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이금희 아나운서가 “4천 번의 <한국기행>을 시청하고 지켜주셔서 감사하다”며 <한국기행> 4천 회 특집을 앞두고 소감을 전했다.
2009년 첫 방송을 시작한 EBS <한국기행>은 대한민국의 아름다운 자연과 역사, 문화, 사람, 음식을 소개해 온 EBS 대표 장수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이다. 17년간 변함없는 진정성과 함께 한국의 자연과 삶을 전하며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EBS는 <한국기행> 4천 회를 기념해 오는 26일부터 10부작 특집 ‘눈부시게 아름다운’을 방송한다. 아름다운 자연 풍광과 그 속에서 어우러져 살아가는 사람들을 다시 찾아가는 여정을 담는다. 특히, 그동안 프로그램의 목소리로 함께해 온 이금희 아나운서가 최초로 내레이션을 넘어 여행자로 나서 시청자들과 함께할 예정이다.
이금희 아나운서는 4천 회 특집 방송을 앞두고 인터뷰를 통해 <한국기행>과 함께한 특별한 사연과 앞으로의 목표, 소감을 솔직하게 전했다.
이금희 아나운서, “12년하고도 7개월, 처음엔 망설였지만 지금은 감사한 시간”
지난 2012년 가을부터 한국기행과의 인연이 시작한 이금희 아나운서는 “벌써 12년하고도 7개월이 되었네요. 오랫동안 지켜봐 주셔서 감사합니다.”라며 시청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처음 내레이션 제의를 받았던 당시를 떠올리며 “사실 좀 망설였어요. ‘한국기행’만의 감성을 잘 살릴 수 있을지 걱정이 되었거든요”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내 “막상 시작해 보니 ‘한국기행’만의 고유한 분위기가 있어서, 제 염려는 기우였다는 걸 깨달았죠”라며 지금은 그 선택이 감사한 시간으로 남았다고 밝혔다.
매일 방송되는 프로그램의 내레이션을 오랜 시간 꾸준히 맡는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이에 대해 이금희 아나운서는 “작년 가을 급성 후두염으로 2주간 목소리가 아예 나오지 않은 적이 있었어요. 그때는 본의 아니게 내레이션을 쉬게 되어 시청자분들과 제작진께도 송구했죠”라며 회상했다. 이후 목 건강을 위해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4천 회 기념, 이금희 아나운서의 첫 외출 기대해도 좋아
평소 ‘한국기행’을 통해 수많은 여행지를 소개해 왔지만, 정작 여행을 떠난 적은 많지 않다는 이금희 아나운서. “평일엔 라디오 생방송 진행, 주말엔 한국기행 내레이션 녹음으로 여행할 틈이 없었어요. 늘 화면을 보며 ‘언젠가 꼭 가보고 싶다’고만 생각했죠.” 그동안 마음속으로만 꿈꿔왔던 여행을 4천 회 특집을 통해, 실현한 기쁨을 전하며 “정말 특별한 시간이었어요. 기대해 주세요”라고 말했다.
또한 함께 촬영한 제작진과 출연진에 대한 깊은 감사의 마음도 전했다. “사실 촬영이 주말에 진행됐는데, 출연자분들이 소중한 주말 하루를 온전히 ‘한국기행’을 위해 내어주셨어요. 아침부터 밤까지 진심으로 함께해주신 그분들께 너무 감사드리고요. 처음 만났지만 낯설지 않았고, 헤어질 땐 정말 아쉬웠어요. 건강히 잘 지내시고, 또 뵐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이금희 아나운서, <한국기행>은 매일 저녁 안부를 전하는 친구 같은 존재
방송을 시작한 지 어느덧 30년이 넘었다는 이금희 아나운서가 12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한국기행’과 함께 할 수 있던 건, 4천 번의 방송을 꾸준히 지켜봐 준 시청자들의 정성과 사랑 덕분이라며 고마움을 밝혔다. 그리고 “앞으로도 제작진이 열정으로 만들어주신 화면에 제가 마음과 소리를 다 해 담겠습니다. 매일 저녁 안부를 주고받는 가족처럼, 친구처럼 ‘한국기행’을 곁에 두고 함께 오래 가주시면 좋겠습니다. 우리, 오래오래 함께해요.”라고 진심 어린 마음을 전했다.
