 깍아지르는 절벽 위로 울창한 수풀이 있어 지역에서 유명한 단풍 명소. 이를 가을철에 보러 오는 이들이 많은 곳이기도 하다. 지질공원 지정 전부터 독특한 풍광과 더불어 얕은 개천에서 다슬기 잡기 등 생태학습도 꾸준히 이어져 온 곳이어서 날 따뜻할 때에는 은근히 북적이는 곳이라고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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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석탄 포트홀은 ‘하얀 돌이 반쩍거리는 개울’이라는 뜻으로, 은회색의 돌 무더기가 지구별 같지 않은 환상향을 펼쳐져 유명세를 얻은 곳이다. 물이 흐르기에 범람 위험이 있어 둔치를 내려가야 접근할 수 있다. 또 하류는 수시로 정비공사가 진행되는 흔적이 있어, 유수와 수량에 관해 안전을 염두에 둬야 한다. 한편, 올 연말 오픈 목표로 공사 중인 빛여울방문자센터가 주차장을 완비하고 있어 향후 단체관광객의 방문이 좀 더 수월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곳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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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지질공원에 속하지는 않으나, 청송에서 ‘얼음골’이라 불리던 곳을 통해 포항으로 넘어가면 ‘옥계’라는 이름으로 이어지며 나름의 운치를 더해준다. 과거 임업도로와 농로였던 길을 포장해 지금은 차량으로 이동이 비교적 손쉬워진 곳. 특히 옥녀교에는 계곡과 산이 주는 풍광을 양쪽에서 두루 누리는 곳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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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옥계’와 마찬가지로, 포항 가는 길 지나게 되는 하옥리향로교 인근 풍광 역시 보통이 아니다. 이런 심산유곡까지 개발되어 전기와 포장도로가 나 있는 게 신기할 지경. 기암괴석 사이에 있는 동굴 같은 틈에 누군가 기도 올리고 간 걸 보면, 그 기운이 빼어난 곳을 알아보는 눈은 누구나 비슷한 듯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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