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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 뮤지컬 모차르트! 한국인이 가장 사랑할 수 밖에 없는 그 모습 그 자체로 진화

기사입력 : 2023년 06월 25일 13시 24분
ACROFAN=류재용 | jaeyong.ryu@acrofan.com SNS
새해 들어 무려 ‘창작’ 타이틀로 한국에서 월드 프리미어로 ‘베토벤’을 무대에 올린 적이 있었다. 앞서 리뷰를 통해 예상했듯, 상반기 그 짧은 기간에 사실상 2연을 해낼 정도로 EMK에서 수출 걱정에 튜닝이 잦았던 극이었는데, 아무래도 타이틀이 타이틀이어서 초연 예비 단계에서부터 가장 많이 비교된 뮤지컬이 바로 ‘모차르트!’였다. 이게 왜 그랬냐면, 무엇보다 극작가 미하엘 쿤체와 작곡가 실베스터 르베이 콤비가 만들었다는 배경이 있어서 더 그러했다.

어떻게 보면 상업적 성공을 지향하는 뮤지컬로서 선보여진 ‘모차르트!’는 한국에서만 13년 사이에 무려 7연 째다. 인기폭발이란 게 이런 걸 뜻하는 듯 싶달까. 유럽 현지에서는 아무래도 가뜩이나 국가적 자부심 가득한 위인의 전기적 공연이라 한계가 있었던 듯 하나(註: 같은 콤비가 만든 ‘베토벤’을 유럽에서 바로 못 올리고 가장 먼데에서부터 검증하며 유럽으로 향하게 한 데 지대한 영향을 미친 바이다. 제작발표회에서도 원작자 스스로가 유럽에서 음악계 아이콘인 사람 일을 무대에 올렸다가 무언가 상심한 일이 많았던 듯한 뉘앙스를 보인 바가 있었다), 한국에서는 뮤지컬 팬덤이 원한 바들을 한껏 모은 선물세트 같다는 평가를 받으며 언제나 인기가 뜨거웠다.

국내 팬덤에서 좋아한다는 그게, 아무래도 가학적인 게 꽤 있는 건 사실이다. 주조연과 앙상블이 굉장히 고생하는 걸 보면서 좋다고 하는 거라, 한국에서 인기가 드높다는 건 그만큼 출연진들은 노고가 크다는 반증. (註: 콘서트와 연극 등 다른 퍼포먼스와 달리, 유독 뮤지컬은 무슨 글라디에이터 영화 속 청중이 된 듯한 느낌) 게다가 1연부터 쭉 본 지인 분들 평이, 매 연마다 변화가 심심찮게 있어서 출연자 조합과 별도로 각 연을 비교해 보는 재미까지 쏠쏠하다는 평이 있는 게 ‘모차르트!’다.

 
개인적으로 본 건 스타 마케팅 설왕설래 많던 5연이었는데, 그 때와 7연은 약간 느낌이 다르다 싶은 건 주연 모차르트의 이미지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5연 때는 과속운전 하다가 사고나는 거 같다면, 7연은 초보운전 밝히고 방어운전 중인데 옆에서 들이받는 듯한 느낌이 더 든달까. 배우들 모두의 호연도 있겠지만, 살짝 터치된 게 톤 보다는 방향 같았다.

이리 극을 짠 EMK야 흥행 위해 스타를 캐스팅한다는 볼멘소리를 한 때 들은 적이 있었으나, 그리 무대에 오른 스타들을 뮤지컬 베테랑으로 키워내는 성공사례가 쌓이면서 예전과 달리 캐스팅 걱정 없이 극을 대할 수 있게 해준다. 아마도 7연에서 히든 챔피언이라 평할 부분은 이 부분 같다. 24일 낮 공연 캐스팅으로 관람하며, ‘무림의 고수들이 모였구나’ 실감했다. 사람이 할 수 있는 건 사람들끼리 다 해냈다.

문제는 다른 데에서 보이고 들렸다. 이건 관람 중에 일어난 해프닝이기도 하겠고, 센터 콘솔에서도 다 봤을 거라 이후 공연에서는 수정되었으리라 본다. 다만, 이는 언제나 공연 운영에서 항상 숙지해야 할 부분이어서 여기에서도 언급하겠다.

무대 세트 활용폭이 과거 그 어느 때보다는 물론, 여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 올린 뮤지컬 중에서도 유독 극대화된 게 세트 무대장치들이다. 극 구성 자체의 진화는 이 부분인데, 심도는 물론 입체감까지 느낄 정도로 무대 다루는 정성이 극에 다다른 모습이었다. 그런데 이게, 다 기계장치 쓰는 거라 그 쪽에서의 트러블이 몇몇 있었다.

기둥 밑에서 램프가 점멸되는 경우가 종종 있어서 연출인가 싶었지만, 고주파음이 나는 것과 암막 중에도 번쩍이는 걸 보면서 합선인가 하는 걱정이 들었다. 그리고 앞 쪽에서는 기계장치의 공진음도 연주를 뚫고 들릴 때가 1막에서만 두 차례 가량 있었다. 암막 상태에서의 점멸은 객석 뒷편에서도 봤겠지만, 기계장치의 공진음은 체크해 볼 필요가 있겠다. 사고는 없었다지만, 이게 평소같으면 상당히 거슬렸을 앞과 옆에서의 스마트폰 보는 행위를 별 거 아니게 느끼게 할만큼 관람 중 신경을 상당히 쓰이게 만들었다. 여기에 무엇보다 출연진이 활약하는 무대의 안전도 중요하니, 각종 장비들의 점검을 꼼꼼히 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올 여름, 뮤지컬 팬들에게 참으로 축복과도 같은 공연이 아닌가 그리 생각된다. ‘모차르트!’는 인터미션 포함해 3시간 꽉 채우는 무대가 순식간에 지나갈 만큼 관객 입장에서 몰입도가 빼어난 뮤지컬이다. 국내 팬덤의 피드백들도 연차가 쌓이면서 적극 수용한 게 느껴질 만큼 더 티켓값 아깝지 않게 공들여 무대와 연기가 짜여진 게 실감난다.

예전에 성공했던 조합만 들고 도돌이표 찍기 보다는, 본 공연 외 다른 뮤지컬들을 성공시키며 얻는 경험들을 재료 삼아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하며 점점 더 진화하는 모습은 한 인간으로써도 배움이 될 부분이다. 디테일을 더 챙겨야 할 부분이 몇 눈과 귀에 들어오긴 했으나, 스탭들이 머리를 맞대고 해결해낸다면 이 역시 다음 날과 또 다음 연차에서도 자양분이 되지 않을까 그리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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