아픈 할머니를 대신해 바다에서 물질을 하던 ‘19살 최연소 해남(海男) 고정우 군’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SNS에서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킨 일명, ‘츄파춥스님’ 법흥사 삼보스님과 강아지 보리 등 시청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줬던 인물들을 다시 찾아가며 지난 17년의 여정을 돌아보는 <한국기행> 4천 회 특집 ‘눈부시게 아름다운’은 오는 5월 26일 밤 9시 35분, EBS 1TV에서 첫 방송 된다.
<한국기행> 이금희 아나운서 일문일답
Q1. 한국기행 내레이션 참여는 언제부터 진행하셨을까요?
이금희 : 2012년 가을부터 맡았습니다. 벌써 12년하고도 7개월이 되었네요. 오랫동안 지켜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Q2. 처음 한국기행 내레이션 제의를 받았을 때가 기억나실까요? 어떻게 함께 하시게 된 걸까요?
이금희 : 처음 제작사에서 연락을 주셨을 때, 사실 좀 망설였습니다. 그 전에 9년 반 동안 맡았던 인간극장을 그만둔 지 3년 정도 되었을 무렵이라 시청자들에게 ‘한국기행’답게 다가갈 수 있을까 걱정되었거든요. 하지만 막상 시작해 보니 한국기행에는 한국기행만의 분위기가 있어서 제 염려가 기우였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Q3. 12년간 매주 일요일, 한국기행 내레이션 작업을 해오셨는데요. 어떻게 일요일마다 12년을 한결같이 해오신 건가요? 혹시 그만두고 싶은 생각이 든 적은 한 번도 없었나요?
이금희 :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제가 너무 바빴던 시기가 있었어요. ‘몸이 두 개였으면 좋겠다’ 싶을 만큼 전국을 다녀야 했고, 일요일에는 한국기행 내레이션 작업을 해야 하고 ‘내가 이렇게 바쁘게 이 작업에 참여해야 되나?’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때 제가 아주 존경하는 선배가 말씀하셨어요.“모든 프로그램은 그만 둬도 한국기행은 그만두면 안 돼!” 제가 “언니 왜요?” 그랬더니
“한국기행을 해야 네가 쉬어. 그리고 한국기행을 해야 네가 방송에서 필요한 역할을 끝까지 할 수 있어. 한국기행에서 먼저 그만두라고 하기 전까지는 절대 먼저 그만두지 마!”
지금에서야 그 말씀이 무슨 뜻인지 알겠더라고요.
‘아! 내가 한국기행을 해서 그 시간을 버틸 수 있었구나! 버티길 잘했다!’
만약에 나에게 한국기행이 없었더라면 오히려 그 힘든 시기를 잘 못 버텼을 것 같아요.
돌이켜보면, 저는 한국기행이라는 쉼표를 통해 다시 일주일을 살아갈 수 있었어요.
저에게도 한국기행은 삶의 쉼표입니다.
Q4. 매일 하는 프로그램의 내레이션을 맡는 게 쉽지는 않을 것 같습이다. 특별히 관리하거나 신경 쓰는 부분이 있으실까요?
이금희 : 그동안은 별 탈이 없었는데, 작년 가을 급성 후두염으로 2주간 목소리가 아예 안 나온적이 있었습니다. 본의 아니게 한국기행 내레이션을 할 수가 없었어요. 시청자 여러분에게도 죄송했고, 제작진에게도 폐를 끼쳤습니다. 그 후로는 목 관리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고, 건강을 챙기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매일 운동도 빠지지 않고 하고, 잠도 더 오래 푹 자려고 하면서요.
Q5. 처음과 지금 한국기행 내레이션을 하면서 달라진 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이금희 : 제가 달라진 점은 시청자 여러분이 더 잘 아실 것 같고요.^^ 제가 느끼는 차이점은 이렇습니다. 12년 전에는 우리 모두 긴 호흡의 영상에 익숙했어요. 하지만 지금은 다들 짧은 영상을 보는 걸 선호하지요. 그러다 보니 우리 한국기행도 ‘에세이’에서 ‘시’로, 분위기가 달라지고, 호흡 역시 지금 시대에 맞춰가는 것 같습니다.
Q6. 오랫동안 내레이션 작업을 하셨을 텐데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어떤 편일까요?
