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ROFAN

컬럼 - 중국산 양산형 게임, 왜 문제인가?

기사입력 : 2019년 09월 16일 15시 02분
ACROFAN=신승희 | seunghee.shin@acrofan.com SNS
▲ 게임 내용과는 전혀 맞지 않은 선정적인 광고 (출처 : 황제라칭하라 게임 광고)

“언니, 어제 또 폐하께서 나와 시침했어. 짜릿한 궁정 암투!”

우리는 유튜브나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의 SNS에서 눈살을 찌푸릴 만큼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중국산 모바일 양산형 게임 광고들을 흔히 볼 수 있다. 계속해서 노출이 돼서일까, 놀랍게도 많은 수의 양산형 게임의 성적이 나쁘지 않다. 매번 인기차트나 최고 매출, 또는 급상승 순위에 다수 올라가 있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다운로드 수가 1억이 넘는 경우도 허다하다.

양산형 게임이란 “마치 공장에서 대량 생산을 하듯, 개성 없이 인기 게임들과 비슷비슷한 내용으로 출시되는 게임들”을 얘기한다. 예를 들어 황제라 칭하라, 왕이 되는자, 왕도, 궁정계, 희비전 등의 중국 청나라 시대를 배경으로 한 게임이 있으며, 꿈의 정원, 행복의 저택, 꿈의 집 등의 애니메이션 같은 퍼즐게임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인기 차트에 오른다고 해서, 또는 광고가 자주 나온다고 해서 ‘좋은’ 게임이라고 할 수는 없다. 대부분 작년에 출시해 현재 1주년을 맞이하고 있는 중국산 모바일 양산형 게임들은 ‘문제가 있다’고 얘기하고 싶다.

▲ 플레이 스토어 메인 화면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중국산 양산형 게임들 (출처 : 플레이스토어)

우선, 게임 내용과 전혀 다른 허위광고 및 과대광고, 그리고 청소년이나 아이들까지 즐겨보는 플랫폼에서 어쩔 수 없이 봐야 하는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광고는 충분히 문제가 있다. 광고에서는 집을 고치고 청소하는 컨텐츠가 메인인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게임을 해보면 그저 다른 게임들과 다를 바 없는 매치(Match)3 퍼즐게임인 경우가 있다. 외에도, 여성 경매 및 일부다처제나 남자 후궁이 임신하며 자신을 선택해달라는 광고, 심지어는 여자 후궁들끼리 서로 폐하의 방에 들어가겠다며 싸우는 허무맹랑한 광고도 있다. 물론 실제로 게임을 해보면 절대 찾아볼 수 없는 내용과 장면들이다.

다음으로 꼽을 문제점은 뻔히 보이는 과도한 현질 유도이다. 이는 특히 중국 청나라 시대를 배경으로 한 다수의 비슷한 게임들이 그 대상이다. 뽑기성 게임의 특징을 가진 한국 게임과는 달리 이 게임들은 유저들이 현질을 하는 만큼, 또는 그 이상의 엄청난 보상을 준다. 그러므로 유저들은 “좋은게 나올지 안 나올지도 모르는데 돈을 써야할까?”라는 고민을 할 필요가 없어 현질을 더욱 많이 하게 된다. 또한, 게임 내의 메인 이벤트가 순위전이기 때문에 유저들 간에 갈등이 생기기 쉽상이며, 다른 유저보다 높은 순위에 오르고 싶어 계속해서 현질하게 되는 것이다.

세번째로, 대부분의 중국산 모바일 양산형 게임들은 매출에만 초점을 둬서인지 완성도가 낮다는 것이 문제다. SNS 연동이 가능하다며 별도의 창은 만들어놨지만, 연동이 안 되는 건 기본이며, 일정 스테이지에서 넘어가지 않는다거나 갑자기 꺼지는 경우, 심지어는 게임 내 캐릭터의 대사나 아이템 설명에 번역에 오류가 났거나 오타가 있는 경우가 매우 많다. 플레이스토어에서 각 게임의 리뷰만 봐도 충분히 얼마나 오류가 많은지 알 수 있다. 그래픽이나 사운드는 둘째 쳐도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요소들이 문제가 있으면 게임 산업의 발전 및 향상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된다.

▲ '자동 전투'은 시간 여유가 없는 사람에게는 좋은 시스템일지는 몰라도 게임의 전체적인 질이나 재미를 떨어뜨리기도 한다. (출처 : 황제라칭하라 게임)

이렇듯 ‘문제가 있는’게임이지만 현재 1주년을 맞이하고 매번 플레이스토어 상위권에 올라가 있는 것을 보면 인기를 유지할 수 있는 무언가의 매력이 있는 것은 분명하다. 특히, 1분 1초가 바쁜 생활 속에 게임은 하고 싶은 직장인들에게 매력적인 ‘자동 전투’, ‘일괄 완성’ 시스템은 컨트롤은 부족하지만 돈은 여유 되는 30~40대 이후의 사람들에게도 인기가 많다.

그러나 한국 시장에 출시된 게임이고, 굉장히 다양한 범주의 사람들에게 노출되는 콘텐츠기 때문에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와 같은 중국산 양산형 게임을 이길 정도의 완성도 높은 한국산 게임이 개발되면 가장 좋겠지만, 적어도 아직 정해진 기준 없이 ‘사후 모니터링’으로만 진행되고 있는 게임 광고 심사에 대한 법안이 절실히 필요하다. 소비자들 또한 중국산 양산형 게임 소비를 지양해야 한다. 우리나라 게임 시장뿐만 아니라 영화 등 컨텐츠 시장이 모두 아울러 미꾸라지 때문에 흐려질까 봐 걱정되는 바이다.


Copyright ⓒ Acrofan All Right Reserved.

디지털 마케팅의 새로운 장을 만들다! 신개념 퍼포먼스마케팅 플랫폼 '텐핑'

[명칭] 아크로팬   [제호] 아크로팬(ACROFAN)    [발행인] 유재용    [편집인] 유재용    [청소년보호책임자] 유재용
Copyright © ACROFAN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