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가맥에 대한 환상은, 실존하는 현실이기도 하다. 특히 전주 전일슈퍼는 가맥을 얼마나 싸게 한껏 즐기나에 대한 리트머스 시험지. 여기가 오르면 어차피 다른데도 다 오르는 법이요, 여기 볼륨이 어떻게 보면 거기보다 적네 많네 하는 표준의 지위를 점한다. 그만큼, 전주를 찾는 술꾼들은, 동행들 눈치 볼 것 없다면 아예 숙소에서부터 걸어서 감이 예의일 지경.
가맥은 태어났던 시절 데코가 그리운 4050 세대라면 가슴을 꿰뚫는 그런 구리구리함이 잔잔히 깔려 있겠다. 거기에서 내 아비가, 내 할아비가 그랬듯이 한 잔 드리우는 걸 이제 내가 한다는 그런 느낌은 덤. 가맥은, 막걸리와 마찬가지로 약간은 궁상인듯, 그럼에도 삶인듯 하는, 그런 맛에 더 취하는 거 같다. 전주는 맥주공장 옆이라 그런지 술맛도 더 달겠고.
[찾아가는 길]
주소 : 전북 전주시 완산구 현무2길 16
전화 : 063-284-0793
▲ 타일 바른 외벽에 전기 안 들어가는 간판... 우리가 흔히 노포라고 부르는 그 생김새를 전형적으로 보여주는 공간을 전일슈퍼는 선사한다. |
▲ 입구에서 연탄불에 황태 굽는 향이 보통이 아니다보니, 이에 홀려 다른 걸 시키려다가도 다시 또 다시 황태로 돌고 돌아오는 일이 다반사. 다른 거 먹어보잔 굳센 의지도 어지간해서는 롤백시킨다. |
▲ 황태, 갑오징어 등등 역전의 안주들도 있지만. 이것저것 과자 부스러기나 멸치 꽁댕이에 고추장 찍어먹는 올드스쿨 스타일도 가맥을 즐기는 방법 중 하나다. |
▲ 가맥은, 병맥주 소비의 최전선인 관계로 그 쪽 판촉물을 상당히 많이 보는 공간이기도 하다. 게다가 전주는 인근 완주군에 하이트진로 공장이 있다보니 싱싱한 맥주로 정평이 난 곳. 때문에 여러모로 맥주 맛이 (기분탓인지) 더 찰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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