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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 소니 알파1 마크2(a1 II)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

기사입력 : 2025년 06월 30일 17시 10분
ACROFAN=류재용 | press@acrofan.com SNS
10여년 전인 2016년 9월, 소니가 A마운트의 마지막을 ‘α99’로 마무리 지은 이후로는 미러리스가 카메라 바디의 표준이다. 소니에 이어 다른 제조사들도 그리 되어가면서 강산이 변할 시간이 어느새 흘러갔다. 필름에 이어 DSLR까지 겪었던 입장들도 10년 쯤 지나가니 이제 주류에 익숙할 시기. 그래서 그런지 일선에서의 미러리스 작업이 종종 눈에 들어오는 요즘이다.

그간 크롭과 풀프레임을 넘나들며 숱한 명기들을 양산해 온 소니에서 단연 최고봉을 꼽으라면 α1 계열의 최신작 ‘α1 II’가 있겠다. 작년 12월에 국내에도 출시되어 카메라 애호가들의 선망을 받은 이 기체는, 지금 와 봐서도 기술의 최첨단을 달리는 플래그십의 전형이라 할 수 있겠다. 하드웨어고 소프트웨어고, 이를 뛰어넘는 미러리스 카테고리 양산기체는 현재 없다.

특별히 콘텐츠 퀄리티를 중시해야 되는 작가와 인플루언서와 다르게 사진을 취재수단으로 쓰는 기자 입장에서는 너무 드높은 사양 탓에 손이 가질 않는 게 현실이다. 우연찮게 중요행사 취재 목적으로 1주일 동안 현장에서 활용해 본 형편에서 이 빼어난 기체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건 한계가 분명하다는 점을 미리 밝히며, 일하면서 써본 ‘α1 II’이 어떠한지 풀어볼까 한다.

▲ 스마트폰 천지가 된 일선 현장에서 카메라를 보란 듯이 들고 다니는 건, 일종의 ‘색적’을 식별시킨다는 기능적 목적성이 기본이 된 지 오래다.

■ 취재 현장에서 만끽하는 당대궁극(當代窮極)


소니코리아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α1 II’ 소개 페이지를 보면 다양한 측면에서 기기의 장점을 알리는 문구들이 여럿 있다. 일선에서 영상이 아닌 사진만을 촬영하는 경우에서 보면, 이중에서 크게 세 가지가 매우 직접적인 사안들이다.

1. 약 50.1 유효 메가픽셀 풀프레임 Exmor RS 이미지 센서

저장되는 화상의 품질을 최대치로 놓고 촬영할 경우에 해상도가 8640x5760 규격이다. 이리 되면 1장 당 용량은 JPG 포맷은 22MB, ARW 포맷은 100MB 내외가 된다. 64GB 메모리카드를 쓴다면, RAW+JPG 모드로는 500장을 미처 못 촬영한다. 영상 수준은 아니라 하더라도, 화상도 이리 용량 소모하며 가게 만드는 기기다.

물론, DSLR 시절처럼 연사 더 땡기고 사진 한 장이라도 더 찍자고 화질 줄여가는 옵션도 분명 있긴 하나, ‘α1 II’ 들고서 그러는 건 몰상식한 일이다. 정히 용량을 줄여가고자 한다면 JPG 포맷만 찍는 것도 방법이나, 일선 현장에서 동일 또는 유사한 사진을 촬영하는 위험부담을 감안한다면 RAW+JPG 모드가 사실상 국룰이다.

작가나 인플루언서들은 RAW 파일이 편집을 위해 확보하는 소스(Source) 같은 용도라면, 기자는 저작권 확보의 한 방식이라 법적 기능성도 감안해야 한다. 풀링한 사진에다가 민사소송 거는 이 바닥에서 꼭 승리를 하자면 물증을 확보해야 하는데, 일선 현장에서 사진파일의 원본은 꽤 중요한 용도. 특히 각종 정보가 집대성된 RAW 파일은 법원 일 보기 수월하게 해준다.

▲ 사진 촬영만 한다면 읽기와 쓰기 300MB/s 넘나드는 비싼 메모리카드까진 필요없으나, 버퍼에서 메모리카드로 밀어넣는 숫자가 그 때 그 때 많아 보이는 건 어쩔 수 없다.

2. 높은 수준의 피사체 인식을 위한 고급 AI 프로세싱 유닛

혼자서 마음 편하게 피사체 두루 돌아보며 찍는 환경에서야 이 모드 저 모드 해보겠지만, 피사체가 기다려주지 않는 일선 현장에서 빠르게 촬영하기 위해서는 결국 P 모드 걸고 다이얼로 조리개 조정이나 하는 선이 현실적이다. 그게 ‘α1 II’가 아닌 다른 카메라들 쓸 때에는 당연한 것이었는데, 이건 그게 아니다.

‘AUTO’가 사람보다 나은 카메라를 처음 만난 것 같다. 소니에서 카메라 홍보할 때에 두 번째 즈음에서 언급하는 게 AI 프로세싱 유닛인데, 이게 참 제대로다. 포커싱이 피사체를 쫓아가는 것은 물론, 그에 기반해서 밝기 등 주요 요소들을 컨트롤하는 게 돋보인다. 이 부분은 특히 세미나실같은 넓지 않은 실내에서 주황색 조명이 어둡게 존재하는 환경에서 실감하게 된다.


