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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럼 - 한국보수는 미국의 적 되나...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 방한이 드러낸 현실

기사입력 : 2022년 08월 04일 08시 50분
ACROFAN=류재용 | jaeyong.ryu@acrofan.com SNS
미국의 대외정책이 180도 돌변한 시기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취임한 2017년 1월 20일부터라고 콕 찍어서 이야기 할 수 있다. 그 이전에는 미국의 대외정책이 일종의 시혜주의 연장선 상에서 돌아가던 게 있어서, 현지 토착 세력들이 자국에 기생해 치부하거나 권세 부리는 걸 방관하는 경향이 있었다. 'MAGA(Make America Great Again)' 슬로건을 앞세운 대통령이 들어서자, 이런 거 안 봐주는 경향이 여러 실무 차원에서 시행되었고, 그 영향으로 꽤나 바빴던 해였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이벤트는, 집권한 지 한 달도 안 된 시점에서 대만을 ‘Regional’에서 ‘National’로 코드를 바꾸는 통에 한국과 대만 오가며 많은 일이 있었다는 점 정도. 빠듯한 살림에 목돈 들여서 .tw 홈페이지 만들고, 여기에 더해 타이베이에 연락사무소도 개설해서 실무 관장해야 했던 터. 지금은 추억이지만 당시에는 원망하는 마음 없지 않았다. 이거 말고도 개인적으로 2017년이 꽤 복잡다난했던 한 해인 게, 그 해 11월 네이버 뉴스검색에서 퇴출되는 일 하나 때문에 괜스레 히든잡이 아웃팅되면서 그 심란했던 업에서 살아서 은퇴한 처지. 참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인생에 여러모로 사건사고가 많았다 싶다.

그해 11월 3일을 기해 네이버 뉴스서비스팀 덕분에 시범 케이스로 그 바닥 곱게 은퇴할 적에 마지막으로 구경하던 일도 범상찮았던 것이, 적성국에 부역해 세작질 하던 한국 기업과 자산가들 리뷰하는 거였다. 벌써 5년도 더 지난 옛날이니, 그 속도로 진행되었다면 미국 입장에서 누가 공화국의 적인지 인지하기엔 충분해 보이는 기간. 이게 운명이다 싶은 것이, 어떻게 이 기간 한국 집권 세력이 문재인 정부여서 언론이 그저 반정부 활동에 매진하느랴 실제 국내외와 미국 조야에서 벌어진 일 체크하는 사람이 하나도 없었다. 현 시점에서는 다 상황종료된 건이니, 한국보수가 비벼볼 구석이 아예 없달까. 이렇게 된 전 과정을 구경해온 처지라, 새삼 신이 있긴 있구나 그런 생각이 다 든다.

▲ 아침에 일어나 보니, 이 사진 한 장에 많이들 충격 받은 모양. (사진제공 : 주한미국대사관) https://twitter.com/USAmbROK/status/1554815380421390338

윤석열 대통령 단 한 사람의 개인적 역량으로 한국보수가 이렇게 단체로 미국에 대항해 강제로 ‘자주파’가 되어 버리는 상황이 참으로 놀랍다. 더군다나 이게 두 달 조금 넘었을 뿐인데. 나름 이 쪽은 나이테처럼 켜켜이 시간이 쌓아 올린 그 타성과 관성이란 게 쉽사리 뒤틀릴 수 없음직 한데, 이게 하룻밤 사이에 이렇게 되는 거면 도대체 얼마나 그 기세가 대단한 것인지 겁이 다 날 정도다. 사실 앞서 조 바이든 대통령 집권하면서 아프카니스탄 철군을 단행할 적에, 미국이 동맹국에 지난 백 수십년 동안 이어온 시혜적인 입장에서 벗어난다는 신호가 있었음에도 오늘도 어제처럼 뻔히 예상되는 내치용 모략과 음해로만 일관하니 손바닥으로 하늘 가리기가 될리가.

한국보수가 이리 추락한 건 좀 길게 보면 이명박 정부 시절이 그 시작이겠다. 이 때부터 정치공작 차원에서 테크닉 좋은 사람들만 등용되고, 실무 보던 사람들이 외곽으로 밀려나거나 배임횡령 등등 같은 거 책임 뒤집어쓰고 산화하는 게 거듭되었다. 나라가 망하기 전에 자기가 죽을 판이 빈발하다 보니, 실무역량 있는 사람들이 민주당으로 전향을 많이 갔고, 이 사람들이 작금의 수박 소리 듣는 집단이 되었다. 호남 토호 물타기야 광복 이래로 유구하다지만, 인력풀 자체가 퀄리티가 업그레이드된 건 그 때가 시작점이 맞다. 개인이나 집단 차원에서 통치 기술자로 뭘 해도 할 사람들 출신성분이 이러니, 문재인 정부에서 이 쪽 사람들이 임명직으로 많이 등용된 게 사실 자연적인 순리. 그래서 요즘 민주당이 저러는 거긴 한데, 반대로 보수 쪽이 선동가 빼면 실무형 인재가 전무해진 게 다 이런 역사성이 깔려 있는 거다.

앞으로가 더 귀추가 주목되는 부분이 하나 있다면, 아무래도 우리나라 민주주의 역사에 기생해 사취해 온 기업과 자산가들이 코너로 몰린다는 점이다. 해외에서 한국 기업과 투자자들이 과도한 특혜를 받은 건, 한국의 범상찮은 민주화가 근본 이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의 나라 가서 특히 미국 적성국들에 부역해 번 돈으로 조국의 민주화를 역행하는데 재산 퍼붓고 조직 동원해 댄 걸 미국 조야에서 특히 2017년 이후로 매우 주의 깊게 보고 있었다. 한 때 세간을 풍미했던 ‘음수사원(飮水思源)’ 말이 참 뼈져린 게, 이런 사건사고들 보면서 한국 부자 만큼은 부럽지가 않아지게 되었달까. 하필 그 법 밖의 세계가 그리 여기를 본다는 걸, 지금 당장 움켜쥔 숫자 믿고 넘겼으니 장차 그 여파가 들이닥쳤을 때 아무도(특히 현 민주당 쪽도) 어찌 할 수 없어졌단 걸 ‘불문가지(不問可知)’ 겠다. 여담으로 한국 포털들이 올초 대선에 앞서 인링크를 안 던졌다가, 이제는 뉴스 서비스 자체를 다 던져야 될 상황을 만들어놔서 포털 제휴는 ‘언감생심(焉敢生心)’이겠고 ‘호구지책(糊口之策)’ 차원에서 꽤 골치 아플 일이 많아질 것 같다는 느낌적 느낌까지 더해진 요즘이다.

아무튼. 세상이 다 불타더라도, 처자식이 없으니 홀가분한 마음으로 맞이할 수 있는 요즘이다. 영화 ‘돈룩업’ 마지막 만찬에 참석한 과학자들 심경이 이러할까. 이래서 조선시대 때 노총각을 무슨 해수구제 차원에서 조정이 나서 처리한 모양. 과거 어떻게 20년여 동안 국내외에서 희한한 데 엮여 모험과 어드벤처로 가득 찬 시간들을 보내봐서 그런지, 여러모로 세상 구경만 하는 신세가 나름 좋다. 하루 밤 사이에도 이리 스펙타클한 우리나라. 여기에서 언젠가 이언 플레밍처럼, 남의 일들 구경한 거 글감으로 소설 쓸 날이 왔으면 하는 바램이다. 네이버 덕분에 지금은 일개 자유인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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