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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 볼보 더 뉴 S60(3rd Gen, 2019) 인스크립션 트림 : 주행

기사입력 : 2019년 09월 12일 00시 44분
ACROFAN=권용만 | yongman.kwon@acrofan.com SNS
세단 시장 안에서도, D 세그먼트 급의 중형 프리미엄 세단 시장에서는 여타 시장과는 다른 형태의 ‘균형’이 요구된다. 이 시장에서의 ‘실용성’이란 주행 성능을 포기하지 않으면서 세단 형태에서 기대할 수 있는 ‘성인 네 명의 편안한 탑승’을 지켜낼 수 있는 것이기도 하다. 또한 세단의 모습을 갖춘 선에서 최선의 주행 성능을 갖추고, 그러면서도 운전자가 느끼는 감성 품질 또한 높아서 ‘프리미엄’이라는 부분을 충족시킬 수 있어야 한다. 이에 이 ‘중형 프리미엄 세단’ 시장은, 완성차 제조사들이 프리미엄 급 브랜드로의 도약을 위해서는 피해갈 수 없는 시장 중 하나이기도 하다.

볼보의 브랜드 역사 속에서, 현재 S60이 해당되는 이 ‘중형 프리미엄 세단’ 시장은 여러 모로 전략적인 의미가 크다. 또한 S60은 브랜드를 대표하는 ‘스포츠 세단’ 이기도 하며, 차량 자체의 가치 뿐 아니라 브랜드의 역량까지 증명해야 하는 위치에 있기도 하다. 특히 8년만에 완전 변경된 3세대 신형 S60은 브랜드의 플래그십인 90클러스터와 동일한 SPA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며, 이 SPA 플랫폼이 보여줄 수 있는 유연한 구조의 가능성 측면을 증명하는 좋은 사례로도 볼 수 있겠다. 이와 함께, 이 신형 S60의 생산지 또한, 2018년 가동을 시작한 북미 지역 최초의 생산기지인 미국 사우스 캐롤라이나주 찰스턴 공장이라는 것도 브랜드의 글로벌 확장이라는 측면에서 의미를 더한다.

국내 시장에서도 S60은 여러 가지로 각별한 의미를 가지는 모델이다. S60에 있어, 한국 시장은 전 세계 시장 중 4번째로 큰 시장이었고, 2020년에는 중국, 미국에 이은 3대 시장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으로도 기대된다. 또한 볼보자동차코리아의 올해 목표인 ‘1만대 판매’의 달성에 있어서도,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XC 시리즈 뿐 아니라 다른 시리즈들의 선전이 필요한 상황에, 국내에 선보인 S60은 향후 목표 달성에서 꽤 큰 몫을 차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리고 올해 국내에서 고객에 인도될 수 있을 S60의 물량은 약 1,000대 수준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미 사전 계약대수는 이를 훌쩍 넘겨 기대 이상의 흥행을 보여 주고 있다.

▲ 볼보의 신형 S60은 여러 모로 올 하반기 수입차 시장에서 기대되는 모델 중 하나로 꼽힌다

처음 S60을 마주했을 때 꽤 놀라게 되는 부분이라면, 볼보가 강조하는 ‘비율’ 측면일 것이다. 분명 후륜구동도 아닌 앞엔진 전륜구동 구성이지만, 차량의 길이 대비 긴 편인 휠베이스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앞 차축을 차량 전면으로 최대한 밀고, 프론트 오버행을 최소화한 덕분에, 비율로만 보면 전륜구동 특유의 느낌이 잘 보이지 않는다. 물론 이런 배치는 어찌 보면 다소 공간의 낭비 같은 느낌도 들지만, 전륜구동 기반 설계 중심인 주어진 조건에서 물리적인 운동 성능을 극대화하는 데는 참 효과적인 방법일 수 있다. 이렇게 앞 차축과 대시보드, 윈드실드까지의 거리를 떨어뜨림으로써 비주얼 뿐 아니라, 무게중심 면에서도 꽤 이상적인 수준에 이르는 결과를 얻지 않았나 싶다.

차량에 올랐을 때의 느낌은 어찌 보면 ‘익숙함’이 먼저 느껴진다. 그도 그럴 것이, 센터페시아의 대형 터치스크린을 중심으로 하는 인터페이스는 최신 세대의 볼보 모델들이 공유하고 있으며, 전반적인 모습 측면에서는 이전에 시승했던, 같은 60클러스터에 속하는 ‘V60 크로스컨트리’와 거의 동일한 모습이기 때문이다. 물론 V60 CC 때와 달리, 이번엔 외관부터 세단이었기 때문에 그 때 같은 이질감은 전혀 없었다. 하지만 여전히 높은 특유의 센터터널과, 그 아래에서 존재감이 도드라지는 부직포 같은 소재의 느낌은 ‘프리미엄’을 생각하면 조금 아쉽다. 한편, 조수석 쪽 센터터널 옆에 보이던, 수납을 위한 그물망 같은 건 꽤 좋은 아이디어가 아니었나 싶다.

