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과 더불어 알게 모르게 대세로 자리잡은 술이 하나 있으니, 바로 맥주다. 와인과 마찬가지로 저도주로 분류되면서 세금이 없다 보니, 물 보다 맥주가 싸다는 유럽 지역처럼 매우 친근한 알콜성 음료로 정착하기 시작했다. 관광객이 아니라, 생활인 시민 입장에서 술 마시기 이렇게 좋아진 건 거의 우리나라 버금간다 싶을 수준.
센트럴에서 손중산기념관으로 걸어 올라가는 길에 만나는 보일러메이커(The Boilermaker)는 옛 건물을 상호처럼 스팀펑크와 서부 탭하우스 컨셉이 혼재된 그런 공간이다. 이 곳의 주특기는 사실 맥주라기 보단 위스키 등 스피리트 쪽이다. 한국에서도 절판되었다는 히비키, 야마자키 등등이 전시대에 그득하니까. 어느 나라가 시작은 저도주지만, 마치 센트럴에서 여길 오듯 올라가는 게 알콜 도수라 언젠간 만날 꺼 아니냔 그런 질문을 던지는 공간구성이다.
홍콩 수제맥주들을 마시다보면 느끼는 것이 아무래도 얕게 느껴진단 부분이다. 대개 술의 심도가 깊지 않다. 그러다 가끔 훅 들어오는 술들이 있다. 보일러메이커에서는 문젠 브루어리에서 나온 '키친 갓 허니 포터'가 인상 깊었다. 다크 초콜릿에 알콜 많이 탄 듯한, 한국에서도 만나기 힘든 재료 좀 많이 들이부은 그런 맥주였다.
주소 : Ground Floor, 45 Staunton Street, Central
▲ 센트럴에서 산 쪽으로 올라가보면 펍 거리가 된 곳에 '보일러 메이커' 위치해 있다.
▲ 과거 무엇에 쓰이던 곳인지는 모를 곳이지만, 높은 천장 높이를 이용해 '술' 테마 인테리어가 특징.
▲ 수 많은 이들이 웃고 떠들며 술 마시는 풍경이 참으로 낯 익으면서도 반가운 공간이다.
▲ '샘플러' 종류별로 마시다 배 부르다. 샘플러 잔 크기가 탈동양.
▲ 유쾌한 스탭들이 권하는 그 날의 맥주가, 하루의 피곤과 시름을 씻겨내준다.
▲ 언제부터인가, 홍콩이 한국만큼 밤에 술 마시기 좋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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