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ROFAN

최첨단 레이저로 극자외선 발생 새 경로 규명

기사입력 : 2018년 09월 27일 13시 19분
ACROFAN=신승희 | seunghee.shin@acrofan.com SNS
빛은 전기장과 자기장이 서로 얽혀 진동하며 나아가는 파동이다. 파동의 길이가 매우 짧은 극자외선은 눈으로 직접 볼 수는 없지만, 여러 분야에서 유용하게 사용된다. 기초과학연구원(IBS, 원장 김두철) 초강력 레이저과학 연구단(단장 남창희, GIST 물리광과학과 교수) 김경택 교수(GIST 물리광과학과) 연구진이 기존 물리 이론으로 설명되지 않은 새로운 극자외선 발생 경로를 규명했다.

극자외선은 파장이 10~120nm(나노미터‧1nm는 10억 분의 1m)에 불과한 빛을 말한다. 짧은 파장을 이용해 반도체 기판에 회로를 조밀하게 그려내는 극자외선 리소그래피 칩에 회로를 그리는 방법은 사진현상과 비슷하다. 반도체 기판을 필름으로 코팅한 뒤, 그 위에서 빛을 비추면 빛을 통과하는 기판 부분이 화학적으로 변하며 패턴을 형성한다. 자외선이 만들 수 있는 선폭은 대략 100nm가 한계다. 더 가는 선폭을 위해서는 파장이 짧은 극자외선을 가해야 한다. 극자외선 리소그래피 기술이 본격 상용화되면 반도체의 성능과 전력 효율을 향상시킬 수 있고, 회로 형성을 위한 공정수가 줄어 생산성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
, 나노미터 해상도로 물질을 관측하는 극자외선 이미징에 활용된다. 또 극자외선을 쪼여 물질의 물성을 파악하는 분광학 연구에도 유용하게 사용된다.

극자외선을 다양한 분야에 활용하려면 결맞음성(Coherence) 인공적인 빛은 원자 내 전자가 높은 에너지 준위에 놓인 ‘들뜬상태(Excited state)’에서 낮은 에너지 준위에 놓인 ‘바닥상태(Ground state)’로 떨어지는 과정에서 발생한다. 이때 원자가 안정화되며 자연적으로 방출된 에너지는 ‘결맞음성’이 없다. 반면, 별도의 광원을 이용해 원자에 빛을 가하면 입사파와 동일한 진행방향으로 새로운 빛이 유도 방출된다. 레이저나 통신에 사용되는 전자기파는 모두 결맞음성을 지닌다. 결맞은 빛만이 파장을 증폭시킬 수 있어 빛의 세기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갖춰져야 한다. 결맞음성은 빛 파장의 위상과 주파수가 같아 서로 간섭할 수 있다는 의미로 가(可)간섭성으로도 불린다. 별개의 파장이 서로 보강하는 간섭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강력한 빛을 생성하기 위한 기본 성질이다.

지금까지‘다중광자흡수(Multiphoton excitation)’현상이 결맞은 극자외선을 생성할 수 있는 유일한 경로로 알려져 있었다. 다중광자흡수는 별도의 광원을 이용해 원자에 빛을 가하면, 원자가 여러 개의 빛 입자(광자)를 동시에 흡수해 들뜬상태(excited state)가 된 후, 낮은 에너지 상태인 바닥상태(ground state)로 이동하면서 결맞은 극자외선을 내놓는 현상이다.
김경택 교수팀은 광원에서 강력한 빛을 가하게 되면, 다중광자흡수 현상과 다른 새로운 경로로 극자외선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1000조 분의 1초라는 찰나의 순간에 빛을 가하는 펨토초 레이저 1000조 분의 1초라는 찰나의 순간에 빛을 내는 레이저다. IBS 초강력 레이저과학 연구단이 개발한 펨토초 레이저는 펄스폭이 불과 2.5펨토초에 불과할 정도로 짧아 원자 내 전자의 움직임까지 제어할 수 있다.
를 이용해 발생시킨 극자외선은 기존과 달리 레이저의 위상 변화에 따라 세기와 발생방향이 달라지는 특성을 보였다.

추가 실험을 통해 연구진은 ‘좌절된 터널링 이온화(Frustrated Tunneling Ionization, FTI)’현상으로 인해 이러한 극자외선이 발생한다는 점을 증명했다. 펨토초 레이저를 가하면 전자와 원자는 완전히 분리된다. 이후 전자는 자유롭게 가속하며 진동하다가 레이저 빔이 사라지고 난 뒤 원자와 다시 들뜬상태로 결합한다. 이후 원자가 바닥상태로 떨어지는 과정에서 그 에너지 차이만큼 결맞은 극자외선을 내놓는다는 것이다.

강력한 에너지를 가진 펨토초 레이저는 전자 하나 하나의 움직임을 조절할 수 있다. 연구진은 원자에서 완전히 분리된 전자들이 펨토초 레이저의 위상 변화에 따라 서로 보강하거나 상쇄하는 간섭 현상을 일으켰고, 이 때문에 FTI 극자외선의 세기와 발생 방향이 달라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전자가 분리되지 않는 다중광자흡수 현상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현상이다.

이번 연구성과는 결맞은 극자외선의 정확한 생성 원리를 규명했다는 학술적 의미가 있다. 기존 다중광자흡수 현상은 극자외선 발생 과정에서 광원의 세기가 고려되지 않은 만큼, 이번 연구가 광(光)물리학 연구의 근본적인 이해를 넓힌 셈이다. 또 세기와 방향을 조절할 수 있는 FTI 극자외선의 특징을 이용하면 산업계에서 요구하는 더 강력한 극자외선 광원 개발도 가능하다. 이를 통해 현재 최고 선폭인 7nm보다 더 가는 회로를 한 번의 노광으로 그려낼 수 있다. 초미세 공정을 통해 초고정밀‧초고성능 반도체 시대를 견인할 수 있다는 의미다.

김경택 교수는 “IBS 연구진이 개발해온 펨토초 레이저는 세계적으로도 극소수의 연구실만이 가지고 있는 최첨단 기술”이라며 “새로운 광원의 발견은 종종 새로운 학문분야의 탄생으로 이어지는 만큼 이번에 규명한 극자외선이 무궁무진한 관련 연구로 확장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구성과는 광학 분야 세계적 권위지인 네이처 포토닉스(Nature Photonics, IF 32.521) 9월 25일자(한국시간) 온라인 판에 실렸다.

Copyright ⓒ Acrofan All Right Reserved.

디지털 마케팅의 새로운 장을 만들다! 신개념 퍼포먼스마케팅 플랫폼 '텐핑'

[명칭] 아크로팬   [제호] 아크로팬(ACROFAN)    [발행인] 유재용    [편집인] 유재용    [청소년보호책임자] 유재용
Copyright © ACROFAN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