여담으로.. 이건 그냥 느낌 정도라면 좋겠지만, 이 좋은 AI가 렌즈를 타는 거 같다. F 값 적을 수록 바디에서 연산하는 게 낫지 않나 추정한다. 그냥 재미로 엔트리 레벨인 FE 28-60mm F4-5.6 렌즈를 붙였을 때랑 행사용으로 대여받은 FE 28-70mm F2.8 GM II 렌즈 붙였을 때랑 체감이 차이나는 게, 전자가 겉돌고 후자가 빠릿하게 맞춘다는 그러한 느낌. 만약 이 쪽이 투자 포인트가 된다면 겉잡을 수 없지 않을까 싶다. 이래서 F2 급이 나왔나 싶기도 하고.

3. 최대 30fps의 고속 연속 촬영

당연한 산수 얘기겠지만, 최대 30fps 촬영은 한 스텝 기준이다. 30fps 곱하기 60초 해서 1800컷을 한 큐에 뽑아낸다는 의미는 아니다. 이럴꺼면 8K 촬영해서 스크린샷을 따로 따는 게 맞는 경우. 특히나 RAW+JPG 기준으로 하게 되면 1컷 당 120MB가 쌓이는데 이리 되면 30은 물론 10도 메모리카드에 파일 우겨 넣는 게 힘겨워 보일 지경. 숫자 줄어드는 속도가 체감 날 정도다.

그나마 DSLR 시절처럼 셔터박스로 트라우마 생기는 건 없겠다 싶다. 해외나 지방 출장 갔을 때 셔터박스 트러블로 멀펑션(Mulfunction) 나면 답이 없어서 어디 좀 나간다 하면 A/S센터 가서 점검하는 게 루틴이었던 시절이 엊그제 같은데.. ‘α1 II’는 전자식 셔터다 보니, 반셔터 놓고 연사들 날리다 보면 스크린을 통해 파일들 밀어넣는 게 눈에 보인다. 만약 설정에서 무음모드 선택했다면 소리도 없고 깜빡이는 것도 없는데 프리뷰할 파일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있는 걸 보게 되는 건 또 별난 경험.

영상과 달리 촬영은 그리 연사를 마구 해대도 딱히 배터리가 소모된다는 인상은 없다. 앞서 언급한대로 RAW+JPG 모드로 최고급 품질 촬영을 해도 64GB 다 채우는데 30% 정도 소모하는 것 보니, 배터리 열화되는 거 감안한다 치더라도 그 정도 용량을 촬영으로만 채울 거면 별도 배터리를 들고 다닐 필요는 없어 보인다. 그리고 만약에, 배터리가 걱정된다면 USB-C 포트를 주목하자. 노트북도 그걸로 충전되는 시대, ‘α1 II’도 그걸로 충전 잘 된다. 촬영 중에도.

▲ 스마트폰 하단에 붙여 충전하는 용도로 많이 쓰이는 보조배터리가 생각보다 매우 많이 꿀조합. 5000mAh 정도면 무슨 가로그립 같다.

■ “지나치나, 매우 좋다”

한 줄로 평가하자면 “지나치나, 매우 좋다”. 그런데 여기에서 지나치다는 얘기는 사양을 얘기하는 게 아니다. 너무 좋은 사양으로 아주 많이 비싼 거야 당연한 것이니, 퀄리티가 중요하다면 이만한 게 세상에 또 없다. 그런데, 이 바디에 접목된 기술들을 조화시키는 측면에서 불가피한 것들 중 딱 두 가지가 일선 취재 업무에서 이슈가 될 수 있다.

실무 현장에서 촬영할 때 가장 걸리던 부분이 두 가지가 있었는데, 바디의 절전기능과 뷰파인더-스크린 변환 딜레이가 그렇다. 설정에서는 딱히 유저가 컨트롤하게 노출시키진 않아서 끄고 쓰진 못했는데, 1분 이상 촬영을 하지 않으면 바디가 절전 상태로 들어간다. 물론, 반셔터 누르면 1초 정도에 원상복구 되기는 하는데, 이 1초가 문제다. 이는 뷰파인더-스크린 변환 딜레이도 마찬가지다. 이미지 센서와 영상 촬영 관련 부품들의 과열방지를 위해 있는 걸로 아는데, 이는 사진만 촬영하려는 유저에게는 다소 불편함이 따를 것 같다. 손 놀리다 바로 들고 바로 찍는 건 안되기 때문에, 1분 이내에 계속 반셔터 잡아주거나 눈 대고 있는 수 밖에 없다. 아니면 찰라와 같은 타이밍에 관한 촬영은 포기해야 한다. DSLR 고집하는 분들이 미러리스 못 오는 대표적인 이유인데, ‘α1 II’에서도 물리적으로 여전하다.

그런데 이런 이유 따지는 거야 사진을 촬영하는 기자 입장에서나 그렇지, 그렇지 않은 입장이나 상황이라면 궁극의 퀄리티의 사진을 촬영해주는 당대궁극 그 자체인 카메라다. 스마트폰 사진으로 보면 감흥이 없던 걸, 해상도 8000 넘어가는 5천만 화소급 사진으로 보면 괜스레 웃음이 다 나온다. 게다가, 피사체가 카메라 들고 여기요 저기요 거리는 나를 봐준다, 폰에는 그런 거 당연히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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