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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40 남성 노리는 ‘강직성척추염’ 들어보셨나요

기사입력 : 2024년 05월 02일 13시 47분
ACROFAN=Newswire | newswire@acrofan.com SNS
# 30대 중반 남성 황상엽씨는 몇 년 전부터 아침에 일어날 때 허리에 뻣뻣한 통증을 느꼈다. 움직이면 증상이 사라져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점차 통증이 심해져 새벽에 깨는 지경에 달했다. 초기 허리디스크로 진단받아 물리치료를 받아도 그때뿐이고 급기야 발목까지 아파와 다른 병원을 찾은 황씨는 ‘강직성척추염’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황씨는 생소한 질환명에 노인성 질환이라고 생각해 당황했으나 의사는 20~40대 남성 발병 위험이 높은 ‘류마티스성 질환’이라 설명했다.

‘강직성척추염’은 노인에 흔한 다른 척추 질환과 달리 사회 활동이 활발한 2040 남성을 노리는 ‘젊은’ 척추 질환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 자료에 따르면 2022년 기준 5만 2616여명의 환자가 발생했으며, 이 수는 매년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대만의 톱가수 주걸륜이 강직성척추염을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세종대왕 역시 강직성척추염으로 30대부터 고생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강직성척추염은 척추 및 부착부(힘줄 및 인대 등이 뼈에 부착하는 부위)의 염증이 특징인 척추관절염에 해당한다.

 
강남베드로병원 신경외과전문의 윤강준 대표원장은 “강직성척추염은 진행은 느리지만 지속해서 악화하면 허리가 대나무처럼 굳어버리는 ‘대나무 척추(Bamboo spine)’ 증상까지 발전한다”고 설명한다. 이 경우 허리를 굽히고 펴기가 어려운 것은 물론 작은 충격에도 척추 골절이 쉽게 발생할 위험이 급격하게 커진다.

문제는 질환 자체가 잘 알려지지 않은 만큼, 디스크 및 근육통 등 다른 증상으로 오인해 조기 진단을 놓칠 위험도 크다는 것이다. 매년 5월 첫 번째 토요일은 ‘세계강직성척추염’의 날이다. 다가오는 세계강직성척추염의 날을 맞아, 질환의 특징과 증상부터 치료법에 이르기까지 강직성척추염에 대해 상세하게 알아보았다.

■ 특정 유전자 보유 시 발병 가능성↑…척추 외에도 말초 관절염, 건선, 눈 통증 함께 겪을 수도

강직성척추염의 명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나, 의학계에서는 유전적 요인에 따른 자가면역질환의 일종으로 보고 있다. 백혈구 항원 중 하나인 HLA-B27 유전자를 보유한 경우 발병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강남베드로병원 신경외과전문의 윤강준 대표원장은 “HLA-B27 유전자를 보유한 모든 사람이 강직성척추염을 겪는 것은 아니지만, 강직성척추염 환자의 90%는 해당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며 “즉 가족력이 나타나는 질환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한다.

강직성척추염은 근골격계 질환보다는 전신 질환에 가깝다. 증상이 척추에 국한되지 않고 관절 및 다양한 장기에서 나타난다. 대표적 증상 중 하나는 뻣뻣한 허리 통증이지만, 그 양상은 여타 척추 질환과 다르다. 강직성척추염은 쉬거나 잘 때 악화되는 반면, 활동이나 운동 시 통증이 호전되는 특징이 있다. 무릎, 발목, 발가락의 말초 관절염, 아킬레스 건염, 어깨 힘줄염, 건선을 함께 겪는 경우도 흔하다. 이외에도 염증성 장염, 눈에 발생하는 포도막염, 콩팥 기능 저하 등 증상이 생길 수 있다. 실제로 세종대왕 역시 허리 및 무릎 통증, 포도막염으로 추정되는 눈 통증 등을 앓았다는 기록이 있다.

증상을 그대로 방치하면 앞서 말했듯 뼈가 통째로 붙어 굳어버릴 위험도 높아진다. 척추 내 염증조직이 뼈로 대체되는 동시에 연골 내 골화로 뼈인대골극이 자라나는 일련의 과정이 진행되고, 척추뼈가 한데 붙은 대나무 척추로 바뀌게 된다. 이렇듯 척추 변형이 일어나면 작은 충격에도 골절이 일어날 위험이 커지는 동시에 심혈관 질환, 위장관 및 신장 질환 등 합병증의 위험이 높아진다.

주목할 만한 점은 앞서 언급했듯 40세 미만의 남성들에게서 강직성척추염의 발생률이 높다는 점이다. 보통 10대부터 20대 사이 첫 증상을 경험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심평원 자료에 따르면 2022년 기준 남성 환자는 여성 환자 대비 2.6배 많은 3만 8216명으로 나타났으며, 그 중에서도 20살부터 39세 사이 환자의 비중은 약 38.8%로 나타났다. 가장 활동적인 연령대에 나타나는 질병인 데다 약한 증상으로 시작하기 때문에 질환을 무심코 넘길 위험도 높다. 실제로 대한류마티스학회는 지난 2019년 강직성척추염을 제대로 진단받기까지는 약 3년에 가까이 걸린다는 설문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 완치 없는 난치병이지만 꾸준한 운동 및 약물 치료 진행하면 일상생활 가능… 초기 진단이 관건

강직성척추염은 완치가 없는 난치병이지만, 조기에 진단받아 적절한 치료를 꾸준히 이어나가면 무리 없는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강남베드로병원 신경외과전문의 윤강준 대표원장은 “허리 통증이 3개월 이상 이어지거나 아침 기상 시 뻣뻣하게 굳는 듯한 느낌, 허리통증 외 다양한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에는 즉시 전문의를 찾아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며 “진단이 빠르면 빠를수록 치료 예후가 좋아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한다.

강직성척추염은 우선 신체 진찰 및 영상검사, 혈액 검사를 통해 진단한다. 신체 진찰은 ‘쇼버(Schober) 검사’, ‘흉곽 팽창능 검사’, 후두에서 벽의 거리(occiput-to-wall) 측정 등으로 진행하는데, 환자의 경우 이때 전반적으로 움직임이 유연하지 않은 경향을 보인다. 이에 더해 엑스선 및 MRI(자기공명영상) 촬영을 통한 척추 관찰, 유전자 및 염증 수치, 류마티스 인자를 확인하는 혈액 검사도 진행한다.

일단 강직성척추염으로 진단을 받게 되면 통증과 강직을 줄이고 관리하는 방향으로 치료를 진행한다. 우선 통증을 줄이고 운동성을 높이기 위해 소염진통제를 장기간 복용하는 동시에 운동 요법을 함께 진행한다. 스트레칭 및 유산소 운동, 근력 운동은 물론 척추 운동을 꾸준히 진행함으로써 관절을 유연하고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방법이 통하지 않으면 척추 변형을 막기 위해 TNF 차단제(종양괴사인자억제제), IL-17 차단제(인터루킨 억제제) 등 생물학적제제를 활용하게 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꾸준한 치료 및 추적 관리다. 강남베드로병원 신경외과전문의 윤강준 대표원장은 “강직성척추염은 꾸준히 지속되는 질환이기 때문에, 방치하거나 임의로 치료를 멈추면 척추의 강직이 가속화될 위험이 있다”며 “의심 증상이 있을 경우 병원을 찾아 전문의와 상담을 진행해 보는 것을 권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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