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몇몇 나라에서는 자동차 부품의 형식승인과 관련하여 새로운 움직임이 일고 있다. 독일, 스페인, 이탈리아 등의 국가별 자동차 규제 기관들은 디젤 엔진에 필수요소인 터보차저 부품에 대해 ‘형식승인’ 항목에 포함시킬 것을 골자로 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로써 국내에서도 폭스바겐 사태 이후 배기가스 및 미세먼지 개선을 위한 정책 입안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하니웰 그룹은 영국 밀브룩에서 지난해 진행한 순정 터보 제품과 모조 대체품간 성능 테스트 및 이산화탄소(CO2), 질소산화물(NOX) 배출 가스 비교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밀브룩에서 진행된 이번 실험 결과에 따르면, 값싼 모조 터보차저에 사용되는 엔진 토크는 순정(OE)에서 사용되는 터보차저에 비해 15~40%까지 성능이 저하되었고, 질소산화물 배출은 모조 제품이 순정 제품에 비해 8~28% 정도 높게 나왔다. 또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모조 터보차저의 경우 순정 제품에 비해 3% 가량 많은 2.0g/km에서 4.5g/km 정도 높게 나왔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하니웰코리아는 국내에서도 '짝퉁' 터보나 재생 터보가 시장에 유통되고 있으며, 성능 저하는 물론, 배기가스 배출 증가로 이어져 이에 대한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해외 복제품 형식으로 국내에 유통되는 제품은 터보차저 및 카트리지 형태로 연간 5천개 이상 수입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복제품은 크게 3가지 유형으로 한국에서 유통되고 있다. 우선 한국사업자 법인이 중국복제품 제조사에 의뢰하여 동일한 복제품을 자체 브랜드화하여 판매하는 경우가 있다. 또 하나는 중국 복제품 제조사에서 수입된 카트리지를 기존 정품에 교체 수리하여 제품화하는 경우다. 이 경우 외양에 각인된 정품 로고를 통해 소비자가 복제품임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또 하나는 한국 판매상이 중국 제조사에서 직접 복제 터보 완제품을 수입 판매하는 경우다.
이처럼 복제 터보 제품이 다양한 형태로 국내 시장에 유입되고 있어, 안전과 환경 측면에서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유럽처럼 터보차저 등 성능을 통해 배기가스에 영향을 주는 제품에 대해서는 “형식승인” 등 보다 엄격한 규제를 통해 제품이 시장에 유통되도록 하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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