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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럼 - 마이리얼트립(MyRealTrip)이 그리는 여행업의 ‘차세대’

기사입력 : 2019년 08월 20일 23시 07분
ACROFAN=류재용 | jaeyong.ryu@acrofan.com | SNS
대략 30대 미만인 우리나라 국민들은 ‘해외여행자유화’란 단어가 역사 속의 그 무엇과도 같은 단어가 아닐까 싶다. “무슨 특권층 아니면 여권도 안 나오던 시절이 과거에 있었다”고 그러면, 굳이 민번 증명이 따로 필요 없을 어르신 대접 받기 십상. 바로 그 해외여행자유화가 이뤄진 1989년은 이제 아는 사람만 알 해가 된 지 오래지만, 여행업 그 자체는 꽤 오랜 기간 정형화된 형태를 지켜왔다.

국내 여행사에서 모객을 해 일정 수를 맞춘 사람들을 일정에 따라 현지에 보내면, 일명 ‘랜드사’라고 불리는 현지 기업이 사람들을 인솔해 정해진 코스대로 돌아보는 걸 우리는 ‘패키지’라고 한다. 패키지여행은, 현지에 대해 모르는 사람들이 안전하게 사진 찍고 오는데 최적화된 구성. 그 자체의 장점이 나름 뚜렷하다. 게다가 옛날에는 반공교육 수료와 여권과 비자 만들어 모으는 거까지 일꺼리여서, 여행객들이 비용을 내고 각종 편의를 사는 형태까지 있었으니 여행은 곧 패키지였던 시절도 있었더랬다.

그렇게 20여년이 흐르고, 지난 2002년에 우리나라에서 열린 월드컵이 한국 여행문화에 있어서 일종의 시금석이 된다. 대학생들 배낭여행 경험이 축적된 바가 수십 년 이어져 온 여행행태에 다양한 형태로 자극제가 된 것. 여행이 방법론적인 측면에서 분화되기 시작하면서, 미국과 서유럽 지역 스타일이 우리나라에서도 자연스레 당연한 것으로 인식되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면서, 자유여행과 올 인클루시브와 같은 스타일리쉬한 여행상품이 주류로 부상했다.

▲ 개인적으로 베를린과 뉴욕에서 마이리얼트립 서비스를 애용해봤다.

국내에 여러 여행 앱 서비스가 한껏 경쟁 중이지만, 이중에서도 마이리얼트립(MyRealTrip)은 여러모로 차별화된 측면이 돋보인다. 경쟁 앱들에 비해서 가장 특이하게 보이는 측면은 다름 아닌 언어. 해외에서 들어온 서비스나 신생 서비스들은 저렴한 비용을 고르는 탓인지 일단 언어가 영어 아니면 현지어다. 이에 반해, 마이리얼트립은 비교적 한국어가 많은 편이다.

한국어 상품이 많은 것은, 아무래도 ‘랜드사’를 경영하거나 재직했던 현지 교민들이 서비스를 주도하는 때문. 방송에서도 여러 번 다뤄져서 해외여행 다니는 사람들은 어째 다 아는 이야기처럼 되어 버린 국내 모객사와 현지 랜드사 간 관행이 현지 여행업 종사자들의 OTA(Online Travel Agency) 쏠림을 가속화했다는 이야기가 많다. 아무래도 마이리얼트립으로 예약하고 가 보면, 종사하는 교민치고 젊어서 랜드사 안 거쳐본 사람이 없는 형편. 그래서 더 생생한 옛날 이야기들을 듣고 있다 보면, 한국에서 가는 여행객들이 여러 이슈들을 인식하기 이전에 이미 대안이 있다면 언제든 옮길 태세가 되었음을 알기란 어렵지 않다.

더 큰 영향이라면, 과거 관행들이 하나 둘 깨져간다는 점. 법적인 제약은 유연성이 확보되는 에이전트 타입으로 가고, 현지에서 개인기업을 하는 형태로 행정적인 측면을 돌파해 유연한 사업 환경을 현지에서 사는 사람들이 알아서 조성하는 것이 적어도 가서 본 미국이나 유럽에선 정착되고 있었다. 제도권 측면에서 여행업은 대인 서비스 중에서 민원 우려가 높은 축에 속해서 현지 정부 제약이 많은 편인데, 우버와 같은 모빌리티 서비스들이 한창 싸워 만들어낸 바들을 OTA 업계가 수혜 입는 모양새다.

자기 사업을 자기 평판을 기반으로 영위하는 모양새가 OTA에서 일반적. 그런 환경에서 한국어 지원을 앞세운 마이리얼트립은 현지어가 미숙한 여행객들에게 어필하는 측면이 많다. 그래서 그런 것일까, 현지어와 현지 풍속에 익숙하지 않은 고객들을 위한 상품 고민이 유독 많이 노출된다. 가이드투어를 가보면, 나누는 대화가 가이드 본인의 아이디어 탐색이나 피드백 수집 수단으로 곧잘 응용되는 느낌이다. 랜드사에 있을 때 해본 게 OTA에도 맞을지, 지난 번 여행객들이 이런 거 추천하는데 그게 좋을지, 자연스러운 대화 속에 무언가 QA 하는 그런 느낌이 절로 들 지경. 온라인에 후기로 Good or Bad 하는 것과는 또 다른 일들이 여행 과정에서 자주 발생한다. 그러면서, 이 다음에 오는 여행객은 더 나은 서비스를 받게 됨은 자명한 이치.

마이리얼트립으로 접해본 현지 OTA 종사자들의 노력을 보면, 여행산업의 차세대 이행은 머지 않은 것 같다. 대표적으로 마이리얼트립이 패키지를 프리미엄화하려는 시도와 같은 게 말이다. 현지에서 그동안의 사업 기간 동안에 일종의 황금비를 추려낸 것이 있으니, 이를 더 사업가치를 높이는데 활용하는 것은 사업하는 입장에서 당연할 일이 아닌가 싶다. 또한 유행이 돌고 돈다고 해외여행자유화 초기의 도출되었던 몇 가지 문제가 다시 드러나는 시점에서 왜 패키지가 패키지였는가를 직시할 수 있는 계기도 필드에서 누적되는듯한 느낌이다.

이러한 차세대로의 이행이 가능해진 계기는 아무래도 공정함과 상생 문화 때문이 아닐까 싶다. 과거에 누적되었던 문제에 함몰되기 보다는 아예 판을 바꿔버린 현지 여행업 종사자들의 결단이 이어지면서, OTA 서비스에 공개된 원칙에 따라 맞춰 가는 질서가 인상적이다. 프로덕트에 선행해 마치 지표면과 같은 위상으로 플랫폼이 갖춰지고, 자연히 이를 표면으로 삼아 위와 아래로 생태계가 조성되어 가는 추세가 여행업의 미래에 있어 중요한 토대를 마련하고 있다. 기존 플레이어들이 아직은 여행의 완성형인 패키지를 운용하는데 유리한 포지션을 점하고 있으나, 과거를 털어내고 뿌리와 줄기를 모두 살리는 묘를 찾아내지 않는다면... 이런 추세는 혁신이 아니라 혁명을 일으키지 않을까 그리 가늠해 본다.

▲ 잡기 힘든 예약을 잡아내는 것과 아주 비싼 걸 덜 비싸게 만드는 것. 이 둘이 OTA 플레이어의 당면과제가 아닐까? 아직은 기존 업체가 이 두 측면에서 유리하지만, 요즘 모습을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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