세로형 9인치 터치스크린을 갖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센서스’는 공조 장치 등 차량의 다양한 기능에 빠르게 접근할 수 있으며, 시원시원한 조작감으로 그리 불편을 주지 않는다. 물론 아무래도 화면을 한 번쯤은 보게 되다 보니, 물리적 버튼보다는 조금 운전자의 주의가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또한 시승했던 ‘인스크립션’ 모델에 탑재된, 총 출력 1100와트의 15개 스피커로 구성된 바워스&윌킨스(B&W, Bowers & Wilkins)의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은 이 정도 체급에서는 쉽게 느끼기 힘든 수준의 선명하면서도 편안한 사운드를 들려주어 만족도가 높았다.

▲ 신형 S60의 엔진은 그 성능 뿐 아니라, 차축 대비 위치도 꽤 흥미롭다

▲ 8단 자동변속기와 조합되는 파워트레인은 이미 한 번 봤지만, 새로운 느낌이었다

신형 S60의 파워트레인 구성은 최고출력 254/5,500(ps/rpm), 최대토크 35.7/1,500-4,800(kg∙m/rpm)의 직렬 4기통 T5 터보차저 가솔린 엔진과 8단 자동 기어트로닉 변속기의 조합으로, 현재 볼보의 S90, V90 CC, V60 CC 등에서도 사용되고 있는, 볼보의 최신 드라이브-E 파워트레인을 구성하는 대표 가솔린 엔진이다. 볼보의 경우 선택과 집중이라는 전략에 따라, 2L 4기통 엔진 기반에서 다양한 출력대의 엔진 유닛을 통해 다양한 세그먼트에 대응하면서, 내연기관 시대를 졸업하고 전기차 시대로 들어간다는 계획을 가진 듯 하다. 그리고 S60 정도에서 이 파워트레인은 충분히 ‘고성능’으로의 가치도 가지고 있다. 하지만 패들 시프트가 빠져 있는 점은 스포츠 세단을 추구하는 성격을 생각하면 아쉽다.

가속 성능 측면에서, 같은 파워트레인을 사용하는 V60 CC가 성능 대비 토크의 펀치감이 조금 부족했던 느낌이었다면, S60에서는 좀 더 가벼운 무게 덕분에 이러한 아쉬움도 싹 사라진다. 순발력 측면에서도 여러 모로 가벼운 무게에서 오는 장점이 느껴지는데, 당장 0-100km/h 가속 성능도 S60 쪽이 더 우세하다. 컴포트 모드에서는 평상시 2,000rpm 이하의 낮은 회전수로 연비와 정숙성 등을 확보하고 편안한 주행 환경을 만드는데, 힘이 필요할 때는 빠르게 단수를 낮춰서 힘을 끌어낸다. 다이내믹 모드에서는 컴포트보다 1,000rpm 높은 회전수를 써서 순발력 측면이 크게 좋아지는데, 온 몸에 힘을 주고 다니는 느낌이라 도심 주행에서는 다소 불편함이 느껴질 수 있을 것이다.

S60의 섀시 설정은 ‘다이내믹 섀시’로 주행 성능을 강조하는 모습이다. 처음 차량을 출발시켰을 때 조금 놀란 부분이라면, 서스펜션의 설정이 정말 예상의 범주를 좀 많이 넘어서는 단단함을 보여주었다는 점이 있겠다. 저속 주행에서 노면에서 올라오는 잡다한 진동의 상당수가 꽤 직접적으로 느껴지는데, 최근 타 모델들이 이 정도 영역에서의 충격을 꽤 걸러내던 것을 생각하면 정말 공격적인 설정이라 느껴질 정도다. 물론 적당한 속도로 주행 중에는 이런 부분이 크게 느껴지지는 않지만, 이따금 특정 상황에서 충격이 도드라지게 느껴질 때가 있다. 하지만 이런 공격적인 설정 덕분에, 다소 과격한 조작에도 차량의 쏠림이나 흔들림 등이 거의 없는 점은 감탄할 만했다.

