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지구를 갈아 넣은 화장품’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상에서 화제된 바 있다. 화장품에 함유된 수십 가지 식물추출물의 이름이 패키지 뒷면의 전성분표를 빼곡히 채우고 있는 모습에 ‘이 정도면 온 지구의 식물을 모두 갈아 넣은 것 아니냐’, ‘하마터면 나도 갈릴 뻔 했다’는 등의 우스갯소리가 나온 것.
자연유래 성분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남에 따라, 화장품 속 식물추출물의 종류와 함량 역시 증가했다.
식물추출물이란 식물체의 각 부분으로부터 추출하여 얻어진 물질을 의미한다. 식물의 세포 안에는 단백질, 탄수화물, 무기질, 각종 비타민 등의 영양분이 들어있는데, 무수한 식물의 종류만큼 그 효능 역시 다양하며 이를 효과적으로 가공 및 활용하기 위한 연구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식물추출물의 수많은 에너지 중 피부 진정을 돕거나 수분을 공급하고, 생기와 활력을 부여하며, 노화 예방에 도움을 주는 등의 유효성분은 각종 기능성 화장품의 원료로 사용된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식물추출물의 효능을 하나의 제품에 집약시키다보면, 일부 제품은 마치 ‘지구를 갈아 넣은’ 것마냥 그 수가 많아지게 되는 것이다.
단, 모든 식물 성분은 사람의 체질에 따라 알레르기 등의 부작용을 동반할 수 있다. 식물추출물이 첨가된 화장품이라고 해서 무조건 순하고 피부에 친화적일 것이라 생각해선 안 되는 이유다. 특히, 비유기농으로 재배된 식물은 제초제, 살충제 등 각종 농약에 노출되었을 확률도 있는데 이러한 성분이 화장품 속에 잔류하여 체내에 장기간 축적될 경우 피부 자극은 물론, 몸 전체의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화장품 속 식물추출물이 어떻게 재배됐는지, 어떠한 추출과정을 거쳐 제품에 담겼는지 알기 힘들다. 따라서 식물추출물이 함유된 화장품을 사용하기 전에는 전성분을 꼼꼼히 체크하여, 알레르기가 있거나 평소 민감하게 반응하는 성분이 들어있지는 않은지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
전성분을 확인한 후에는 그 함유량도 꼼꼼히 살펴볼 것. 현재 우리나라의 ‘화장품 전성분 표시제’는 함량이 높은 성분부터 순서대로 표기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따라서 화장품에 함유된 식물추출물이 충분히 유효한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해당 성분이 앞쪽에 표기되었는지를 살펴보면 도움이 된다.
또한, 식물은 스스로 필요 이상의 물질을 만들지 않기 때문에 피부에 이로운 기능을 지닌 성분은 매우 낮은 농도로 식물체에 존재한다. 따라서 식물추출물의 유효성분을 고농도로 농축시킨 제품일수록 그렇지 않은 제품에 비해 적은 양으로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 경제적이다.
일례로, 보습력을 강조하는 화장품의 경우 적은 수의 고농축 식물성 오일을 함유한 제품이 상대적으로 낮은 농도의 여러 가지 식물추출물을 함유한 제품보다 더 효과적일 수 있다. 최근 닥터 브로너스 매직솝 등 식물추출물보다는 고농축 유기농 오일을 사용한 제품이 주목 받고 있는 이유다.
식물의 재배과정에서는 농약이 사용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에 피부가 민감한 편이라면 유기농 인증 여부도 체크해보도록 한다. USDA(미국 농무부), OTCO(미국 오레곤틸스), BDIH(독일), NATRUE(벨기에), ICEA(이탈리아) 등 신뢰도 높은 국제 기관의 유기농 인증 마크를 확인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끝으로, 모든 화장품을 사용하기 전에는 테스터의 양과 피부에 흡수되는 양이 1:1로 동일한 팔 안쪽 피부에 소량을 바른 후 48시간 동안의 경과를 확인하는 피부 테스트를 통해 혹시 모를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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