이금희 : 인터뷰할 때 이런 질문에 가장 답하기 어려워요.^^ 그래서 아예 모범답안을 만들었어요. 그건 바로 ‘지난주 방송’이란 겁니다. 실제로 봄에는 꽃 핀 모습, 겨울이면 아찔한 설경이 가슴에 와닿습니다. 여름이면 섬에서 사시는 분의 이야기, 가을이면 농사를 짓는 분들의 사연이 흥미진진하죠. 바로 지난주엔 바닷가에서 뜰채 하나로 펄떡이는 고기를 잡는 어부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정말 신기하게 물고기의 흐름까지 읽고 계셨어요. 그리고 섬진강에서 다슬기를 잡던 아버지 이야기도 기억에 남네요. 집에 왔을 때 모처럼 가족이 다 모여서 저녁을 드셨죠. 결혼한 딸이 사위와 함께 와서는, 아빠 볼에 뽀뽀까지 하더군요. 어찌나 화목한 가족인지 인상적이었어요.
Q7. 한국기행 내레이션 작업을 통해 알게 된 후, 직접 방문(여행)까지 했었던 장소가 있을까요?
이금희 : 평일에는 매일 라디오 생방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주말에는 한국기행 내레이션 하느라고 여행을 별로 못 다녔습니다. 늘 화면으로 보며 가보고 싶다고만 생각했는데, 얼마전 4천 회 특집으로 다섯 군데나 가보았습니다. 기대해 주세요.
Q8. 오는 4천 회를 맞아 직접 프로그램에 출연한다고 들었습니다. 한국기행에는 처음 출연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내레이션으로 참여하다 직접 방송에 출연하게 된 기분은 어떠신가요?
이금희 : 늘 목소리로만 뵙다가, 화면으로 처음 인사드리는 기회다 보니 참 설렜고요.
촬영을 하며, 제일 먼저 느낀 건 제작진의 노고였습니다. 시청자들이 화면에서 보시는 멋진 장면을 촬영하기 위해서 꼭두새벽에 기상하고, 해가 질 때까지 카메라를 손에 들고 다니지요. 제가 걸어갈 때 제작진은 제 모습을 담기 위해 뒷걸음질 치며 걷습니다. 카메라를 들고 산속에서 뛰어다닙니다. 몇 번이고 반복하며 드론을 띄우고 내립니다. 제작진 여러분께 다시 한번 감사와 존경을 표합니다.
다음으로는 출연진 여러분의 마음입니다. 사실 제가 따로 시간 내기 어려워서 주말에 촬영하게 되었는데요. 누구에게나 소중한 주말 하루를 온전히 한국기행을 위해서 내어주시고, 아침부터 밤까지 애써주신 출연진 여러분에게 말로는 다할 수 없을 만큼 고마웠습니다. 처음 만났는데도 낯설지 않고, 헤어질 때는 정말 아쉬웠어요. 부디 건강히 지내시다가 다음 기회에 또 뵙길 바랍니다. 감사했어요.
Q9. 앞으로의 목표나 계획이 따로 있으실까요?
이금희 : 방송을 시작한 지 어느덧 30년이 넘었습니다. TV 프로그램 MC, 라디오 프로그램 DJ. 그리고 다큐멘터리 내레이션. 골고루 쓰임새 있는 사림이 될 수 있어서 다행이고 감사했습니다. 이제는 유튜브에 OTT까지, 그리고 책을 쓰고 강연을 다니기까지. 앞으로도 쓰임새가 있다면 언제 어디서라도 열심히 해볼 생각입니다. 꾸준히 성원해주셔서 감사 드립니다.
Q10. 한국기행을 시청하시는 분들에게 4천 회를 기념해 한 마디 전하고픈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이금희 : 4천 번의 한국기행을 시청해주시고 지켜주셔서 감사합니다. 지금과 같은 미디어 환경에서 시간을 내어 무엇을 보신다는 건 어지간한 정성과 사랑으로는 어려운 일이지요. 시간과 함께 마음을 내어주셔야 가능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매일 저녁이면 자연스럽게 채널을 고정하고, 주중에 바빴다면 주말에 몰아보기 해주시는 여러분이 계시지 않았다면, 오늘 이 순간은 맞을 수 없었을 겁니다. 지금까지 그래왔듯 앞으로도 제작진이 열심히 만들어주신 화면과 내용에 저는 마음과 소리를 담겠습니다. 그러니 매일 저녁 안부를 묻는 식구처럼 친구처럼 늘 곁에 둬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우리, 함께 오래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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