▲ 폭우가 오락가락했던 시승 환경에서, 제일 마음에 들었던 시스템은 ‘파일럿 어시스트 II’였다

신형 S60에서 좋은 인상을 받은 부분으로는 역시 ‘인텔리세이프’ 시스템이 있겠다. 특히 일상적인 주행에서 많은 도움을 줄 만한 기능으로는 차선유지 기능과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이 조합된 ‘파일럿 어시스트 II’와 ‘조향 지원 적용 사각지대 정보 시스템’ 정도가 꼽힌다. 그리고 ‘파일럿 어시스트 II’를 켜지 않더라도, 기본적으로 차선유지 기능과 차량 사이의 거리 유지와 긴급 제동 기능 등은 모두 개별 동작할 수 있어, 상황에 맞게 활용할 수 있다. 그리고 조향 지원이 들어가는 기능들의 경우, 운전자가 방향지시등을 켜는 등으로 조작 의사를 분명히 하면 개입이 최소화되는데, 이런 부분은 올바른 운전 습관 문화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시승 도중 갑작스럽게 심한 폭우가 내려 시야 확보가 쉽지 않은 고속도로에서, ‘파일럿 어시스트 II’는 기대 이상으로 정확히 작동해 운전자의 인지 측면에서의 한계에 따른 위험을 크게 줄이는 모습도 보였다. 앞이 잘 보이지 않을 정도의 폭우 속에서도 조향 지원이 포함된 차선 유지, 앞 차량과의 거리와 속도를 맞추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의 조합은, 때로는 운전자의 인식보다 빨리 주위 상황에 반응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특히, 이러한 악천후 등의 상황에서 정확도 높은 주행 보조 시스템의 활용은, 운전의 피로를 크게 줄이고, 안전하고 여유 있는 운전을 가능하게 했다.

한편으로는, 탄탄한 섀시와 잘 조여진 서스펜션 설정은 일반적인 상황에서 뛰어난 주행 성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약점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든다. 시승 당시 폭우가 오던 상황에서, 도로의 제한속도 정도의 주행에서 물웅덩이를 밟은 경우에도 차량의 거동이 꽤 흔들리고, 젖은 노면의 나선형 고가를 지나갈 때 이음매를 밟을 때마다 차가 튀어오르면서 미끄러지는 느낌을 받는 것은 조금 아쉬운 느낌도 들었다. 한편, 소음 면에서는 큰 불만이 없었는데, 엔진 소음의 경우 자극적인 사운드를 추구하는 것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는 의도적으로 유입되도록 한 설정 같은 느낌을 받았다.

▲ 신형 S60은 여러 가지 방향에서 전략적인 의미를 가지고 등장했다

볼보의 3세대, 신형 S60은 여러 모로 매력적인 요소를 갖추고, 동급 세그먼트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갖춘 무시할 수 없을 존재임이 분명하다. 수준급의 파워트레인과 주행 성능을 강조하는 차량의 성격, 훌륭한 디자인과 프리미엄급 편의사양과 감성품질, 차세대 지능형 안전 시스템 ‘인텔리세이프’의 존재 등은, 만만치 않은 경쟁자들 속에서도 분명히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리고 이 차별화의 방점을 찍는 것이 가격 정책인데, 국내 시장에서 신형 S60의 가격은 경쟁 모델들의 엔트리급 모델 대비, 더 높은 성능과 프리미엄 급 패키지를 갖추고도, 더 낮은 가격대에 위치하고 있다.

국내에 선보이는 신형 S60의 트림 구성은 4천 만원대 후반의 모멘텀, 5천 만원대 초중반의 인스크립션 트림이 있는데, 두 트림간 가격 차이는 공식적으로 600만원이다. 그리고 지금까지 고객들의 선택은 대부분이 ‘인스크립션’ 트림이었다고 하는데, 이 또한 기본적으로 두 트림 간 성능과 안전 사양은 동일하지만, 인스크립션 트림에 추가되는 사양들이 가격 차이 대비 만족스럽기 때문으로 짐작된다. 이와 함께, 신형 S60의 가격 책정은 해외 시장의 공식 가격과 비교했을 때도 꽤 공격적인 책정으로, 여기에 5년 또는 10만 km의 보증, 주요 소모품의 무상 지원도 포함되어 경쟁력을 높인 모습이다.

한편, 볼보자동차코리아의 목표인 ‘연 1만대 판매’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SUV로 집중되는 시장 분위기와 고객의 선택을 다른 세그먼트 쪽으로 분산시킬 필요도 있다. 그리고 얼마 전까지 XC 라인업으로 집중되던 고객들의 선택은, 크로스컨트리 모델들의 등장과 함께 여러 모델들로 분산되기도 했고, 전반적으로 더 넓은 고객층을 끌어들일 수 있었다는 평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신형 S60의 시장 투입은, 기존 대기 고객들의 분산보다는 새로운 수요를 더 끌어들이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도 예상된다. 이에, 신형 S60의 진정한 가치에 대한 평가는 향후 볼보의 브랜드 이미지 인식의 변화에 따라서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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